구자운 한국전문대학(교) 교무학사관리자협의회장(계원예술대학 학사운영부장)

▲ 구자운 한국전문대학(교) 교무학사관리자협의회장.

어느 날 집 근처 약국에 잠시 들렀는데 한 대학생 커플이 들어왔다. 여학생이 ‘비타민C’를 사겠다고 하니 남학생이 “얼만데?”라고 물었다. “2000원.” “그럼 20분을 열심히 일해야 하네.”

처음에는 무슨 말인가 해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2016년 최저임금 6030원을 기준으로 해서 했던 말이었다. 맞다! 청년고용 절벽시대에서 학생들의 머릿속에는 취업과 근로 등의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우리 학생들의 얼굴이 한순간 스쳐 가면서 대학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고민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참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으로 가득 찼다.

공부하랴, 아르바이트하랴, 스펙 갖추랴, 취업하랴 젊음의 열정만으로는 안 되는 사회 속에서 2, 3년 후 졸업할 때 어디를 가야 하나, 무엇을 갖춰야 하나, 이길 저길 헤매지 않도록 사랑하는 우리 학생들 한명 한명 마음을 다해 섬겨야 한다. 그러자면, 대학은 학생이 바로 대학의 소중한 자원임을 인식하고 다양한 교육프로그램과 장학제도 등 학생 중심의 지원책을 최대한 확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첫째, 교육목표를 기반으로 질 높은 교육이 운영돼야 한다. 둘째, 다양한 학생지원정책이 시행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학생에게 먼저 인사를 해야 한다.

‘학교에 오면 학생에게 대우와 격려를 해줘서 너무 좋고, 힘이 납니다.’ 지나가다 마주친 학생에게 먼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면, 다음에는 학생이 먼저 인사를 하게 될 것이다. 인사를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사는 분위기를 변화시키는 가장 기본이 되는 힘이다. 이는 작은 일이라고 생각되겠지만, 나비효과처럼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장담한다.

학생, 교수, 직원 등 대학 구성원간 마음을 담은 인사를 할 때, 대학의 분위기는 생동감이 넘치게 될 것이다. 대학은 취업과 지표를 위해 거쳐 가야만 하는 생존의 치열한 현장이기 이전에 젊은 날을 함께 준비하고 시작할 수 있는 곳으로 기억될 수 있다.

이렇게 대학구성원이 스스로 노력하고 더불어 가꿔나가게 된다면 정말 필요한 ‘비타민C’와 같이 상큼한 캠퍼스의 생활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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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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