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학과·아웃도어학과 등 이색학과 ‘눈길’

대학생·직장인에게 새 교육 방향 제시

▲ 최근 대안대학이 저렴한 수강료와 다채로운 강의로 수강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은 장항준 영화감독이 '열정대학'에서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열정대학)

[한국대학신문 최상혁 기자] 죽음학과, 아웃도어학과 등 이색학과가 있는 대안대학이 직장인과 대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본지가 조사해 본 결과 일부 대안대학의 입학 경쟁률이 30대 1의 육박하는 등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수강생 역시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저명한 국내외 학자들이 인문·과학·예술 교육을 가르치는 ‘건명원’은 1기 수강생 30명 모집에 900여명이 몰렸다. 학생들의 올바른 진로교육을 목표로 한 ‘열정대학’은 2010년 첫 수강생 30명을 시작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다 지난 5월은 수강생 223명이 등록했다. 분야별 전문가들이 모인 ‘신촌대학교’ 역시 지난해 여름학기 80명의 신입생을 시작으로 올해 겨울학기에 92명이 수강신청을 해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안대학은 공교육의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학습자 중심의 자율적인 프로그램으로 이뤄진 대학이다. 최근에는 공교육 보완의 의미를 넘어 또 하나의 새로운 교육체계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재 대다수의 대안대학은 자체적인 교육프로그램으로 강의를 구성한다. 건명원의 경우 서울대·고려대·서강대 등 대학 교수들이 참여해 △도덕경 △라틴어와 로마문명 △예술 등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열정대학은 수강생이 직접 강의를 기획하고 진행한다. 수강생 중 강의를 희망하는 학생은 한 학기 동안 전공을 개설할 수 있다. 이는 본인이 배우고 싶은 과목을 직접 신설함으로써, 해당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과 함께 성장한다는 취지다.

이 밖에도 신촌대학교는 기자·상담사·파티플래너 등 전문가들이 모여 자신의 분야에 맞는 강의를 진행하며, 기업가능력 육성이 목적인 ‘파이 대안대학’은 교육 분야 전문 교수들이 프로그램을 구성 강의 한다.

그외 △생태문화공간 창조를 교육하는 ‘녹색대학’ △창업교육 위주의 ‘한국창직종합학교’ △기업가능력을 육성하는 ‘파이’ △프로젝트 진행을 목표로 한 ‘오픈컬리지’ 등이 주목받고 있다.

대안대학은 정부 인증 교육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정식 학위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저렴한 등록금과 일반 대학에서 배울 수 없는 이색적인 과목으로 바쁜 직장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대학생들에게는 새로운 진로 교육의 공간이 됐다.

수강생이 대안대학을 찾는 이유는 일반대학에서 채울 수 없는 교육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크다.

현재 대안대학에서 진행 중인 강의를 보면 △죽음학과 △아웃도어학과 △기자되기학과 등 일반대학에서 배울 수 없는 특색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실제 창업을 진행하는 ‘창업 교육’과 같은 현장 중심형 교육은 일반대학 교육에 아쉬움을 가진 수강생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섰다.

신촌대학교 ‘기자되기학과’의 한 수강생은 “대학에서 배울 수 없는 실제 기자의 삶과 실무적인 업무를 이번 수업을 통해 배우게 됐다”며 “대안대학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실무교육에 갈망을 가진 대학생들에게 해결책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저렴한 등록금 역시 수강생이 대안대학을 찾는 이유로 꼽을 수 있다.

현재 대안대학의 등록금 수준은  열정대학의 경우 학생 20만원, 직장인 25만원을 책정했으며, 신촌대학교 역시 한 과목 당 5~30만원 사이의 등록금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등록금이 없는 곳도 있다. 건명원은 입학 경쟁률이 높지만 입학 후에는 모든 비용을 설립 재단인 두양문화재단에서 제공하기 때문에 신청 강의를 등록금 없이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

유덕수 열정대학 대표는 “요즘 대학생들은 시키는 것만 하는 경향이 있는데 대학은 그런 곳이 아니다”며 “학생들이 하고 싶은 일을 찾게 하고, 정말 하고 싶은 공부를 하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유 대표는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데 돈에 얽매이게 하고 싶지 않았다. 수강생들이 부담 없이 자신의 진로를 찾길 바라는 마음에 등록금도 낮게 책정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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