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윤후정 통일포럼 개최…‘기억, 소통, 미래’주제

▲ 이화여대는 19일 ECC 이삼봉홀에서 ‘제3회 윤후정 통일포럼’을 개최했다.

[한국대학신문 손현경 기자]  이화여대(총장 최경희)가 19일 교내 ECC 이삼봉홀에서 ‘통일과 여성 II : 기억, 소통, 미래’를 주제로 개최한 ‘제3회 윤후정 통일포럼’에서는 통일 과정에서의 여성 역할에 대한 심층적인 담론의 장이 펼쳐졌다.

이화여대 윤후정 통일포럼은 한국 최초 여성 헌법학자이자 제10대 이화여대 총장을 역임한 윤후정 현 명예총장이 “우리 사회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분단 극복”이라는 신념에 따라 2013년부터 전 재산을 기부하면서 새롭게 시작된 통일 논의의 열린 장이다.

김석향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서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화여대는 지난 130년간 어렵고 힘든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불가능에 도전하며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다”며 “통일은 반드시 이루어야 하는 우리의 시대적 사명이라는 윤후정 선생님의 가르침에 따라, 윤후정 통일포럼을 진정한 통일 논의의 장이자 통일 논의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무대로 만들어 가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축사에서 “통일은 선택적 과제가 아니라 우리 민족이 이루어야 하는 당위적인 과제”라며 “윤후정 통일포럼은 통일에 관한 차별화된 논의를 이끌어왔으며 앞으로 계속 발전하여 우리의 통일 과정에 귀한 과제를 제시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기조 발제에서 박세일 명예교수는 ‘왜 통일을 해야 하는가? 우리는 과연 통일할 수 있는가?’라는 주제 하에 △통일의 필요성, △통일의 시나리오, △통일의 조건, △통일과 여성에 관한 화두를 제기했다. 박세일 교수는 “우리 민족의 발전과 도약 나아가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남북한 통일을 이루어야 한다”며 “본질적으로 통일운동에 있어서 남성과 여성의 구분은 있을 수 없으며, 오히려 여성이 남성보다 후대를 많이 생각하는 점과 여성이 가지고 있는 여성성, 평화성, 창조성 등이 남성에 비해 비교우위를 가진다”고 말했다. 또한 박세일 교수는 “한국의 여성 지도자들이 시대의 흐름을 꿰뚫어 보고 시대의 요구에 앞장 서 나가야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인 통일한반도 시대가 활짝 열릴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선욱 전 이화여대 총장의 사회로 기조 발제자 박세일 명예교수를 비롯하여 윤영관 서울대 명예교수이자 전 외교부 장관, 이은정 베를린자유대 한국학연구소장, 현인애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등 국내 최고 통일 전문가들이 참여해 한반도의 통일과 함께 통일과 여성의 문제에 대해 2시간에 걸친 심도있는 담론을 펼쳤다.

이은정 베를린자유대 한국학연구소장은 “독일은 통일 조약 협상 과정에서 동독이 여성 정책에 있어서 서독보다 선진화된 제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협상에 난항을 겪은 바 있다”며 “우리도 북한의 여성 정책 및 제도에 대한 연구를 더욱 활발히 하여 통일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가 한반도 주변 4개국이 통일에 협조할 수 있도록 외교 정책을 펼쳐야 할 뿐만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도 남북한 경제협력, 인도주의적 지원 등으로 통일을 향한 구심력을 강화시켜야 한다”며“여성의 강점인 감성적 소통 능력은 남북한 통일을 위한 구심력을 강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인애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남북한이 통일에 대해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다”며 “이러한 차이를 이해해야 남북한이 화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북한 여성은 정계 진출이나 경제 활동 등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여성들이 북한 여성들과의 적극적 교류를 통해 북한 체제 변화에 앞장 서 나간다면 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세일 명예교수는 “통일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현재의 민주주의를 어떻게 발전시켜나가야 할 지 고민해야 한다”며 “우리나라가 선진화된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선진통일을 이룰 때 세계의 중심국가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윤후정 명예총장은 마무리 인사말씀을 통해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해 주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이번 포럼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며 “이화여대는 인문, 사회, 예체능은 물론 의학, 법학, 경영, 자연, 공학 등 전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으며, 이러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조국의 비극과 아픔을 치유하는데 있어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화여대는 이번 포럼을 통해 분단의 역사를 기억하고 그 경험을 젊은 세대와 나누며 함께 소통하는 기회를 가질 뿐만 아니라 우리의 미래인 통일을 제대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주춧돌을 마련하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 특히 통일 과정에서 여성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여성의 목소리를 폭넓게 반영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함께 찾아보는 기회로 삼고자 했다.

이화여대는 1998년 북한학협동과정을 도입한 데 이어 2000년 학부과정에 북한학연계전공 개설, 2013년 북한학협동과정의 북한학과 승격 등 일찌감치 북한 관련 여성 학자와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학문적 토대를 갖추고 통일을 준비해 왔다. 2005년에는 이번 행사의 주관기관인 통일학연구원을 설립해 관련 연구 활동을 해 왔다. 이러한 기반을 토대로 이화여대는 향후 윤후정 통일포럼의 지속적 개최를 통해 통일을 위한 실천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노력을 계속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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