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양지원 기자]이승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군장대학교 총장)이 “교육부총리 산하에 직업교육훈련청과 같이 직업교육기관을 통합 관리하는 기관이 설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26일 장충동 서울클럽 한라산룸에서 개최된 본지 ‘대학경쟁력네트워크(UCN;University Competitiveness Network) 프레지던트 서밋(President Summit) 2016’ 제5회 콘퍼런스에 참석한 전문대학 총장들은 이 회장의 이같은 주장에 깊은 공감을 보였다.

이 회장은 “기존 학문중심의 단일학위체계에서 학문과 직업 학위체계가 이원화된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전문대학은 전문가를 키워내는 독립적인 직업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 매김을 할 수 있다”며 투 트랙 시스템으로 나아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참석한 배성근 교육부 대학정책실장은 “전문대학들이 평생직업교육기관으로서 정체성을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이승우 회장의 말씀에 동의한다”며 “특성화 전문대학 육성사업 Ⅳ(평생직업교육대학)유형을 어떻게 하면 다시 살릴 수 있을까 (교육부도)고민 중인데 전문대학 만큼은 내년도 예산안을 관철시키겠다는 일념을 가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예산시즌인 만큼 전문대학의 사회맞춤형 학과 사업, Post-LINC 사업 등을 통한 예산 확보를 위해 전력투구 중이니 전문대학 총장들이 교육부와 뜻을 함께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초청발표자로 나선 권기섭 고용노동부 직업능력정책국장은 직업교육에 있어 고용부와 전문대학이 협력할 수 있는 사업들을 소개했다. 

권 국장은 유니테크 사업에 대해 “일학습병행제의 형태로 운영 중인데 이 제도의 취지는 기업과 학생의 미스매치와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라며 “일학습병행제에 대한 투자를 굉장히 많이 하고 있는데, 1년에 1000만 원 이상의 훈련비를 쏟아붓고 있다. 16개 사업단은 특성화고와 연결해 산업체와 연결시키는 유니테크 모형을 만들어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 국장은 “우리는 고용보험기금과 일반회계 등 두 가지로 비용을 나눠 사용하고 있는데, 고용보험기금은 재직근로자의 능력 개발, 실직자들의 재취업 지원, 양성훈련으로써 취업 역량을 키워주거나 채용 예정자를 지원하기 위해 쓴다”며 “비진학 일반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직업훈련, 신규 실업자라도 취업 경험이 없던 사람들의 훈련 지원은 일반회계에 편성되는데 기획재정부 예산규모가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권 국장은 이어 “고용보험기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려 해도 이 비용은 취업이 담보됐을 때만 쓸 수 있다. 그렇다면 일반대, 전문대학이 우리와 협력해 할 수 있는 여지는 있을 거라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니테크 사업도 언급했다. “유니테크 사업을 확대할 지는 성과를 본 후 결정할 수 있겠지만, 듀얼공동훈련센터에도 12개 전문대학들이 참여 중이고, 전문대학들이 유니테크, 듀얼공동훈련센터 등을 맡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일학습병행제의 헤드쿼터 역할을 수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유니테크 사업이 인문계까지 확대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권 국장은 “정책 추진시 부처별로 입장이 있는데, 일학습병행제는 교육부가 인문계고가 전문대학과 연결돼 학점으로 인정해 주는 부분을 100% 풀어주지 않아 인문계 쪽 수요가 상당한데도 인문계까지 못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3학년 2학기부터 일 년에 1만 명 정도의 인문계 학생들의 직업훈련을 하고 있는데 이를 2학년까지 확대하자는 얘기가 있다. 일학습병행제로 연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숙자 배화여자대학교 총장은 전문대학의 계약학과 운영을 고용노동부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방안 여부와 NCS(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 교육과정을 시행 중인 전문대학생들의 공공기관 및 대기업 채용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권 국장은 계약학과 문제를 검토해보겠다는 답변과 함께 “NCS는 아직 개발하고 보급하는 단계이고, 한국 정책이라는 게 순서대로 가기보다 전 방위적으로 동시에 움직이는 거라 불편한 점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이런 부분 최소화를 위해 노력 중인데 체감도가 낮으니 더 노력 하겠다”고 당부했다.

권 국장은 전문대학에게도 열려있는 직업훈련사업 과정이 많다면서 “고용부에서 쓰는 돈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이 바로 사업주 훈련인데, 재직자들을 대상으로 자체적인 훈련이 가능한 곳이 거의 없다”며 “(전문대학들도)재직자 및 실업자 훈련 등에 많이 들어와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이성우 전 국민대 총장은 ‘무크시대, 고등직업교육기관의 대응방안’을 주제로 발표를 갖고 “전문대학도 무크 시스템을 강의에 도입하면 2.5배 많은 과목을 가르칠 수 있을 것”이라며 “학점을 훨씬 늘여 가르쳐 그 분야 전문직업교육의 달인에 가까운 지식을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콘퍼런스에는 이승우 회장, 강성락 신안산대학교 총장, 김성규 제주관광대학교 총장, 김준원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총장, 김희진 춘해보건대학교 총장, 김병묵 신성대학교 총장, 김재홍 서라벌대학교 총장, 한영수 전주비전대학교 총장, 윤승진 숭의여자대학교 총장, 김숙자 배화여자대학교 총장, 김영식 백석문화대학교 총장, 허정석 울산과학대학교 총장, 최재혁 경북전문대학교 총장, 정무남 대전보건대학교 총장, 박두한 삼육보건대학교 총장, 이호성 영남이공대학교 총장, 오금희 연성대학교 총장, 류정윤 강동대학교 총장, 장기원 국제대학교 총장, 정영선 대전과학기술대학교 총장, 서범석 오산대학교 총장, 원재희 강원관광대학교 총장, 장호익 동원과학기술대학교 총장, 안희관 계명문화대학교 부총장이 참석했다. 이성우 전 국민대 총장, 배성근 실장, 권기섭 국장도 자리를 함께 했다.

제6차 서밋은 오는 6월 9일 서울클럽에서 개최된다. 김성규 제주관광대학교 총장이 ‘전문대학의 글로벌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며 김 총장의 사회로 ‘국제화시대 전문대학의 해외진출방안과 제도적 지원’ 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