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구조개혁평가 ‘재학률’ 만큼은 고려해 달라

교육 예산은 안 줄이겠다… 교육 본질 중시

[한국대학신문 정명곤 기자]올해 3월 취임한 이대원 동국대 경주캠퍼스 총장의 하루는 교내 사찰인 정각원에서의 명상과 기도로 시작된다. 올바른 총장으로서 4년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기도이다.

이 총장의 첫 인상은 따뜻하지만 엄격한 전형적인 교육자의 모습이었다. 그는 임기동안 학생들의 기본기초교육과 인성교육, 실용중심교육 강화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38주년을 맞은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많은 대학들이 수도권으로 진입하기 위해 무단히 노력할 때 경주에 분교를 설립하며 자율 독립 경영으로 성공적인 대학운영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대학은 8년 연속 학부교육 선도대학(ACE) 육성사업에 선정되는 등 지역을 대표하는 거점 사립대로서 위상을 높이 드높이고 있다.

이 총장은 “동국대 경주캠퍼스가 경주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경주에는 동국대학교가 있다”며 지역사회에 거점 사립대학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내겠다는 다짐이다. 이대원 동국대 경주캠퍼스 총장을 만나 취임 소감과 계획을 들어봤다.
 

▲ 올해 3월 취임한 이대원 동국대 경주캠퍼스 총장이 25일 총장 접견실에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교육철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사진=한명섭 기자)

- 총장으로서 동국대 경주캠퍼스의 교육 방향과 교육 철학은 무엇인가.
“동국대 경주캠퍼스의 비전은 세상을 움직이는 참사람 양성대학이다. 구호와 같이 대학은 학생들을 자랑스러운 동국인으로 양성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사람으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참사람은 대학이 추구하는 인재상으로 불교의 자비와 지혜를 바탕으로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성, 이론, 실무 등을 두루 갖춘 인간을 지칭한다. 지식을 많이 가르쳐서 지적 능력이 높은 사람도 필요하지만 바른 인성과 태도를 갖춘 인재를 키우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동국대 경주캠퍼스를 졸업한 사람만큼은 품성을 갖춘 사람으로 길러내기 위해 노력하겠다.“

-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위해 불교의 수행 덕목인 팔정도(八正道)를 교육한다고 들었다.
“저도 동국대가 모교이지만 팔정도의 의미를 모르고 졸업했다. 팔정도는 불교 수행자의 실천덕목 담아낸 것이다. 스님들에게 여쭤보면 팔정도가 불교의 지혜를 80에서 90퍼센트를 담아냈다고 말씀하신다. 팔정도에는 종교적인 색채가 나지 않는다. 정견(正見), 정사유(正思惟)와 같은 덕목을 보면 우리와 같은 평범한 시민들도 실천해야하는 덕목이다. 이를 실천할 때 좋은 품성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 학생들이 많이 볼 수 있도록 기숙사, 엘리베이터, 본관 등 곳곳에 포스터를 붙여놓았다. 학생들이 4년 동안 팔정도를 자주 접하고 졸업을 하면 언젠가는 ‘팔정도가 뭐지’ 하고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기억이 나 팔정도에 대해 찾아보며 ‘세상을 이렇게 살아야 겠구나’라고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 대학 경영자로서의 총장 이전에 교육자란 느낌이 강하게 든다. 평소 학생들의 기본교육을 상당히 강조한다는데.
“총장으로 취임하며 기본기초교육강화, 인성교육강화, 실용중심교육강화 3가지를 추진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지방소재 대학이다 보니 기초학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학생들이 입학한다. 학생들이 전공교육을 무난히 이수할 수 있도록 기초학력을 증진시키는데 교육을 집중하고 있다. 우리 학교는 졸업 인증제를 연계 시켜 기본을 갖추지 않으면 졸업을 시키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에이스 사업도 이런 점에 초점을 맞춰 전환하려고 한다. 학생들이 2학년까지 비교과과정을 방학 중에 수강하게 하는 등 교과 과정을 다양화 할 예정이다. 현장학습을 확장해 한 시간은 강의, 한 시간은 실습시간을 가져 자기주도학습을 학생들에게 제공하려고 한다. 이 시간에는 선배들이 교육조교로서 후배들을 지도하며 교수가 내준 문제에 대해 답을 스스로 찾는 수업방식을 갖추게 될 것이다.“

- 에이스 사업에 8년 연속 선정됐다. 앞으로의 에이스 사업에 대해 듣고 싶다.
“단순히 사업비를 받아 행하는 형식적인 사업이 아닌 학생들의 실질적인 학력 신장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쪽으로 에이스 사업도 중심을 이동시켜서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비교과과정이 개설 되어 제공되고 있다. 대학 내에서 정형화된 학점을 따야하는 교과과정 외에 수업을 받을 수 있는 강좌가 많이 제공되고 있다. 학생의 발전을 위해 입맛에 맞는 과정을 이수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 마침 고용노동부의 대학창조일자리센터를 교내에  개소했다.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대학창조일자리센터는 1년에 5억씩 5년간 총 25억의 사업비를 받는 국책과제이다. 저희 학교 학생뿐만 아니라 경주 시내의 모든 학교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같이 관리해주는 사업이다. 경주와 동국대 경주캠퍼스를 포함해 2만5000명의 학생이 있는데 그 중 우리 대학에 8254명이 재학 중이다.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대학으로서 역할에 사명감을 느낀다. 한국수자원공사가 경주로 본사 이전을 완료라면서 100여 개 기업이 새로이 경주에 소재하게 됐다. 기업들에 필요한 인재들을 동국대 경주캠퍼스에서 양성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우리 학생들을 기업 맞춤형 인재로 만들고 부족하면 과외라도 시키겠다."

-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분교임에도 자율경영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어떤 특징이 있나.
"학생들은 동국대 경주캠퍼스에 있다가 서울캠퍼스로 완전이 이동하는 캠퍼스 이동제도 있고, 서울캠퍼스에서 2개 학기 교류도 할 수 있다. 물론 복수전공도 할 수 있다. 캠퍼스 이동은 제한적이긴 하지만 수도권 학생들이 많이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독립경영은 2011년부터 실시됐다. 전에 교수회장 하면서 문제제기를 많이 했었다. 자율경영으로 바뀐 후 교수님들의 불만이 많이 줄었다. "

- 대학구조개혁평가와 관련해 총장님은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는지 듣고 싶다.
“구조개혁평가 이야기만 나오면 한숨이 나온다. 총장이 되고 나서 구조개혁평가를 들여다보니 이건 지방대학에 참 굉장히 불리한 요소가 많다. 교육부에서 지금과 같이 대학을 같은 잣대로 평가를 하게되면 나중에는 지방대는 문을 닫아야하고 서울의 대학들만 살아남게 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사회현상이라 볼 수 있는데 모든 학생들이 수도권으로 또 어떻게 하든 서울 소재 대학으로 입학하려고 한다. 인서울이란 말이 있지 않나. 예전에는 지방 국립대 사립대에 입학하기가 어려웠는데 언젠가부터 경시되고 서울에 있는 대학을 가야한다는 풍토가 생겼다. 정부에선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접근해야한다. 학력인구가 줄어드니 무조건 줄여야한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대학구조개혁평가 요소에서 재학률은 꼭 교육부에서 고려해주었으면 한다. 대학에서 입학률이나 취업률은 노력하면 상승이 가능하다. 하지만 재학률은 사회현상과 관련이 깊어 생기는 일이니 지방 대학들이 노력만으로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다. 재학률이 학교 평가 점수를 깍는다. 이는 지방대학을 죽이는 정책이다.“

- 대학 총장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총장의 직을 어덯게 생각하는지.
“개인적으로 한국 대학의 총장만큼은 교육을 잘 아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대학에서 가장 중요한 건 교육이다. 미국 등 외국은 시스템으로 굴러가는데 한국 대학은 총장이 경우에 따라 결정하는 게 많다. 교육을 모르고 결정하면 잘못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런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항상 자기성찰을 하고 있다. 비용 절감 부분도 교육 예산만큼은 안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교육의 본질을 중시해야 하고 충실히 해야 성과가 나온다. 본질은 무시하고 경영적 측면만 강조해선 안된다. 그럼에도 대학 경영을 생각 안할 수는 없다. 경영에서 많은 부분들은 다른 분들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고, 대학의 교육과 관계된 중요한 결정은 교육과 연구분야를 잘 알고 있는 총장이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국제선센터 모금액이 모두 모여 곧 착공을 한다고 알고 있다. 선센터는 어떤 의미가 있나.

"전임 이사장님께서 ‘선센터는 학교 돈을 투자해서 하면 안된다’는 의지도 있었다. 35억을 모금하면 건립하자고 내부적으로 합의했다. 일주일 전 까지만 해도 모금액이 29억 원으로 6억 원이 부족했는데 부산 도원사의 주지스님은 만오 스님께서 선센터건립기금 6억 원을 기부해주셨다. 선센터는 학생들이 정신적으로 힐링 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하고, 불교적으로는 수행하는 장이 될 수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찾아와 선센터를 통해 교육 받고 갈 수 있는 그런 장이 되도록 만들려고 하고 있다. 학생들의 교육에 있어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완공은 1년이면 될 듯한데 더 중요한 것은 내부적으로 충실한 프로그램을 갖추는게 우선이다. 많은 스님들을 찾아 뵙고 말씀을 듣고 컨셉을 가지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아름다운 건물을 잘 지어보려고 한다."


■ 이대원 총장은...
1954년생. 홍성고, 동국대를 졸업하고 독일 Kiel 대학원에서 생물학석사, 동대학원에서 이학박사를 받았다. 1980년 낙생고등학교 교사로 시작해 1989년 독일 Kiel 대학교 식물학 연구소 연구원을 역임했다. 1993년 동국대 경주캠퍼스 바이오학부 교수로 부임해 2006년부터 제9대, 제10대 교수회장을 거쳤다. 올해 3월 동국대 경주캠퍼스 총장으로 취임했다.

<대담=이정환 편집국장 / 사진=한명섭 기자 / 정리=정명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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