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 사업으로 '제2 도약'…3S Up 전략이 '핵심키'

대학 교육 수요자 중심의 교육과정 개발 ‘추진’
"사회 수요를 반영한 대학 교육 모델 만들 것" 
국내 최고수준의 산학협력 특성화 캠퍼스 기반

고등교육의 위기를 말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사회 수요를 반영해 대학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대학 내 반성의 목소리도 높다. 한양대는 사회가 요구하는 소프트웨어교육, 산업계 수요에 맞춘 교육과정 개편, 사회에 보탬이 되는 연구 활동 등을 이어오고 있다. 한국대학신문은 3회에 걸쳐 사회 요구를 반영한 한양대 교육 방향과 미래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한국대학신문 김소연 기자] 한양대 ERICA캠퍼스는 지난 5월 3일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PRIME·프라임) 사회수요 선도대학(대형) 유형에 선정됐다. 교육부는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75개 대학 중 21개 대학을 지원대학으로 선정하고 재정지원을 하기로 했다.

한양대 ERICA 캠퍼스는 3년간 최대 450억원 규모의 재정 지원을 받게 된다. 프라임 사업을 통해 ERICA캠퍼스는 각 학문 분야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국내 최초의 학연산(學硏産) 클러스터 기반 교육과정을 혁신적으로 개편한다는 복안이다.

한양대 ERICA 캠퍼스는 이미 학연산클러스터를 통한 국내 최고수준의 산학협력 특성화 캠퍼스가 구축돼 있어 산업계 인력 수요에 부응하는 다양한 특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혔다. 이에 대학은 소프트웨어, 첨단신소재, 해양산업 등 미래유망신산업을 위주로 사회수요를 맞추면서, ICT와 제조업을 결합해 반월시화단지 등 주변 지역 제조업 분야와 협력할 계획이다.

■ 프라임 선정 비결은 대학 구성원 ‘소통’과 ‘합의’ = 역대 최대 규모의 대학 재정지원 사업인 프라임 사업은 사회와 산업의 수요에 맞게 각 대학이 학과별 입학정원을 조정하도록 유도하는 사업이다.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한 대학 전공별 인력 수급 전망에 따라 향후 10년간 인력의 초과 공급이 예상되는 인문사회과학과 사범계열 정원을 인력 초과 수요가 예상되는 이공계열로 이동시키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키우는 대학을 만들기 위해 정부가 나선 것이다.

교육부는 학과 개편과 정원조정 계획 외에도 △교육과정 혁신 및 진로교육 내실화 △교원·인프라·학사제도 등 대학의 지원체계 △정원감소분야 대책 및 대학구성원간 합의 △재정집행계획의 적정성과 사업계획의 지속가능성 등을 평가해 재정지원 대상 대학을 선정했다.

프라임 대형 사업에 신청하는 대학은 총 입학 정원의 10% 이상을 조정해야 한다. 한양대는 정원 조정 규모가 총 247명으로 대형 9개 대학 중 가장 적음에도 최종 선정되는 쾌거를 거뒀다.

프라임 사업 지원을 총괄지원한 백동현 ERICA캠퍼스 교무처장은 “7개월 동안 소통과 합의를 통해 모든 구성원으로부터 사업 참여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얻은 것이 가장 큰 힘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프라임 사업에 선정된 비결로 학생을 포함한 대학 구성원의 지지와 지지를 얻기 위한 소통과정을 꼽았다.

그는 “지난 3월 16일에 열린 학생 총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78.7%의 높은 찬성률로 사업 참여를 지지했다. 이는 프라임 사업에 대한 한양대의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각 학과와 단과대학의 의견을 수렴해 교육, 행정, 재정 측면에서의 지원 방안을 구체적으로 수립했다. 이렇게 모든 대학 구성원의 목소리를 담은 보고서가 심사 과정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양대는 실제 프라임 사업 추진 과정에서 여러 차례 간담회와 설명회를 통해 학생들에게 사업 내용을 공유했으며, 각 단과대학에서도 학생과 교수가 참여하는 공청회를 열어 적극적으로 의견을 수렴했다.

특히 학생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학과 통폐합 계획이 없음을 미리 알리고, 신설 학과와 정원이 조정되는 학과에 동등한 지원이 이뤄짐을 약속했다. 프라임 사업을 추진하면서 많은 대학들이 겪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배경이 됐다.

백 처장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정원이 감축되는 학과의 구성원들을 설득하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이어 “한양대가 내세운 가장 중요한 원칙은 지금까지 각 학문분야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탄력적으로 정원 조정이 가능함을 알리고, 충분한 재정지원을 통해 소외되는 학과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해 정원이 감축되는 학과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 3S Up 전략으로 대학 교육을 업그레이드 한다 = ERICA 캠퍼스는 소프트웨어 업(Software Up), 사이언스 업(Science Up), 스마트 업(Smart Up)이라는 ‘3S Up 전략’에 기반해 내년부터 학과 개편과 정원 이동을 실시한다.

소프트웨어 업 전략을 통해서는 소프트웨어 기술에 기반한 융합인재를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융합대학 아래 소프트웨어학부와 ICT융합학부가 신설된다. 공학대학 컴퓨터공학과는 소프트웨어학부 컴퓨터전공으로 소속이 변경되며 소프트웨어전공에 정원 31명이 증원된다. ICT융합학부는 인문, 사회, 예체능 계열 학생을 위한 소프트웨어 교육과정으로, 이 과정을 마친 학생들에게는 공학사 학위가 수여된다.

한양대 관계자는 “비이공계 학생들의 요구를 반영해 지난해 5월부터 전 계열 학생들이 소프트웨어 과목을 비교적 용이하게 수강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또 본인이 원한다면 소프트웨어 학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왔다”고 말했다.

사이언스 업 전략은 기초과학을 기반으로 한 융합공학 인재 육성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대학이 과학기술융합대학으로 개편되고, 기초과학계열 학과의 정원 일부가 융합공학계열 학과로 이동된다. 이학사 과정인 응용화학과와 해양융합과학과가 각각 공학사 과정인 화학분자공학과와 해양융합공학과로 개편된다. 또 반도체 나노공정과 광센서 기술 인재를 양성하는 나노광전자학과가 신설된다.

한양대는 화학분자공학과와 해양융합공학과는 교과목을 완전히 개편해 자연과학과 공학이 융합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나노광전자학과에서는 응용물리학과에서 광학과 센서기술을 오랜 기간 연구한 교수 5명이 힘을 모아 미래 유망 기술을 선도하는 인재 양성의 첫 걸음을 시작하기로 했다.

스마트 업은 제조 혁신형 공학교육 강화를 위한 전략이다. 최근 정부에서는 노후화 돼가는 제조업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제조업과 ICT 기술을 결합한 ‘스마트 팩토리’ 구축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한양대는 제조업과 연관성이 높은 기계공학부와 재료화학공학과, 전자공학부의 정원을 증원하고 교육과정을 제조업 혁신 기술 중심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백 처장은 “이 세 학과가 수도권 대학 특성화 사업(CK-II 사업)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프라임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모든 학생을 위한 비전…교육 수요자를 위한 교육 실현 = ERICA 캠퍼스는 신설·증원 되는 학과뿐만 아니라 모든 학과의 교육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ERICA PBL(Problem Based Learning) 교육과정’을 도입할 방침이다. PBL은 학습자에게 문제를 제시하고 그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하는 과정에서 토론기술, 창의력, 문제해결능력을 익힐 수 있는 학습자 중심의 교육 모형이다.

이에 따라 많은 교과목이 PBL 중심으로 개편될 예정이다. 학생들은 4명 또는 10명이 한 그룹을 형성해 튜터와 대학원생, 학부 선배 등 보조 튜터의 도움을 받아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능동적인 학습을 하게 된다.

장기적으로 ERICA 캠퍼스는 프라임 사업을 통해 3S Up 전략에 기반한 ‘학연산 클러스터 2.0’ 구축을 꿈꾸고 있다. 한양대 ERICA 캠퍼스 내에 글로벌 연구기관과 벤처기업을 유치해 학생들의 인턴십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재정 수입도 확보해, 프라임 사업이 끝나도 학생들에 대한 지원을 계속 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한양대는 프라임 사업이 ERICA캠퍼스 제 2의 도약을 실현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백 처장은 “ERICA 캠퍼스는 지난 2004년부터 학연산 클러스터를 구축하면서 대한민국 대학 교육의 혁신을 이끌어 왔다”면서 “여기에 머물지 않고, 사회와 산업 수요를 반영한 대학 교육의 선도 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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