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학문 육성이 국가 운명 좌우, 인문학 연구 비중 확대

-. 학술연구정책 개발 청사진 제시, 학술 정보센터 건립에도 의욕.

"기초학문 육성이 국가 운명을 좌우한다"

지난 2일 취임한 한국학술진흥재단의 김성재 이사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기초학문 육성없이는 학문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며 학술 정보 인프라 구축을 통한 투명한 연구비 관리와 집행 시스템을 정착하고, 연구자 중심의 지원 체제로 거듭 날 것임을 강조했다.

대학 교수와 청와대 정책기획 수석을 거친 그간의 이력답게 대학교육에 대한 신념과 소신을 거침없이 쏟아낸 김이사장은 "학술진흥재단이 국가학술연구정책 개발에 필요한 청사진을 제시하는데 앞장서겠다"며 학술 연구자를 위한 '학술연구센터' 건립도 추진하겠다는 강한 의욕을 보였다.

-. 취임 소감과 포부는.

"21세기 지식기반사회는 지식과 정보가 가장 큰 힘이 되는 사회다. 학술진흥재단은 학술 진흥기반 조성 업무의 총 본산으로 한국 사회의 미래 운명을 좌우하는 책임 있는 기관이다. 학문의 산실 역할을 하는 대학이 전환기를 맞아 새로운 변화를 해 나가는데 어떻게 지원하고 발전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을 염두에 둘 생각이다. 특히 인문사회과학 등 기초 학문 육성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만큼 이 분야에 대한 지원에 신경을 집중하겠다"

-.인문학 육성 지원을 특히 강조하는 이유는.

"연구비 지원의 기준은 우선 학문 발전에 이 연구가 어떤 기여를 하느냐 하는 점과 실사구시 측면에서 산업 발전과 국가 발전에 얼마나 기여하는가를 갖고 평가해야 한다. 그런데 학문의 기초는 인간 사회의 근본을 다루는 인문학을 떠나서는 이야기할 수 없다.

아무리 지식정보사회라도 인문학 없는 지식정보 사회는 불가능하며 실용적 측면에서도 인문학은 핵심을 채우는 컨텐츠다. 우리의 학문연구는 1차 연구는 부족하고 2차 연구 중심이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집중 육성할 필요가 있다.

학진 연구 예산 비중이 과거에는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서로 비슷했지만 올해 시행되는 사업부터는 인문학 비중을 점차 높이고 내년부터는 관련 분야 예산 확대를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국내 연구 투자 현황에 대한 시각과 재임기간에 역점 추진할 사항은.

"연구개발(R&D) 예산은 국가적으로 4조 2천억원에 이르고 OECD 국가 중 투자 규모로는 10위에 해당된다. 그러나 연구비 지원에 대한 기준 심사나 사후관리, 평가 문화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아 생산력과 경쟁력은 OECD 47개국 중 하위에 속한다.

이전부터 줄곧 생각한 일이지만 국가 차원의 학술연구 개발 정책 청사진을 만드는데 학진이 앞장서겠다. 가능한 한 지역별로 논의해서 대학, 기업, 지방자치단체 등 3자가 모여 정책 수립에 참여하고 공론화 과정을 거쳐 올해 안에 확정할 생각이다.

특히 학술연구 개발비가 중복되거나 편중되는 것을 조정하고 관계 부처 장관들과 협의해 범정부 차원의 협의체를 구성해 국가역량을 집중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학술연구 정보화 의지도 큰 것으로 아는데.

"앞으로 학술진흥재단의 모든 연구와 정보, 심사과정을 온라인화 해 연구비 지원은 물론 신청에서부터 선정과정, 결과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항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며 관리 중심에서 연구자 중심의 지원시스템으로 전환해 신청 서류를 간소화하고 연구기간도 단기 과제 중심에서 장기과제 또는 설사 연구 결과가 나오지 않는 과제라도 학문 탐구의 중요 사료가 될 수 있다면 과감히 지원하는 이른바 'FREE TO FAIL제'를 도입, 시행할 생각이다.

이밖에 학술정보 D/B를 종합적으로 구축하고 인문사회과학 연구자들을 위한 학술정보센터을 건립해 학술 연구의 중심 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대학 교수와 정책 결정 과정상 중요한 요직도 거치면서 대학 사회를 보는 감회도 남다르리라는 생각인데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대학사회는 세계화와 정보화가 변혁의 핵심인데 그간 대학사회는 사회와 격리되어 순수학문만 고집하는 경향이 있었다. 사회와 유리된 상아탑은 존재하기 어려운 만큼 세계 변화에 교수들이 주체가 되어 앞서 나가야 할 것이다.

예를 들자면 긍정과 부정이 공존하지만 신자유주의 논쟁만 하더라도 이를 비판한다고 세계화가 안 오는 것은 아닌 만큼 대학이 변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학진도 앞으로 대학 연구 활력을 불어넣는데 앞장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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