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범 UNIST 교수팀, 셀레늄 도입된 그래핀 촉매의 슈퍼 안전성 입증

▲ 주명종 연구부교수, 전인엽 박사 후 연구원, 백종범 교수(왼쪽부터)가 실험 결과를 살펴보고 있다.(사진=UNIST 제공)

[한국대학신문 이재익 기자] 태양빛을 이용해서 식물이 광합성을 하는 것처럼 전기를 생산하는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새로운 전극물질이 개발됐다. 그래핀 기반의 새로운 물질은 고가의 백금 촉매보다 훨씬 저렴하면서도 안정성은 월등히 뛰어나 학계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백종범 UNIST 교수(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연구팀은 그래핀에 ‘셀레늄(Se)’ 원소가 도입된 새로운 그래핀(SeGnP)을 개발했다. 이 물질을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상대 전극으로서 기존 백금 전극을 뛰어넘는 우수한 촉매 활성 및 안정성을 보였다.

백 교수는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상용화를 가로막던 원인 중 하나가 비싼 백금 촉매를 대체할 새로운 소재 개발이 늦어진 것”이라며 “셀레늄이 도입된 그래핀이 백금 전극을 대체하게 되면 염료감응 태양전지 상용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염료가 흡착된 투명 반도체 전극, 전해질, 상대전극으로 구성된다. 전해질로는 주로 코발트(Co)나 요오드(I)가 쓰이며, 상대전극으로는 고가의 백금을 사용한다.

이번 논문에 제1저자로 참여한 주명종 UNIST 연구부교수(에너지 및 화학공학부)는 “지금까지는 탄소 기반의 소재에서 백금 촉매를 뛰어넘는 물질이 나오지 않았다”며 “셀레늄이 도입된 그래핀은 코발트나 요오드 전해질에서 모두 백금을 능가하는 우수한 촉매 특성을 보여 염료감응 태양전지용으로 적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UNIST 측은 이번 성과는 기존에 밝히지 못했던 탄소 기반 요오드 환원반응 메커니즘을 전기화학적인 방법과 계산화학을 결합해 세계 최초로 규명한 것이라 밝혔다. 특히 이번 연구는 탄소 소재가 요오드 전해질에서 우수한 촉매 특성을 보인 최초의 사례로 기록됐다. 또 셀레늄이 도핑된 그래핀을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전극으로 사용하자 1000번 사용한 뒤에도 초기의 전기화학적 특성을 유지하는 안정성을 보였다.

이 성과는 ‘꿈의 신소재’로 알려진 그래핀의 단점을 보완하는 연구로도 주목받고 있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들이 평평한 2차원 구조의 벌집 격자 모양을 이루는 물질로 물리적‧화학적‧전기적 성질이 뛰어나 응용 가능한 높은 ‘꿈의 신소재’로 각광받는다. 그러나 탄소 원자만 있으면 너무 안정적이어서 전기화학적으로 활성화시키기 어렵다. 이에 그래핀에 다른 원소를 도입해 전기화학적 활성을 높이는 연구가 진행돼 왔다.

이번 연구에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전인엽 연구원은 “기계화학적 공정으로 셀레늄을 그래핀에 도입했으며, 원자 분해능 투과전자현미경으로 셀레늄이 그래핀 가장자리에만 선택적으로 도입된 걸 확인했다”며 “그래핀의 결정성을 손상시키지 않고 우수한 전기적 특성을 유지한 상태에서 셀레늄을 도입해 전기화학적 촉매 특성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백종범 교수는 “이종원소 중 하나인 셀레늄을 그래핀에 쉽게 도입할 수 있게 됨으로써 기존 연구에서 발견하기 힘들었던 새로운 특성을 가진 그래핀 제조가 가능해졌다”며 “이는 그래핀이 다양한 분야에서 상용화될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논문은 세계적인 자연과학 분야 권위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의 17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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