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준 인하대 문과대학장(프랑스언어문화 교수)

▲ 조병준 인하대 문과대학장 (사진=김소연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소연 기자] "'찾아가는 인문학'이 되고자 했다. 인문학이라는 학문 속성은 '인간을 인간답게' 살도록 이끄는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교수들이 과거와 달리 상아탑이라는 대학 안에서만 머물지 않고 찾아가는 인문학이 필요하다."

인하대 문과대학은 지난 2013년부터 3년째 인천구치소에서 '희망의 인문학 특강'을 열고 있다. 매월 4째주 금요일 마다 재소자를 위한 특별한 인문학 강의가 열린다. 2015년부터 문과대학 학장을 맡고 있는 조병준 교수(프랑스언어문화)를 만났다.

문과대 교수들을 주축으로 인천구치소 교육실에서 2시간 동안 강의가 이어진다. 문학, 사학, 철학, 예술 등 문과대 교수들이 본인의 전공을 바탕으로 한 인문학 강의가 진행된다. 재소자들의 인성, 인문학적 지식 함양과 더불어 성공적인 사회 복귀를 돕기 위한 목적이다.

"2013년 인천구치소와 인하대 문과대학이 협약을 맺으면서 지역사회에서 인문학 대중화 부분에서 큰 역할 할 수 있다고 봤다. 인천에 위치한 인하대가 인천구치소, 인천지역 사회에 도움이 될 부분을 해야 한다. 인천구치에서 먼저 요청이 왔고, 우연한 기회로 협약을 맺어 좋은 출발을 하게 됐다."

조 교수는 지난해 '상상력과 자기계발'을 주제로, 올해는 '지식의 역사'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조 교수 외에도 문과대 교수들이 '내가 사랑하는 그림책과 문학이야기', '상상력과 자기계발', '영화와 인문학' 등 다양한 주제로 강의를 이끌었다.

"지식의 역사 같은 경우에는 요즘 사회에서 인간들이 살아가는데 ‘어떤 지식이 효용적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단순히 먹고 사는 실무적인 지식이 아니라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말하는 것이 인문학이라고 본다. 지식의 역사라는 것은 자신에 대한 이해와 본인이 속해 있는 사회를 이해하는 것이다. 이 속에서 조화로운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내용으로 특강을 했다."

특강이 끝나면 재소자들이 질문을 하는 등 반응도 좋다. 강의 이후 자기가 살아오면서 느낀 부분과 강의 내용을 접목한 질문도 나왔다.

"구치소 안에서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데 특정 종교 관련 프로그램은 거부감을 갖는데 반해 인문학 강의는 부담 없이 친숙하게 받아들이시는 것 같다. 인문학이 첨단 과학지식처럼 완전히 생소한 이야기도 아니다. 깊이 들어가면 어렵겠지만 대중적으로 사람들이 살면서 느끼는 부분부터 출발점으로 잡게 된다. 어릴 때부터 받은 교육 과정 속에서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학자들의 이야기들 듣다보니 들으시는 분들도 '나도 들어본 거 같다'면서 친숙하게 느꼈다. "

인문학과 IT, 공학 지식의 접목 등 이른바 ‘통섭형 인재’, ‘융합적 사고’가 주목받지만 인문학의 대중화에 비해 대학 내 인문학은 점점 축소되고 있다.

"경제, 사회 구조 속 인문학의 위기는 계속돼 왔다. 융합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막상 인문학과 다른 학문과의 접목은 쉽지 않다. 다만 인문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유지될 수 있도록 사회적으로 고민하는 사회가 지식 생태학적 관점에서 건전한 사회다. 지식사회도 생물의 생태계처럼 균형적 발전이 필요한데, 생태계가 깨지면 기형적으로 변할 수 있다. 사회적으로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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