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대담]전호환 부산대 총장 "부산대는 '저평가 우량주'…통일시대 대비하는 글로벌명문대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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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국립대 연합체 소신 재차 강조

대학 자산 활용한 수익사업과 기술이전, 발전기금 수주해 재정난 극복 의지 밝혀

[한국대학신문 이연희 기자]"교수시절 교육자로서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 논문을 500편 썼고 그 중 SCI 논문이 200편이 넘는다. 석·박사 제자를 100명 이상 키웠고 그 중 14명이 현재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만큼 교육자로서 누구보다 충실히 살았다. 또 스스로 '문제 해결을 잘 하는 사람'이라고 자부한다. 조선해양공학과에서 지난 3년간 교육연구 투자비용이 연평균 20억원에 달하게 한 주역이었다."

국립대 유일 직선제 총장. 6개월간 임용제청을 기다리다 마침내 정부 임명을 받고 지난달 9일 취임한 전호환 부산대 총장은 국고사업 제한 등 어려운 시기를 돌파해내겠다는 의지를 역설했다. 국립대학 발전방안의 경우도 대학구조개혁 국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전략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21세기형 CEO 총장'으로서 교육과 연구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밝혔다. 이순신 장군의 선공후사(先公後私) 리더십을 강조한 그를 6월 24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전호환 총장은 시종일관 솔직하고 거침이 없었다.

▲ 전호환 부산대 총장(사진=한명섭 기자)

-총장선출 되고 임명을 기다리는 동안 마음이 어땠나.
"공부를 많이 했다. 구성원들과도 대화를 많이 하면서 성장한 시간이다. 만약 '(임명)된다' 싶었다면 자만심이 들 수도 있었겠지만 그 동안 수양을 닦았다. 와세다대 시카고대 등 명문대학 총장들이 쓴 책을 보며 그룹스터디도 했다."

-일종의 총장 수업 기간이었겠다.
"'메기효과'라고, 먼 곳에서 미꾸라지를 잡아 가져올 때 메기를 풀어놓으면 미꾸라지가 오래 산다고 하지 않나. 너무 많은 스트레스는 말고 적당한 긴장은 필요한 것 같다. 내 경우 불확실한 상황에서 인내심을 갖고 구성원과 겸허하게 대화하며 공부한 6개월의 시간이 귀중했다."

 

-부산대가 설립 70주년에 총장으로 취임했다. 어떤 인재를 양성할 계획인가.
"부산대가 서울대보다 3개월 먼저 설립 확정된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대학 정원 규모도 최대다. 지난 70년간 부산대는 대한민국 민주화 및 산업화 역사와 함께 했다. 부산대는 1970년대만 해도 서울대 다음으로 입학생 수준이 높다는 평을 받았다. 그랬던 명성이 수도권 집중화로 금이 갔다. 그런데 지금도 부산대 졸업생들이 대기업에 많이 취직한다. 전체 취업률이 낮은 이유는 사범대학, 예술대학 등이 낮아서 그렇지 질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그래서 나는 부산대를 '저평가 우량주'라고 말한다. 통일이 되면 부산이 유라시아 관문이 될 것이다. '통일시대를 대비하는 글로벌명문대학'이 내가 생각하는 부산대의 비전이다. 단순히 대학평가에서 몇 위 안에 들겠다는 게 아니라 제1비전은 학생 미래가 있는 대학, 제2비전은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대학이다."

-부산지역 4개 대학 연합체 계획을 밝혀 논란이 일기도 했는데 나름의 소신인가.
"(여론이) 좀 안 좋긴 하다. 나는 누구보다 교육과 연구에 충실한 사람이다. 앞으로 6년 후 학령인구가 급격히 줄어든다. 대학 2개 중 1개 이상이 문을 닫아야 하는 현실 앞에 와 있다. 이럴 때 국립거점대학이 어떻게 할 것인지 선도적인 마스터플랜을 내서 재정을 투입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서울대의 경우 어느 대학 예산보다도 월등히 많지만 만약 부산의 4개 대학이 합쳐진다면 예산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 교수 수도 많아진다. 이런 식으로 지자체마다 거점국립대를 중심으로 서울대에 필적하는 규모의 대학이 되면 경쟁력 있을 것이다."

-현 체계에서 교수와 학생 수를 유지하는 연합체를 이루자는 말인가.
"아니다. 교직원은 공무원이라 신분이나 수의 변화를 줄 수는 없다. 다만 학생 수를 그대로 유지하는 건 누가 봐도 어려운 현실이다. 부산지역 국립대만 봐도 중복학과가 많아 자세히 들여다 보면 학생 수를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총장직선제 유지로 국고사업 가산점을 못 받고 교육연구비를 갹출했다.
"어려운 문제다. 돈이 없는데 어떻게 극복하나. 다만 나는 정부의 임명을 받았다. 직선제라고 임명 안 해준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누구보다 제자들을 많이 길렀고 연구도, 기술이전 실적도, 특허도 누구보다 많다. 즉 '21세기 총장'의 자질이 됐기 때문에 임명됐다고 생각한다. 그럼 이 문제 해결됐다고 보고 정부에서도 서서히 재정압박을 줄여갈 것이라고 본다. 나는 대외협력부총장 시절부터 외부 발전기금과 프로젝트 비용 등을 많이 수주한 바 있다. 우선 정부가 직선제 대학에 재정압박을 준다고 했으니 자체적인 노력으로이를 해결하겠다. 양산의 부지 33만평을 활용해 수익사업과 발전기금 수주 등 나름대로 계획이 있다. 충분히 극복 가능하리라 본다. 정부도 우리 진정성을 알아준다면 압박을 풀어주지 않을까 기대한다."

▲ 전호환 총장이 박성태 본지 발행인(오른쪽)과 환담 하고 있다.(사진=한명섭 기자)

-어떤 리더십을 지향하는가.
"내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두 명 있는데 한 분은 세종대왕, 다른 한 분은 이순신 장군이다. 스타일이 다른데, 이순신 장군은 공 먼저 세우고 사례는 나중에 받길 바란 선공후사(先公後私)형이다. 우선 내가 가용할 자원으로 문제를 해결부터 하는 것이 공익과 지역사회를 위한 것 아니겠는가. 세종대왕은 소통을 통해반대세력까지 끌어안았다. 그런 리더십을 존경한다."

-임기 동안 어떤 사업에 역점을 둘 것인지.
"대학 본연의 가치는 첫 번째도 학문, 두 번째도 학문 세 번째도 학문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게 없다. 학문 육성을 통해 학생의 미래가 있는 교육을 지향하고, 그를 위해서는 재정 확충이 중요하다. 국립대 재정은 발전기금, 산학재원, 국고지원, 자산을 이용해 수익 창출을 할 수 있는 4가지 재원이 있다. 국고만 바라보는 총장 리더십은 변해야 하지 않을까. 국립대는 당연히 국고가 지원되는 것이고, 그 외 연구를 통해 산학연구기금을 외부로부터 받고, 특허이전 기술료도 받아야 한다. 학교 자산을 활용한 수익 창출 CEO형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학구조개혁에 대한 생각은.
"어떤 사람이 의로운 사람인가 묻고 싶다. 정부에 무조건 반기를 드는 사람이 의로운 사람인가? 정부가 올바른 일을 할 때 반대편에 있더라도 밀어주는 게 의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6년 뒤 학령인구가 23만 명도 안 되는 상황이다. 대학구조개혁은 지방대학을 살려주려고 하는 정책이다."

-부산대가 시민대학으로 출발했다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1946년 개교했다. 해방 되자마자 혼돈의 시대에 뜻 있는 사람들이 대학 세워서 나라를 일으켜보자는 생각이 많았다. 나라에 돈이 없으니. 부산 시민들이 당시 1000만원을 모아 설립자금을 만들었고. 운영자금으로는 기업들이 돈을 많이 내줘서 대한민국 최초로 종합대학이자 시민대학이 세워지게 됐다."

-그 당시 기금을 출연했던 분들께도 대우를 하는지.
"개교 70주년 기념식 때 기금을 출연했던 분들께 다 감사패 드렸다. 대표적으로 동아그룹은 땅 70만 평을, 대선주조 역시 당시 수억 원의 돈을 냈다. 내가 직접 기업을 돌아다니면서 감사패를 드렸다. 또 큰 기여를 한 분이 리차드 위트컴 장군이다. 1954년 일본 철수 후 남은 부지 50만 평을 부산대가 쓰도록 했다. 위트컴 장군은 돌아가셔서 부산 UN묘지에 묻혔고 부인인 한묘식 여사는 서울에 살아계셔서 내일도 만나러 간다. 돌아가시기 전까지 우리가 부산에 모시려고 하고 있다. 기부금을 낸 분들은 당연히 대우해드려야 한다."

-구성원들에게 한 마디.
"부산대 비전은 '학생의 미래가 있는 대학, 국민들로부터 사랑 받는 대학'이다. 핵심 가치는 사람이다. 교수의 긍지, 직원의 보람, 학생의 미래가 합일돼야 한다. 그를 위해서는 옛 부산대의 자긍심을 찾는 게 중요하다. 구성원들에게 어떻게 자부심을 줄 것인가. 내가 교수를 지낸 조선해양공학과가 우리나라에서 1위 하듯이, 교육과 연구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자부심을 갖고 내세울 수 있게끔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

■전호환 총장은…
1958년 부산 출생.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영국 글래스고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4년 부산대 교수로 임용된 후 조선해양공학과 학과장, 공과대학 부학장, 첨단조선공학연구센터 소장, 최근 2014년까지 대외협력부총장을 거쳤다. 지난해 11월 직선투표로 1순위 총장임용후보자로 선출, 지난 9일 제20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선박, 해양 플랜트 관련 연구를 주도해 온 업적으로 대한조선학회 학술상, 부산과학기술상, 해양과학기술상, 국가녹색기술대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영국왕립조선학회 펠로우와 한국공학한림원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대담=박성태 본지 발행인 / 정리=이연희 기자 / 사진=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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