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무크 이용한 교육한류, 온·오프라인 연계로 기반 다져야

“수요자·문화권 분석을 통한 콘텐츠의 전략화 필요” 주장
“정책적인 지속·유지뿐 아니라 내실 다지는 네트워크 모델 개발” 강조

교육이 바다 건너로 눈을 돌려야 할 시기가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고등교육의 존립이 위태로운 지금, 교육의 영역을 평생교육으로 확대하고 교육시장의 초점을 국내에서 국외로 옮기는 시도가 필요하다. 한국형 콘텐츠가 세계시장에 통한다는 것을 널리 알린 한류, 그리고 발달된 ICT 인프라와 소셜네트워크의 대중화로 새로운 한류시장을 개척한 ‘신한류’의 등장은 그래서 고등교육에 큰 전환점이다. 이에 신한류의 지속가능성과 교육과의 접점을 점검하고 고등교육의 새로운 영토확장에 나설 전략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글 싣는 순서>
① 미래교육은 SNS로 … 신한류의 교육적 활용법은?
② 신한류와 고등교육은 어떻게 손을 맞잡을 수 있나
③ 신한류와 고등교육 협력, 전문가들에게 묻다

[한국대학신문 이재익·이한빛 기자] 교육영토 확장을 위해 글로벌 교육 플랫폼을 구축하고 해외 시장에 맞는 콘텐츠를 개발해 활용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열린 UCN 프레지던트 서밋에서 이성우 전 국민대 총장은 “해외 교육시장 개척은 수출 진흥 효과를 유발하고 국내대학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유도하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며 해외시장 맞춤형 무크의 개발과 보급을 방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정부와 교육계는 현재 진행 중인 교육 콘텐츠의 해외 보급과 한류와 연계한 해외협력 사업의 수행은 물론 케이무크 등을 활용한 해외 시장진출을 통해 한국의 교육이 국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대외적인 이미지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교육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이버대는 현재 ‘아세안 사이버대학 프로젝트’를 통해 아세안 지역에 이러닝을 보급하고 있다. 2009년 한국-아세안 정상회담을 통해 프로젝트를 개시한 아세안 사이버대학은 국가 간 네트워크를 통한 이러닝 역량 강화와 콘텐츠 개발, 공동교육과정 설계 등을 수행하며 아세안 지역의 이러닝 확산에 힘쓰고 있다.

특히 올해는 아세안 후발 4개국인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지역 대학과 한국의 사이버대학을 연계해 이러닝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한국의 회원대학들이 아세안 현지 대학의 역량 지원과 컨설팅을 통해 이러닝 환경에 맞춘 자체 개발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지난달 20일에는 현지 전문가들을 초청해 2주간 ‘이러닝 전문가 양성 연수’를 실시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한류가 퍼져있는 지역에 한류 마케터를 파견하고 해외 진출지원센터를 개설해 콘텐츠 수출과 마케팅 활동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한류 마케터는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국내 기업의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고 현지 콘텐츠 산업의 동향과 정보를 조사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지난 6월 말에는 아랍에미리트(UAE)와 브라질에 한류 마케터를 파견했다. 문화콘텐츠 수출을 위해 설립한 해외 진출지원센터는 현재 4곳이 운영 중이며 하반기 중국 충칭과 인도네시아에 센터를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다.

지난 10월부터 서비스를 개시해 7개월 만에 방문자 수 100만 명을 돌파한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의 케이무크(K-MOOC) 역시 해외 수요자들을 대상으로 콘텐츠를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케이무크가 본격적으로 세계의 문을 두드리는 것은 2018년부터다. 이보다 앞서 올해는 시범서비스를 목표로 한국어 초급 강좌와 한국 경제발전 두 강좌를 개발하고 있다. 한국어나 한국 경제발전사, 한국문화 등이 해외 유학생에게 주요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주력으로 공략할 지역은 동남아시아와 중국, 남미, 서부 아프리카 등이다. 이들 지역에서 한류를 통해 한국에 관심을 갖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발전사 등 과목은 이들 개도국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사항이라 틈새 공략이 가능하다.

관건은 언어다. 해외 수요를 대상으로 강의를 설계하면 필수적으로 상호작용이 모두 영어로 진행돼야 한다. 특히 현재 케이무크의 강점으로 알려진 튜터진 구성 등도 영어가능자를 배정해야 한다. 강좌 소개부터 강좌 진행 중 퀴즈나 과제 등이 모두 영어로 소화되기 때문이다. 이미 케이무크에 탑재된 강좌는 모두 영어자막이 서비스되고 있지만 이를 넘어서 수요자 중심의 영어탑재가 선결과제인 셈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향후에는 각 대학이 해외 무크 플랫폼에 올렸던 강좌도 케이무크에 탑재할 계획이다. 서울대 강좌 두 개를 케이무크에 탑재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경제학이나 물리학 등 순수과목에 대해서는 유보적이다. 세계적인 무크 플랫폼과 경쟁하기에는 이미 시장을 선점당한 어려움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차현진 순천향대 교수는 지난 1월 열린 ‘케이무크 포럼 2016’에서 교육수출 모델로서 케이무크를 활용하기 위한 3단계 케이무크 추진전략을 소개하고 실천과제에 대해 제언했다.

차현진 교수는 1단계에서 P·P·P(Public·Private·Partenership)  협력모델을 언급하며 교육 정보화 분야에서 글로벌화가 지속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P·P·P 협력모델은 OER형태로 운영되는 케이무크의 콘텐츠가 글로벌 기업의 지원을 받아 성장하거나 국제기구 수요에 맞춘 교육을 연계하는 등 다양한 네트워크 형태를 구축하고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모델이다.

이어 2단계에서는 네트워크를 공고히 할 수 있도록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계를 강화하는 방법을 언급하며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교육 허브로 주목받는 인천 송도 신도시를 오프라인 시험, 연수 장소로 활용하는 방안을 예로 들었다. 더불어 자생적인 플랫폼을 갖출 수 있도록 유료화 서비스 또는 글로벌 콘텐츠의 개발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3단계는 케이무크의 운용을 통해 쌓인 자료와 데이터를 분석해 지역, 연령 등에 따른 콘텐츠를 집중 개발하고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만드는 단계로 글로벌 시장에서 자생할 수 있도록 현지에 캠퍼스를 만들거나 유학생을 끌어들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차 교수는 “케이무크가 어느 정도 기반을 갖춘 만큼 이제 저작권이라든가 해외 교류 부분에서 파생될 법이나 제도 측면에 대한 준비 과정을 통해 케이무크 사업을 어떻게 글로벌화 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3단계 전략에 맞는 교육콘텐츠의 활용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권역별로 수요자의 관심도가 다른 만큼 데이터 기반의 증거를 활용한 수요자 분석이나 문화권 분석을 통해 정보를 쌓아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또 교육 콘텐츠를 현지 수요와 상황에 맞게 변형하는 전략화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내용을 통해 흥미를 유발하고 온라인 콘텐츠에 여러 기법을 접목해 콘텐츠 매력을 높이는 방법도 전략의 한 단계가 될 수 있다”며 “수요자가 원하는 관심에 맞춤화된 터치와 함께 국가가 필요로 하는 부분을 분석한 콘텐츠의 보급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교육 한류가 글로벌 경쟁력을 구축하고 지속가능한 콘텐츠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부나 대학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성우 전 국민대 총장은 “글로벌 맞춤형 무크에 들어갈 한국의 경제 발전 사례와 우수한 수출산업, 국제선도 기술 등의 콘텐츠는 대학이 산업계 등 관련 업계와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분야별 경험 있는 전문가들을 활용해 콘텐츠를 생산하고 보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현진 순천향대 교수는 “정부가 주도하는 사업은 정책주도자들의 변화와 함께 방향성이 자주 바뀐다는 단점이 있다”며 “정책적으로 이를 지속·유지해야 한다는 생각과 관점을 갖고 교육 한류를 이끌면 제도적인 정착은 물론 콘텐츠의 고급화와 명품화 전략도 글로벌 시장에서 주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 교수는 이어 “ODA 사업의 대부분이 단기성 연수성 사업이 많은데 이러한 프로그램을 점검해 온라인으로는 관련 교육을 받고 오프라인으로는 국가 간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전문가를 양성하는 방안으로 사업의 내실을 다지고 지속할 수 있는 네트워크 모델과 기반을 형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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