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 앞당겨지나 평가 방향은 정해지지 않아 '혼란'

개별 대학 세운 계획 일정대로 대학 운영 차질

[한국대학신문 김소연 기자] 대학구조개혁평가 2주기가 2017년으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소식에 대학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모든 대학이 같은 시기로 평가 기간이 당겨지는 것이라도 대학들이 계획된 일정에 차질이 생긴다는 이유에서다.

■ 정책이 예측가능성 있어야…또 바뀌나 ‘한숨’ =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영 교육부 차관 등은 대학 총장, 기획처장, 교무처장 등과 만난자리에서 2주기 대학구조개혁 평가가 빠르면 내년에 실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대학들은 상대평가로 모든 대학이 같은 시기에 평가를 받더라도 대학마다 설정한 기본 예측에 어긋나 평가 주기를 앞당길 경우 부담이 크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교육부 정책에 따라 대학들이 기본 계획을 세워놨는데 또다시 계획을 수정해야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저마다 대학들이 평가를 받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지만 평가 주기에 따라 대학이 세운 계획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서울 A 대학 기획처장은 “평가시기에 맞춰서 준비해오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바뀐다고 하니 부담이다. 예정된 시기에 맞춰 평가해야 대학도 예측 가능성이 있다. 평가 주기에 맞춰 대학이 돌아가고 있었다”면서 “일단 평가 받는 것 자체가 부담인데, 이는 대학의 운명이 걸린 일이다. 원래대로 평가 주기에 맞추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특히 2017년 평가와 2018년 평가는 다를 수 있다는 것이 대학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정권이 바뀌는 시기기 때문에 대학 정책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매번 교육 정책은 정권의 부침을 겪어왔던 터라 대학들의 머릿속은 복잡해지고 있다.

수도권 B 대학 기획처장은 “2017년에 평가를 하면 박근혜 정권 마지막 해이고, 2018년으로 넘어가면 다음 정부 첫 해다. 대선 결과에 따라 대학 정책이 사실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면서 “정권 바뀌기 전에 대학 평가를 실시해 ‘몇 개 대학 퇴출’ 이런 식으로 성과 내려는 목적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 교육부 내부서도 온도차 존재… 대학들 “평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 = 평가 시기가 2017년으로 앞당겨지는 전망에 반해 교육부 실무진과 장·차관 사이에 구조개혁평가 2주기를 놓고 온도차가 있어 대학들은 더 욱 혼란스러운 형국이다.

교육부 실무진은 2주기 평가가 큰 틀에서 달라진 점이 없을 것이라고 하나 이준식 부총리는 "지금과 같은 평가 방식은 안 된다"고 말한다.

이준식 사회부총리는 지난달 23일 제주에서 열린 전국대학교총장협의회 하계 세미나에서 2주기 대학구조개혁은 1주기와 똑같은 방식으로 가지 않는 게 좋겠다는 발언을 했다. 이 부총리는 “이미 평가를 한 상황에서 일률적으로 줄 세우기 평가를 하기보다는 평가가 필요한 대학, 부정비리 대학을 따로 평가하거나 시기별로 평가를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평가 방법 자체가 획기적으로 바뀐다면 지금부터라도 대학들에게 공개하고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데 교육부 내부에서조차 온도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평가 시기는 앞당기면서도 평가를 담당하는 교육부 내부에선 평가 방법, 방향, 지표의 변화 등이 확정되지 않아 대학들의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를 두고 대학들은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 C 대학 기획처장은 “가장 힘든 부분이 말이 서로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도통 알 수 가 없다”면서 “장관, 차관, 구조개혁위원장 말이 다 다르다. 당장 2017년부터 평가한다고 하면서 평가 방향이 명확하지 않아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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