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기 논설위원 / 숭실사이버대 교수

최근 말레이시아, 캄보디아를 비롯헤 여러 아랍국가에 해외 캠퍼스를 설립하는 해외 대학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3월 30일의 교육부 ‘대학설립운영규정’ 개정 입법예고에 따라 해외캠퍼스를 설립하거나 해외로 대학의 위치를 변경하는 것을 허용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국내 대학들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종전 미국, 영국, 프랑스, 호주 등 일부 국가의 대학에 한하여 해외로 캠퍼스를 수출하던 것이 이제는 우리나라의 대학들도 해외캠퍼스 구축 등 교육국제화에 나설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사이버대학과 같이 해외 학습 센터나 해외 캠퍼스를 두는 것이 유연한 대학의 경우 적극적으로 동남아 국가 등에 진출하는 것을 모색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동남아 국가들이 비록 인터넷 등 네트워크 시설이 빈약하다고 하더라도 사이버대학에 대한 관심은 매우 크다. 적은 비용으로 편리하게 고등교육을 광범위하게 실시할 수 있기 때문에 학사학위 소지 비율이 높지 않은 동남아 국가에서는 사이버교육에 크게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학습관리시스템(LMS)이나 학습콘텐츠관리시스템(LCMS)이 새로 개발되고 또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동남아 각국에서 정부나 기업이 사이버 고등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인도의 우수한 소프트웨어 기술자들이 관여하면서 사이버교육의 분위기가 한층 무르익고 있다. 필자가 사이버 고등교육 관련 해외 협력 일을 하면서 느낀 것은 앞으로 몇 년 아니면 한국의 사이버 고등교육 서비스가 동남아 국가에서 발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선점이 중요하고 선점의 효과가 오래 지속되는 경향이 있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이야말로 국내 사이버대학들이 바지런히 그간 축적한 노하우를 동남아 국가의 교육시장에 내놓아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한다.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동남아 교육시장에 뛰어들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현지의 법·제도나 교육여건을 면밀히 조사하고 명확한 계획을 세워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등교육 서비스를 수출하는 것에는 현지에 분교 또는 캠퍼스를 세우는 방법, 학습센터를 설립하여 교육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학생을 유치하고 학생에 대한 원활한 교육서비스를 제공 하는 방법, 외국대학과 협력하여 연계과정 등을 운영하는 방법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러한 교육활동을 학위과정으로 하거나 비학위과정으로 운영할 수도 있다. 학위과정으로 운영한다면 해당 국가에서 학위인증 여부 문제를 해결하여야 하고, 비학위과정으로 운영한다고 하더라도 장차 학점으로 인정되는 방안을 모색하거나 직업교육에 적절한 교육 분야를 찾아 필요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전략들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나아가 아직은 국내 사이버대학들이 동남아국가에 자금을 투여하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 직접적인 자금 투여보다는 현지 정부나 기업과 협력관계를 구축하여 자금 투여 없이 사이버 대학교육 노하우 제공이나 시스템 구축에 기여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단기적인 금전적 수익을 우선시할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사이버교육 문화를 지속적인 관점에서 이식하고 장기적인 측면의 수익을 도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모바일 환경에 맞는 콘텐츠의 개발, 수업의 질 관리 등 극복해야 할 문제가 많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지금은 동남아 국가 등 개발도상국가에 국내 사이버대학들이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할 시기가 아닌가 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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