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MC 출범 이후 일부 대학 통합 지원 사업비 줄어

인건비 지원 비중 감소로 인력 보충 문제는 ‘심각’

[한국대학신문 최상혁 기자] TLO(기술사업화 전담조직), 대학기술지주회사 등 대학 기술사업화조직들이 재정난을 우려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는 분리돼 있던 TLO(기술사업화 전담조직)와 대학기술지주회사 재정 지원 사업을 올해부터 ‘TMC(기술경영센터·Technology Management Center) 사업’으로 통합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대학은 통합 사업비 감소, 인건비 지원 비중 축소 등 문제가 잇달아 재정 부족을 초래하고 있다.

본지 조사 결과 기존 TLO, 대학기술지주회사 등 개별 사업지원비를 받았던 일부 대학의 총 지원금 규모가 통합형 TMC사업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적인 재정 지원 예산 규모는 작년과 올해 약 94억 수준으로 큰 차이가 없으나 재정 지원 대상이 늘어 일부 개별 대학 지원금은 줄어든 것이다.

이번 TMC사업에 선정돼 사업지원금을 받고 있는 A 대학은 작년까지 TLO와 대학기술지주회사 개별 사업지원금을 각각 지원받았다. 하지만 올해 TLO와 대학기술지주회사 지원 사업이 TMC사업으로 통합되면서 총 지원 금액이 약 1억원 이상 감소했다. 사업이 전환되면서 전체 규모가 대폭 감소한 것이다.

A 대학 산학협력단 관계자는 “전체 배분 예산을 봤을 때 사업비가 작년과 비교해 보면 상당히 줄었다”며 “어쩔 수 없이 지금 가지고 있는 재원을 가지고 운영을 해야겠지만 빠듯할 것 같다”고 말했다.

B 대학 역시 마찬가지다. 이 대학은 작년까지 TLO사업지원금을 받아왔지만 올해 TMC사업 출범 이후 약 5000만원 상당의 사업지원비가 감소했다. 기존 TLO사업지원금이 약 1억원 상당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의 사업지원금이 감소한 것이다.

이 대학 TMC사업 담당자는 “기존에 분리된 사업비를 지원받았을 때보다 우리 대학은 약 5000만원이 감소했다. 기술지주회사와 TLO가 공동사업이 되면서 사업비 규모가 상당히 줄어든 것이다”며 “재정 부족은 대학 기술사업화 조직의 고질적인 문제였는데 이렇게 갑자기 규모가 감소해 더욱 어려워졌다. 정부 재정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줄어든 인건비 지원 비중 역시 대학 기술사업화조직의 재정난을 초래하고 있다. 미래부는 사업비 내 인건비 사용 비중을 기존 TLO 70%, 기술지주회사 40% 수준에서 올해 통합형 TMC사업 출범과 동시에 30%로 하향했다. 인건비를 장기간 지원한 만큼 점차 비중을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학가는 대학 기술사업화 조직 내 재정이 여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인건비 지원 비중 감소가 전문 인력 채용 난항과 비정규직 비율 상승, 인력 유출 등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했다.

B 대학 담당자는 “작년에는 인건비 지원이 70%까지 나왔다. 하지만 올해 30%로 대폭 감소하면서 진통이 심하다”며 “우리 대학 기술지주회사에는 약 50% 인력이 비정규직인데 이들의 정규직 전환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인력 유출 또한 우려된다. 또 대학 기술사업화조직의 특성상 전문 인력이 필요한데 인건비 비중의 감소로 전문 인력 채용에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지원 규모였던 70%에서 갑자기 30%로 줄여 진통이 더욱 심하다”며 “단계적으로 지원 규모를 줄여 점진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갑자기 대폭 줄여 더욱 힘들어졌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대학 기술사업화조직이 어려움을 겪게 되자 일부 대학은 피해를 감수하며 지역 대학 연합에 합류해 재정 확보에 나서고 있다. C 대학은 대학 간 기술지주회사 연합을 구축해 재정 확보에 나섰다. 개별 대학으로는 지역 도청이나 시청으로부터 지원받기 어려운 상황을 연합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취지다.

이 대학 산학협력단 관계자는 “기술지주회사를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아무래도 재정 확보다. 우리 대학은 개별 대학으로서는 어려운 재정 확보를 지역 간 기술지주회사 연합에 들어가 도청이나 시청으로부터 지원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합에 들어가면 재정 확보나 상품을 개발해 팔 때는 도움이 되지만 대학 간 중복된 기술 선택, 의사 결정, 지분율 구성, 자유로움 제한에 따른 판단력 한계 등 어려운 점이 많다”며 “재정 확보만 아니면 딱히 연합에 합류할 이유가 없지만 재정 확보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에 연합에 합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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