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수요 맞춘 학제 개편…문과생 교차지원 가능

[한국대학신문 구무서 기자] 2016년 대학가를 관통한 키워드중 하나는 산업연계교육활성화선도대학(PRIME)사업이었다. 지난 5월 3일 단군 이래 최대 대학 지원사업이라고 평가받는 PRIME사업 선정대학이 발표되면서 대학간 희비가 엇갈렸다. 최대 15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지원금의 향방이 가려졌기 때문이다. 입시에서도 PRIME은 중요한 변수로 작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PRIME사업에 선정된 대학들이 학내 정원이동과 함께 기존에 없던 새로운 학과들을 신설했기 때문이다.

■ 기업·사회 수요 맞춤형 지원 사업 = PRIME사업은 사회 변화와 산업 수요에 맞춰 대학 체질을 개선해 인력 미스매치를 해소하고자 도입된 사업이다. 지난해 말 고용노동부 산하 고용정보원에서 발표한 중장기 인력수급전망에 따르면 오는 2024년까지 공학·의학 계열은 21만9000명이 부족함에 반해 인문·사회계열은 31만8000명이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요 불일치 현상을 해결하고자 정부는 지원금을 통해 초과공급 상태인 인문·사회계열 정원을 수요가 부족한 이공계열로 옮기도록 유도하고자 PRIME 사업을 실시했다.

PRIME사업은 사회수요 선도대학(대형)과 창조기반 선도대학(소형) 두 유형으로 구분된다. 대형은 단과대학 신설·폐지 등 학제개편을 통해 사회 수요가 낮고 공급이 초과인 인문·사회·예체능 계열을 이공계열로 조정하는 대학에 해당된다. 소형은 전망이 밝은 미래 산업에 대비해 융복합 전공을 설치하거나 새로운 교육모델을 도입하는 유형이다.

대형에는 △건국대 △경운대 △동의대 △숙명여대 △순천향대 △영남대 △원광대 △인제대 △한양대(ERICA)가 선정됐으며, 권역별로 구분된 소형에 선정된 대학은 수도권 △성신여대 △이화여대, 대경·강원권 △경북대 △대구한의대 △한동대, 동남권 △동명대 △신라대, 충청권 △건양대 △상명대(천안), 호남·제주권 △군산대 △동신대 △호남대다.

대형에 선정된 9개 대학은 연간 150억원씩, 소형에 선정된 12개 대학은 연간 50억원씩 3년간 정부 지원금을 받게 된다.

■ 눈길 끄는 PRIME 신설 학과는? = 사회 수요를 반영하고 정부로부터 거액의 지원을 받는 만큼 PRIME 신설 학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건국대는 생명과학과 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한 KU융합과학기술원을 설립하고 미래에너지공학과·스마트운행체공학과·스마트ICT융합공학과·화장품공학과·줄기세포재생공학과·의생명공학과·시스템생명공학과·융합생명공학과를 신설했다.

경운대는 기존에 특성화돼있던 항공분야에 집중한다. 하나의 단과대학이었던 항공대학을 항공공과대학과 항공서비스대학으로 나눠 규모를 키우고 항공기계학과·무인기공학과 등을 신설했다.

순천향대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스마트자동차학과·빅데이터공학과·사물인터넷학과·디지털애니메이션학과를 신설해 4차산업을 선도할 인재를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동의대는 기계자동차로봇부품공학부를, 영남대는 자동차기계공학과를 신설해 자동차 분야를 특성화 했으며 인제대는 헬스케어IT학과와 바이오테크놀로지학부를 만들어 의생명분야를 강화했다. 숙명여대는 ICT융합공학부와 소프트웨어학부를 설치해 공학분야에 필요한 여성 인재를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원광대는 생물환경화학과·식품생명공학과·디지털콘텐츠공학과·기계설계공학과를, 한양대(ERICA)는 ICT융합학부·나노광전자학과·해양융합공학과·화학분자공학과를 신설했다.

■ 장학금·교환학생 지원금 등 빵빵한 혜택 = PRIME 신설학과들은 최초 모집이라는 점과 중점 육성 학과라는 점을 고려해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대형을 기준으로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는 학교는 경운대와 한양대(ERICA)다. 경운대는 PRIME 신설학과에 입학하는 학생 전원에게 1년간 장학급 전액 지급한다. 입학시 수능 국·영·수·탐 4과목 등급합 12 혹은 내신 2등급 이내면 4년간 전액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단 항공운항학과는 별도 기준을 적용한다. 한양대(ERICA)는 내신 등급 1.3 이내의 입학생에게 4년간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며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학생에게는 4년간 반액 장학금을 준다.

건국대는 PRIME 신설학과에 입학하는 신입생 전원에게 입학금 전액 면제 혜택을 주고 최초합격자에게는 매월 30만원의 학업장려비를 지급한다. 또, 재학 중 교환학생과 파견학생으로 선발되면 3백만원 의 장학금이 주어진다. 숙명여대는 1학기 수업료를 전액 면제하고 2학기부터 성적에 따라 장학금을 차등지급한다. 인제대는 1인당 100만원씩 전체 신입생에게 장학금을 주고 영남대와 원광대는 학과별로 장학금을 차등 지급한다.

■ 수험생 관심 집중…교차지원 허용도 = 사회 수요에 맞춘 교육을 통해 향후 취업에서 유리할 뿐만 아니라 장학금 등 파격적인 혜택도 받을 수 있는 PRIME 관련 신설 학과에 입시 현장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 박정근 회장(화홍고 교사)은 "등록금 혜택이 많고 특화된 학과이다 보니 학생들의 관심이 많다"며 "진로진학 교사들도 PRIME 학과로 진학시키는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진해여고 김종승 교사도 "PRIME 학과가 미래지향적이다보니 자연계 학생들이 특히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공계열 정원이 늘고 인문계열 정원이 줄어드는 만큼 인문계 학생들에게 불리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따라 대학들은 교차지원을 허용해 인문계 학생들에게도 기회의 문을 열어놨다.

대형에 선정된 학교들은 모두 교차지원을 전면 허용하고 있다. 특히 한양대(ERICA)는 소프트웨어학부에서 8명, ICT융합학부에서 12명을 인문·사회계열 학생 몫으로 선발한다. 숙명여대는 공대가 신설되는 점을 고려해 자연계열 학생 위주로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일부 학교에서 문과생 쿼터제를 실시하고 이과라서 가산점 주는 곳이 없기 때문에 인문계 학생들도 충분히 교차지원을 노려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찬규 건국대 입학처장은 "문·이과간 교육과정이 다르기 때문에 문과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합격하기 어려울 수는 있다"면서도 "PRIME 신설학과는 학과에서 필요한 문과의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이해하고 이과의 교육과정을 잘 파악한다면 합격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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