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이연희 기자] 대학 교육에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기초 학업능력을 평가하는 객관식 시험인 적성고사는 학생부 성적이 높지 않은 학생들에게 ‘마지막 역전 기회’로 여겨진다. 대학별 점수 비중에 따라 적성고사에서 한두 문항을 더 맞출 경우 학생부 등급까지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A대학의 학생부 3등급과 5등급간 점수가 3점이라면 적성고사가 기본점수를 기준으로 문항별로 3.4점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1개 문제의 비중이 학생부 등급보다 높게 반영된다.

적성고사는 도입 초기에는 언어의 경우 고사성어·동의어·반의어 찾기·띄어쓰기 실력을 평가하고, 수리는 경우의 수를 일정한 규칙으로 배열하고 다음에 올 수를 추론하는 문제가 출제되는 등 IQ테스트와 유사한 형태였다.

그러나 현재는 수능형 또는 교과형 적성으로 출제되고 있다. 대학마다 전형 방법, 문항 수, 시험시간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 그러나 국어·수학·영어를 주요 평가 영역으로 수능 난이도 70% 수준의 문제들이 출제된다.

올해 수시모집에서는 가천대, 고려대 세종캠퍼스, 삼육대, 서경대, 성결대, 수원대, 을지대, 한국산업기술대, 한신대, 홍익대 세종캠퍼스 등 총 10개 대학이 적성전형으로 신입생 4479명을 선발한다. 지난해까지 적성고사를 실시하던 금오공대와 한성대가 폐지했고, 삼육대가 신규로 진입했다. 가천대와 성결대는 적성고사 위주 전형 선발인원이 늘어났다.

적성고사전형을 실시하는 대학 모두 학생부 비중을 50% 이상 두고 있기 때문에 학생부교과전형으로 분류된다. 적성고사를 각각 58.8%, 55%를 반영하는 수원대와 홍익대 세종캠퍼스를 제외하면 대부분 학생부60%+적성40%로 선발한다. 그러나 실질 반영비율로 따져보면 실제 당락은 적성 성적에 따라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진학사 김희동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적성고사는 수능 전이나 후 언제 실시하느냐에 따라 유불 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수험생들이 학습 부담이 높기 때문에 수능 전에 치르는 적성고사를 꺼려하는 편이고, 수능 전후를 비교했을 때 수능 후에 치르는 경우 합격 가능 성적이 더 높은 편이다. 따라서 적성고사에 충분히 대비한 학생이라면 수능 전에 치르는 것이 오히려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수능 전에 적성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은 △서경대 △가천대 △수원대 △을지대 △삼육대 △성결대 등 6개 대학, 수능 후에 실시하는 대학은 한국산업기술대 △홍익대 세종캠퍼스 △고려대 세종캠퍼스 △한신대 등 4개 대학이다. 이처럼 수능 전후를 기준으로 본인의 준비 정도에 따라 유·불리를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려대 세종캠퍼스는 인문계열은 국어와 영어, 자연계열은 수학과 영어를 출제한다. 홍익대 세종캠퍼스는 두 계열 모두 영어와 수학만 출제한다. 두 대학은 공통적으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한다. 가천대와 을지대, 한국산업기술대는 국어와 수학 영어 과목을 출제한다.

적성시간은 고려대 세종캠퍼스 80분, 홍익대 세종캠퍼스 100분, 한국산업기술대 80분을 제외하고 모두 60분 동안 실시되며, 대략 50문항 정도가 출제된다.

김희동 소장은 “적성고사는 조금 늦게 시작해도 큰 무리는 없지만 현재 적성을 실시하는 대부분의 대학은 수능 공부와 병행해 준비할 수 있도록 출제하고 있어 적성 고사의 학습 부담을 낮췄다”면서도 “대학별로 정형화, 유형화된 형식이 있고 빠른 시간 내에 많은 문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에 너무 늦은 준비는 금물”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또 “짧은 시간 안에 많은 문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에 제한된 시간 내에 문제를 해결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주1회 시간을 정해 반드시 실제 시험과 유사한 모의 적성을 치르면서, 적응력을 높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2017학년도 수시모집 적성고사 실시 대학 현황(자료=대교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