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별 반영 요소 달라…경험 위주 기재 중요

[한국대학신문 구무서 기자] 바야흐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시대다. 지난 2015년 5만9284명 모집을 시작으로 2016년 6만7631명 2017년 7만2101명 2018년 8만3231명(예정)을 모집하는 등 해마다 학종 전형의 모집 인원은 증가하고 있다. 학생부교과전형·논술위주전형·실기위주전형·적성위주전형 등 주요 입시 전형 중 2015년 이래로 매년 모집인원 수가 늘어나는 전형은 학종이 유일하다.

■ 기존 입시제도 단점 보완 = 학종의 탄생은 기존 입시제도의 문제점으로부터 시작한다. 본고사·학력고사·수학능력시험이 단순 암기·사교육 조장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문제 의식 하에 학생들을 점수라는 획일적 기준 대신 다각도로 평가해 역량 있는 인재를 선발하자는 취지에서 입학사정관제도가 등장했다. 성적 위주가 아닌 학생의 활동 내용을 중시했던 입학사정관제는 획일적 평가 방식에서 탈피하는 듯 보였으나 소논문·경시대회·공모전 등 비교과 활동 거대화로 오히려 또 다른 사교육 시장을 조성했다. 학생들이 여전히 고교 수업에 적극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로 남았다.

학종은 입학사정관제도의 단점을 보완한 제도다. 교과성적을 반영하고 학생부를 중심으로 평가한다. 비교과 활동도 교과 및 진학하고자 하는 학과와 관련있는 내용만 반영했다.

학종의 도입으로 나타난 긍정적인 효과는 2가지다. 첫 째, 고교 수업이 정상화됐다. 교사가 직접 작성하는 세부능력특기사항(세특)을 포함한 학생부기록이 중요한 평가자료가 되면서 학생들이 학교 수업에 적극적으로 임하게 되기 때문이다. 한영고 유제숙 교사는 "학종 도입으로 아이들이 돌아왔다. 교실로 아이들이 돌아오고 수업시간에 잠을 안 잔다. 선생으로서 굉장히 기쁜 현상"이라고 말했다.

대학도 긍정적인 반응이다. 점수 위주가 아닌 학교 특성에 맞는 인재를 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찬규 건국대 입학처장은 "성적 위주가 아니라 대학이 필요로 하는 역량을 다각도로 평가해서 판단할 수 있어 우리 대학에 맞는 인재를 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세부 평가 방식 달라 사전 확인 필요 = 입시 과정에서 학종은 학교마다 평가방식이 조금씩 다르다. 서류만으로 선발하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서류로 1단계를 거른 후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뽑는 대학도 있다. 드물지만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설정한 대학도 존재한다.

고려대·동국대·서울대·서울시립대·세종대·숙명여대·숭실대·연세대·이화여대·한국외대는 서류평가와 면접을 모두 진행한다. 단국대(죽전)·성균관대·한양대·홍익대는 면접전형 없이 서류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건국대·국민대·중앙대는 세부전형에 따라 서류만으로 선발하는 유형과 서류와 면접을 동시에 진행하는 유형으로 나뉜다.

고려대·서강대·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 등 6개 대학은 학종에 수능최저등급을 설정해놓고 있어 해당 학교를 지망하는 수험생은 사전에 수능최저등급 기준을 파악해둬야 한다.

■ 정량 집착 말고 사실·흥미 위주 승부해야 = 학생부의 구성 항목은 △인적사항 △학적사항 △출결상황 △수상경력 △자격증 및 인증 취득상황 △진로희망사항 △창의적 체험활동상황 △ 교과학습발달상황(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독서활동상황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등 총 10가지다. 이 중 △수상경력 △자격증 및 인증 취득상황 △창의적 체험활동상황 △독서활동상황 항목은 학생들의 활동을 통해 채워지는 내용이라 학생들의 관심이 높다.

수상경력은 상명·등급·수상일자가 경력에 입력되고 과정은 입력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수상의 숫자가 중요하다고 오해할 수 있다. 그러나 오성근 한양대 입학처장은 "우리는 정량평가를 지양한다. 수상이 없더라도 그 과정에서 주도적으로 역할을 한 것인지 어려움은 어떻게 극복했는지 등을 자소서에 잘 반영하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5·7·9번 역시 정량보다는 정성적인 요소가 더 중요하다고 입시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조남기 숙명여대 입학처장은 "하지 않았거나 불성실하게 임한 활동이 있을 경우 면접을 통해 질문하게 되면 결국 막히는 경우가 있다"며 "일정 정도의 양도 중요하지만 대학에서 보고싶은 것은 학생이 얼마나 성실하고 학과에 관심있으며 열정을 갖고 있는지 등이다"고 조언했다. 박영란 강남대 입학처장도 "학생·학교마다 여건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교내활동의 활동량을 중요하게 평가하지는 않는다"면서 "과장해서 표현하기 보다는 자발성·성실성·진정성을 바탕으로 있는 그대로를 설명하는 것이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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