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대도 못하는 세계대회 유치....전문대도 경쟁력있어..일률잣대 아쉬워

구조개혁 하한선 정해두고 부실대학만 해야

[한국대학신문 양지원 기자]대구보건대학은 국내 보건 분야 대학들 가운데 최고 수준의 의료 장비와 실습 현장을 구축, 글로벌한 역량을 갖춘 보건의료산업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메카로 자리 잡았다.

학생들이 학습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캠퍼스 곳곳 학생들을 위한 배려도 돋보인다. 이 대학 캠퍼스는 보건계열 특성화대학임에도 예술적이고 우아한 분위기가 독특한 느낌을 자아내는데, 이는 남성희 총장이 추구하는 인재상이 어떠한 지를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여성 특유의 부드러우면서도 섬세한 감각과 환자를 돌볼 때 인성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캠퍼스 곳곳에 유명작가들의 예술품을 비치해 놓고 학생들의 고운 심성을 키워주고 있다. 남 총장은 “지역에 소재하고 있어도 실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세계적으로 발돋움해 나갈 수 있다. 우리는 전문대학이라고 해서 학생들 기죽이지 않고 자부심을 갖도록 하고 있다”며 강한 확신과 의지를 보였다.

-특성화전문대학육성사업의 우수등급을 계속 받고 있는데 비결이 있다면.
“‘매우우수’ 등급을 받지 못해 아쉽다. 학과 특성화도 있지만 우리 대학만의 특성화가 무엇일까에 대해 중점적으로 고민하고 추진했다. 지역 산업계와 대구보건대학만이 할 수 있는 특성화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보건계열 통합교육, 즉 한두 개 있는 학과보다 전 학과가 보건 계열이기에, 공통으로 교육과정을 진행하고 학과구분없이 병원 실습 근무를 하게끔 한다. 학생들이 다른 파트, 예를 들어 임상병리, 물리치료, 일반 간호, 중환자실 근무 등도 상호 업무 이해가 가능하게 하기 위함이다.”

-‘매우우수’가 되기 위해 보완돼야 할 점은.
“특성화 참여 학과가 80%가 되다보니 사이즈가 너무 커 방만한 점이 있지 않나싶다. 규모가 작은 대학이 할 수 있는 일대일 서비스 등을 보완한다면 최우수 등급으로 갈 수 있다고 본다.”

-올해 6월부터 금연캠퍼스를 선포했다. 어떤 연유로 기획하게 된 건가.
“이전부터 학생들을 위해 금연 교육을 해 왔다. 학생회가 구성이 되면 해외연수를 데리고 가면서 금연의 필요성에 대해 누차 설명을 했다. 보건대학으로서 지역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며 우리 스스로의 건강을 책임지지 못한다면 어떻게 보건인 이라고 할 수 있겠냐는 생각에 추진하게 됐다. 흡연은 중독성이 있어 단시간에 금연할 수 없지만, 5년의 시간을 두고 흡연 장소에서만 흡연을 허락하며 학교 전체에 담배 연기가 없도록 만들어 나가자는 취지다.”

-중국 칭다오에 치기공과 센터를 준비 중이라 들었다. 구체적인 추진 상황은.
“칭다오에 있는 국제경제협력부 관리위원회 사업파트너로 체결이 돼 있고 이미 그 쪽에서 투자자가 건물을 내놓은 상황이다. 치기공과 센터가 적합하게 리모델링되는 작업과 투자자와 칭다오 시, 대학과 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사인만 남아있다. 칭다오에는 중국 대학이 많이 있지만 치기공과가 없고 중국 자체에서 치기공과, 치위생과 등이 국가 직업군으로 분류돼 있지 않다. 그만큼 수준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IT 기술 발달로 수작업으로 하기보단 캐디 캠이나 3D 프린팅 등으로 작업이 이뤄지는데 치기공과 산업을 중국에 진출시키는 게 좋은 기회라고 전망했다.”

-특별히 칭다오를 선택한 이유가 있는가.
“칭다오는 대구광역시와 자매 관계가 있는 도시이기도 하고 또 칭다오에 중‧한경제협력구가 있어 무역혁신관도 존재해 이 지역에 눈을 돌리게 됐다. 연세대 치과병원도 그 곳에 진출해 있다.”

-대학 수장으로서 교육철학과 대학 운영을 하는데 있어 원칙은 무엇인가.
“교육학제로 봐서 일반대와 전문대학으로 나누고 있는데 교육부에서는 전문대학을 직업교육대학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고등교육기관이라는 점은 간과를 하고 있고 독일의 직업학교와 같은 수준으로 보고 있는 게 안타깝다. 전문대학이 2‧3‧4년 학제를 가지고 있지만 이미 고등학교 졸업 후 고등교육을 받는 것이라면 단순히 취업률, 직업교육 이런 잣대만으론 (전문대학을 바라봐선)안 되고 창의력을 가진 고등시민을 배출한다는 인식이 있어야 하는데 이게 부족하다. 예술품이나 전시관, 아트홀과 같은 것들을 캠퍼스 조성에 활용한 이유는 학생들이 고등시민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인성을 길러주고 이들의 교양 수준을 높여주기 위함이다.”

-지방전문대학으로서 위기의식이 있는가. 있다면 향후 생존 전략은 무엇인가.
“당연히 위기의식은 많이 느끼고 있다. 국민들 머릿속에 일반대와 전문대학이 나뉘어 있고 전문대학은 공부 못하는 애들이 가서 취업하는 곳으로 인식이 돼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소위 서울에 있는 대학과 지방대학으로 또 나뉘어 있어 지방대 출신은 중소기업이나 가지 어떻게 대기업을 가냐며 위축시킨다. 글로컬 있지 않나. 지역에서 우수하면 세계적으로 나갈 수 있다고 본다. 세계 수준의 보건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우리 대학의 슬로건인데 전문대학에 있는 임상병리과가 일반대에도 만들어져 있다. 우리 대학에서 최근 태국, 일본, 필리핀 교수와 학생들이 모여 학술세미나를 열었는데, 교수들은 물론 학생들도 논문 발표를 했다. 이는 일반대에서는 못하는 일인데, 세계적으로 엮어 선도해 나간다면 우리 대학이 할 수 있는 역할, 인식도 차차 달라지지 않겠나. 국가고시 세개 분야 전국 수석도 배출했다. 임상병리과에서는 2년 연속 수석을 우리 학생이 차지했다. 이런 부분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대학구조개혁평가에 대한 아쉬움 및 보완돼야 할 사안이 있다면.
“구조개혁을 단순히 줄을 세워 줄 세우는 기준이 같은 지표로 평가하는 것에 반대한다. 보완돼야 할 점으로 첫 번째는 우리나라 산업하고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특성화도 그렇고 특성화된 학교별로 묶어 지표를 달리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둘째로는 수도권과 지방의 환경을 반영해 줘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순위를 매겨 구조개혁을 하기보다는 학교 인가 조건에 만족해 인가를 내 준 것이니, 그 다음 조건인 최소한의 만족과 유지의 하한선을 정해 놓고 이보다 밑에 있는 부실대학들을 구조개혁 하는 게 맞다.”

-‘세계로프로젝트’도 사실상 없어졌다. 고용노동부가 관할을 하거나 교육부와 공동관리하는 사업을 보며 느낀 점은.
“고용노동부 사업 가운데 청해진사업을 현재 하고 있지만 고용노동부 관할 사업은 취‧창업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해외 취업도 단순히 취업이 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닌데, 위킹홀리데이로 학생들을 보낸들 얼마나 도움이 될까. 교육부에서 해외인턴사업 등을 시행했는데 인턴십을 보낸 이후 취업으로 연결이 안 된다 할지라도 학생이 그 곳에서 느낀 바가 있고 이를 통해 장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들은 함께 묶어서 하는 게 실속이 있다. 따로 사업 운영을 하면 실효성이 없다고 본다.”

-현 정부의 전문대학육성방안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재정지원사업에 대해 국고 비용 배정만 해주고 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다. 이전 일반대가 몇 곳 없었을 당시 고교졸업생들을 위해 전문대학이 나서서 허리를 만들어 준 꼴인데, 특성화전문대학육성사업 등을 통해 인력을 배출해 특성화해라 이런 판단보다는 전문대학이 그동안 해 온 공로를 인정해 주고 어려운 부분을 해결해 주기 위해 노력해줘야 한다. 우리 대학을 예로 들면 부지가 너무 좁아 확장해 나갈 수가 없다. 지자체와 논의해 비용 처리를 해주거나 실습실 못 짓는 대학들을 위해 하나 만들어 주는 등 이런 어려움을 도와주는 것이 정부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현 구조는 평가 지표에 맞게 국고를 활용하나는 것인데 문제는 우리 사회가 아직 신뢰사회가 아니어서 엉터리로 (사업비를)쓸 것이라는 인식이 기저에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단기, 장기 목표가 있다면.
“하고 싶지 않고 또 부인 한다 해도 안 할 수 없는 고등교육인증평가 사후 점검과 특성화전문대학육성사업, 청해진사업 등이 잘 마무리되도록 하는 것, 목적과 목표에 맞게 진행되도록 관리 감독을 하는 게 우선이다. 장기적으로는 세계 수준의 보건인력을 양성하는 것인데, 우리 대학만의 면허로 미국에 가서 운전면허증과 같이 통용성있게 되도록 만들고 싶다. 보건의료인력은 인간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직업이므로 우리 간호인력 기술을 통해 세계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그런 학생들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목표다. 전문대학에 투자를 많이 해야 하는 어학 실습실 환경 등은 이미 세계 수준이지만 하드웨어와 콘텐츠인 소프트웨어를 완벽히 갖춰 2020~2030년에는 대구보건대학 면허를 세계적으로 활용하게 하는 것이다. 치위생과 졸업생들 중 독일에 넘어가 워킹 비자로 1년 일하다 바로 실기, 필기 모두를 통과해 자격증을 딴 학생이 있다. 커리큘럼 모듈이 그쪽 직업학교와 비교해 완벽하다 싶으면 시험이 통과되게 하거나 어학 능력이 되면 자격증을 따게 했는데, 전 학과에서 가능하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사)한국전문대학법인협의회 차기회장이 됐다. 앞으로의 각오와 추진 안건이 있다면.
“법인협의회가 현재 어려운 상황이다. 구성회원 법인들 가운데 회비를 내는 대학이 절반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못 내는 이유는 법인에 돈이 없기 때문이다. 또 협의회가 대학들을 위해 무슨 도움을 준 게 있냐는 반감도 있다. 현재 협의회 상황이 어려운 이유는 정부가 법인 편을 들어주지 않는 게 근본적인 원인이라 본다. 설립자 등 법인관계자들이 자긍심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는 법인이 꼭 이뤄야 할 과제인데 바로 학교 회계와 법인 회계를 통합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만 분리돼 있다.”

■남성희 총장은…
1955년생.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계명대 신문방송학과 석사, 영남대 교육학 박사를 받았다. 1978년부터 2년 간 KBS 아나운서로 재직했으며 2000~2002년 학교법인 배영학숙 이사장으로 지내다 2002년 대구보건대학 총장에 취임했다. TBC 문화재단 이사, 대구‧경북지역 전문대학장협의회 회장, 국제로타리클럽 3700지구 총재, 민주평통 대구북구협의회 부회장, 대통령직속 지방분권촉진위원회 제2실무위원장, (재)대구문화재단 이사 등을 역임했다. 내달 5일부터는 (사)한국전문대학법인협의회 차기 회장으로도 활동한다.

<대담=박성태 발행인 / 정리=양지원 기자 / 사진=한명섭 기자>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