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재정지원정책 '총액방식' 방향선회 "환영한다"

[한국대학신문 이재 기자] 대학가에 태풍처럼 몰아쳤던 산업연계교육활성화선도대학(프라임)사업이 다소 잠잠해진 분위기다. 사업 선정 직후의 열띤 환호를 뒤로하고 선정된 대학들 프라임사업을 제대로된 운영하기 위한 계획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군산대는 국립대로는 드물게 프라임사업에 선정됐다. 특히 지역중심국립대 중에선 군산대가 유일하다. 창조기반선도대학(소형) 유형에 선정된 군산대는 해양과 운송, 융합기술창업, 공간디자인 등 4개 분야 학과를 신설해 본격적인 프라임사업 운용에 나선다.

나의균 총장은 “지역중심대로서 학생을 잘 교육시켜 좋은 일자리와 매칭시키는게 최우선이다. 사회수요가 많지 않은 학과는 과감하게 교통정리해 지역에서 꼭 필요한 대학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중심국립대로서의 위상과 실질적인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나의균 총장을 만났다.

-프라임사업의 본격적인 운용 게획이 궁금하다.
“우리 대학의 키워드는 융합과 창업이다. 현장에서 통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게 목표다. 예를들어 단순히 기계공학만 배워서는 현장에서 통하지 않는다.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 각종 융복합 기술을 프라임 학과로 가르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군산대만의 자체 교육인증을 받아야 한다. 취ㆍ창업 지식을 갖추는 과목도 확충했다. 이런 교육을 잘 받은 학생은 취업에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대학으로서는 산업수요에 맞춰 정원을 조정해 전체적인 취업률 제고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국립대로서 드물게 선정됐다. 사립대와 임하는 자세가 남다를 것 같은데.
“프라임사업 초기에 사립대를 위한 사업이란 지적도 있었다고 들었다. 그러나 사회적 수요가 많은 쪽으로 정원을 이동하는 것은 사립대만의 과제는 아니다. 학부모와 학생 입장에서는 졸업 뒤 좋은 일자리를 잡는 게 우선이다. 인문사회예술계열 학생도 마찬가지다. 군산대가 지역중심국립대로서 교육 공공성과 기초학문을 진작하고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지만 지역의 청년들이 좋은 교육을 받아 좋은 일자리를 잡게 하는 것이 더욱 시급하다고 판단됐다. 기초학문 육성은 분명 필요하지만 서울대에서 하는 모든 학과를 군산대가 유지할 필요는 없다고 봤다. 그래서 지역의 산업수요와 특징에 맞게 학과를 재편했다.”

- 학령인구 감소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는데, 입학자원 감소는 모든 대학의 우려다.
“염려가 크지 않은 곳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감소에만 촛점을 맞춰선 안 된다. 더 큰 우려는 사실 진학률에 있다. 과거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은 당연히 대학에 들어왔다. 이들의 대학진학률이 한 때 80%를 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는 60%대에서 머물러 있다. 앞으로 더 떨어질 공산이 크다. 대학을 나와도 좋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니까. 단순히 계산해보면 2023년 학령인구로 추측되는 38만명 가운데 60%인 20만명만 대학으로 온다는 얘기다. 입학자원 감소와 대학진학률 하락, 이 두 가지 요인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

-구조개혁을 이끌어온 교육부가 최근 재정지원 방향을 선회했다.
“환영한다. 총액 개념에서 지원한다는 것 아닌가? 대학이 국책사업을 수주하고도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이다. 지금 선회한 방향은 대학에 지원금을 보내 원하는 혁신방향으로 사용하라는 것이다. 지금은 교육부가 지원하면서 용도를 정해놓고 예산을 집행하도록 해 재정 자율성이 별로 없었다. 대학의 내부문제와 발전방향은 총장이 가장 잘 아는데, 용도를 교육부가 제한하니까 불일치가 있었다. 사업을 단순화 하겠다는 것도 환영할 조치다. 뭣보다 정책설계나 집행을 기존의 하향식 구조에서 상향식 구조로 바꾼다는 것을 적극 공감하고 지지한다.”

-그런 정책적 건의가 총장 협의체에서 먼저 발의되고 반영되도록 하면 좋을텐데, 협의체만 많지 협의가 잘 안된다는 얘기도 나온다. 
“아쉬움이 있다. 사실 총장협의체가 다소 난립하고 있다는 문제의식도 갖고 있다. 현재 지역총장협의회장을 맡고 있긴 하지만 지금처럼 대학들이 모두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는 시점에선 총장협의회가 별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하다못해 친목도모를 하려고 해도 워낙 공무가 다망해 어렵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미래교육과 국제적 교육흐름에 맞춰 대학의 발전 청사진을 꾸려줘야겠지만 여력이 없을 것이다. 국회의원들도 대교협의 역할론을 주장하고 있긴 하지만 여유가 없다. 재정운용도 어렵고.”

- 마침 국회 얘기를 했는데 바라는 점들이 많지 않나.
“물론이다. 일단 대학구조개혁법 제정이 하루빨리 마무리되길 바란다. 국회로서 할 수 있는 최우선적인 조력이다. 국립대나 사립대 구별 없이 부실대학을 퇴출시켜야 한다. 대학에 직접 발전방향을 제시하라고 말하는 것도 좋지만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들도 발전방안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대학 총장들과 공청회 같은 것도 열고. 현장 목소리도 들어야 한다.”

-지역의 경제 상황이 궁금하다. 군산은 산업기반은 어떤가.
“낙후됐다. 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렵지 않나. 군산엔 수출기반 기업이 많아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조선업도 침체해서 구조조정 수순에 들어가다보니 군산경제가 전반적으로 많이 어려워지고 있다. 군산에는물론 산업단지들이 자리하고 있는데 제조업이 어려우니 지역경제가 무너지고 있다. 이 때문에 산학협력 등 지역기반이 필요한 사업도 어느 때보다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전북지역을 벗어나 인근지역으로 산학협력을 넓혀가는 노력을 하고는 있다. 쉽진 않다.”

-그렇다면 취업 등에도 어려움이 클텐데.
“그래서 신경을 많이 쓴다. 총장실에 학과별 취업률 디스플레이를 설치해서 매일 체크하고 교수들을 독려하는 등 노력한다. 각종 지방자치단체 모임에 나가 군산대 학생들의 우수한 역량을 소개하는 노력도 한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들과도 긴밀히 연락하면서 군산대의 평판도를 제고하는 데도 노력을 쏟고 있다.”

-학생교육에 대한 철학이 있다면.
“실무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인재를 기르고 싶다. 교육의 질관리 프로그램도 만들어서 적극 적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게 인성이다. 기업체 관계자들을 만나면 모두 인성을 강조한다. 인성을 갖춘 학생은 이미 성공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인성은 교과과정으로 길러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비교과영역에서 소화하고 있다. 요즘 학생들은 우리 세대와 정서적인 차이가 커 막무가내로 교육을 강요할 수도 없다. 일단 최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중요한 건 교수다. 좋은 인성을 갖춘 교수 아래 좋은 인성을 갖춘 학생이 나온다. 사람됨이 우선이다.”

-소통을 강조하는 총장으로 알려져 있다.
“많이 하려고 한다. 학생들을 만나보면 얘기하기 싫어하는 학생도 있게 마련이다. 근데 총장이 얘기를 듣기 싫어하면 어떻게 총장을 하겠나. 만나면 얘기를 충실하게 듣고, 또 칭찬을 많이 해주려고 한다. 개인적으로 교수가 되고 이렇게 총장까지 맡고보니 학생들이 각별하게 다가온다. 다소 미안한 말이지만 공부를 잘하는 우등생보다 못하거나 뒤처지는 학생들에게 더 신경을 쓰려고 한다.

-총장 재임기간 동안 꼭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총장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도록 대학체제를 잘 세우고 싶다. 총장 임기 2년 반 정도 넘겼고, 구성원들의 도움으로 실적도 있었다. 일간지 대학평가에서 순위도 많이 올라갔더라. 물론 순위가 전부는 아니지만 성과를 냈다는 건 사실이지 않나. 앞으로도 군산대가 산학협력으로 기치를 내건 만큼 국립대 가운데 산학협력을 가장 잘 하는 대학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하겠다.”

■ 나의균 군산대 총장은…
전북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었다. 1992년 군산대 기계자동차공학부 교수로 부임해 2005년~2008년 산학협력단장을 역임했다. 산업대학원장을 거쳐 2014년 3월부터 총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2001년부터 전북도 과학기술자문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조선해양기자재협의회장, 중소기업청 전북산업기술지원단장 등을 거쳤다. 2001년부터 전라북도 과학기술자문관, 2006년부터 군산시 지역혁신협의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대담: 이정환 편집국장 사진: 한명섭 부장 정리: 이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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