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를 배우며 문화적 관용력 높여 소통 탁월한 인재 키운다

글쓰기교육 강조·노마드역량인증제 실시·교양교육 혁신 노력
인문사회계열 중심 대학 한계 뛰어 넘는 직업 교육 강화 앞장


[한국대학신문 김소연 기자] 부산외국어대학교(총장 정해린)는 세계를 무대로 자신의 꿈을 펼치는 인재, 현대의 유목민(nomad) 양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복수학위제도와 장단기 해외수학제도 등 우수한 국제 교육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해외 학생교류와 유치노력으로 부산외대 전체 재학생 중 1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들이 학내에서 한국어를 비롯해 다양한 전공을 배우고 있다. 이에 따라 여러 해에 걸쳐 해외취업률이 전국 1,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있다. 대학 내 전체 학과 과반수가 대학특성화(CK)사업, 대학 인문역량 강화사업(CORE) 등 국제화 교육과 관련한 국고사업에 참여하는 등 특성과 강점을 살리면서도 인문사회계열 중심 대학이 갖는 한계를 뛰어넘으려 노력하고 있다. 부산외대는 외국어 능력에 IT나 관광, 경영 등 다양한 기술을 결합시키는 능력을 함양해 지구촌 어디에서나 자신의 경계를 확장시켜나가는 인재, 곧 ‘노마드(NOMAD)형 글로컬 창의 인재’를 육성할 방침이다.

■ 서로의 언어를 배우며 성장 ‘탄뎀3.0’ 구축…해외경험 통해 글로벌 인재로 ‘쑥쑥’ = 부산외대는 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사업(ACE사업)에서 노마드형 인재를 육성하는 교육, 곧 국제화 교육의 선도적인 모델을 만드는 비전을 세웠다. 이를 위해 부산외대는 현대의 유목민이 갖춰야할 핵심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교양교육, 전공교육 비교과교육 등 3개 영역에서 역량 중심으로 교육 플랫폼을 만들었다. 대학은 학생들의 역량을 엄격한 기준으로 인증해주는 ‘NOMAD역량인증시스템’도 구상했다.

부산외대는 대표적 프로그램으로 ‘탄뎀 활동’을 마련했다. 두 사람이 타는 자전거를 뜻하는 탄뎀(Tandem)은 모국어가 서로 다른 학생이 상대방에게 자신의 모국어를 가르치고 교류하는 학습법이다. 부산외대는 지난 2009년부터 이를 외국어 교육 영역에 도입하며 많은 성과를 거둬 외국어 교육의 선도 모델로 정착시켜왔다. 학습자 두 명이 파트너로 구성되는 탄뎀은 대학 내 친밀하고 건강한 학습공동 조직단위로 누구에게서나 배우고, 배운 것을 나눠주는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조직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부산외대는 탄뎀 3.0을 정규교과뿐 아니라 비교과에서도 적용해 대학의 학습문화 전반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탄뎀3.0은 △교실 탄뎀 △기숙형 탄뎀 △NOMAD학습공동체 내의 팀 △탄뎀 Zone 등으로 구현되고 있다. 교실탄뎀은 현재 개설 운영 중인 외국어학과의 탄뎀 수업과 그 수업의 체험활동형 과제수행에 지원함으로써 외국인과 내국인 학생이 함께 서로의 언어와 문화를 상호 교육하고 학습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 교실 탄뎀 수강중인 학생들이 2인 1조로 팀을 구성해 한 학기 동안 3회의 탄뎀 체험학습활동을 실시하는데, 예를 들어 수업 주차별 학습 주제에 맞춰 내외국인 학생들은 한국의 음식문화와 불교문화 접해보기, 부산의 문화유적지나 명소 방문하기 등을 수행하면서 서로의 문화에 대한 이해와 문화적 관용도 체득할 수 있다.

기숙형 탄뎀은 부산외대 기숙사에 거주하고 있는 전체 학생들 중에서 한국인 학생과 외국인 학생 1명씩 짝을 지어 활동한다. 이들은 외국어학습뿐 아니라 생활 중에 문화적 갈등을 체험하면서 자연스럽게 소통능력과 갈등상황에서의 문제해결능력, 글로벌 역량을 함양할 수 있다.

부산외대의 강점인 국제화 교육은 비교과 활동을 통해서도 이뤄지고 있다. 한 해 동안 비교과교육통합지원센터를 통해 학생들의 국제적 감각을 키워준 굵직한 비교과 프로그램에는 △유라시아 부산 원정대 △UN NGO Conference △KOICA와 함께 하는 중남미 친구들 △조선통신사 시리즈 등이 있다. 위 프로그램들은 부산시, 부산국제교류재단, KOICA, 부산문화재단 등 주최 기관 연계로 이뤄졌다.

7~8월에 걸쳐 19박20일 동안 진행됐던 ‘유라시아 부산 원정대’는 러시아 7개 도시를 돌며 관문도시로서의 부산을 알리고, 부산외대 재학생과 러시아 대학생들 간 교류를 이끌었다. 또 'KOICA와 함께 하는 중남미 친구들’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중남미의 수해지역에 직접 봉사를 나갔다. 이번 여름방학 기간에는 부산의 고등학교들을 돌며 직접 세계시민교육을 하는 강사로서 활동하기도 했다.

특히 ‘조선통신사 시리즈’는 국제화 감각을 키워주는 프로그램으로 총 3회 차에 걸쳐 진행됐다. 1차로 지난 2월 직접 옛 조선통신사의 흔적을 따라 걸으며 조선통신사의 기원을 배우는 현장연수를 진행했다. 이어서 2차로 지난 5월 시모노세키 측을 부산으로 초대해 부산시 주최로 진행된 조선통신사 행사에 학생 60여명이 직접 참여했다. 또한 3차로 이번 여름방학에 시모노세키에서 이루어진 조선통신사 행렬에 참여해 옛 조선통신사행렬을 재현했다. 학생들은 이번 경험을 통해 민간외교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며 국제적 감각을 키우는 기회를 가졌다.

■ ACE사업으로 부산외대 교육환경 어떻게 바뀌었나? = 부산외대는 교양교육을 양적·질적으로 크게 강화하고 있다. ACE사업 이전에는 20학점대에 머물러 있던 교양교육의 이수학점을 ACE사업 직전인 2015학년도 1학기에 35학점으로 올렸고, 2017학년부터는 43학점으로 교양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다.

부산외대 교양 교육에서 특히 강조하는 것은 글쓰기 교육이다. 글쓰기 교과목은 재학생 전체 필수로 수업을 듣도록 지정돼 있다. 글쓰기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글쓰기통합지원시스템'으로 불리는 온라인 글쓰기 첨삭 시스템을 구축했고, 학생들은 이 시스템으로 온라인에서 글쓰기 담당 교수로부터 글쓰기 첨삭지도를 받을 수 있다. 또 교양 수업과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예를 들어 식사하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수업시간에 하지 못했던 깊이 있는 주제로 토론하는 '유토피안 다이닝'이라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전공교육은 질적인 측면에서 직업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학생들은 전공의 여러 교과목에서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사회에 진출해 활용할 수 있도록 무언가를 설계해보고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캡스톤 디자인’ 교과목이 도입됐다. 또 가상의 현실 문제를 팀 단위로 해결해보는 PBL 수업, 전공에서 배운 지식과 기술을 활용해 지역사회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BUFS 글로컬 서비스 러닝 등을 도입했다.

융·복합 역량을 요구하는 현대사회에 맞춰 학부교육과정 내에서 개별 전공들의 벽을 허무는 융복합 교과목의 비중을 늘렸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더 넓은 시각에서 자기의 전공을 바라보는 시야를 기를 수 있다. 복수전공·연계전공·자기설계전공·부전공 등 다전공을 활성화함으로써 학생들이 융·복합 역량을 체계적으로 기르고 있다.

‘비교과통합관리시스템’도 구축했다. 대학은 이 시스템을 통해 학생들의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통합적으로 관리한다. 각각의 비교과활동은 NONAD 핵심역량과 관련돼 학생들이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할 때마다 5개의 역량이 차곡차곡 쌓이게 된다. 쌓인 역량은 마일리지로 변환된다. 비교과 활동을 통해서 모은 마일리지 점수는 졸업을 위한 기준(NOMAD역량인증제)으로도 활용된다.

[인터뷰] 서상범 ACE사업단장 (교육혁신교무처장)

"학습자 중심의 혁신적 교수방법 확신"

- 타 대학과 다른 교육혁신의 내용이 있다면.
“우리 대학은 절대 다수의 인문사회계열 학과들과 최근의 사회 변화를 견인하는 소수의 소프트웨어 관련 학과들로 구성돼 있다. 이중에서 국제화 교육의 주요 공급자와 수요자는 외국어와 관련된 인문 계열의 학과다. 우수한 외국어 교육의 전통을 살리면서 인문계의 약한 취업 경쟁력을 개선시키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교양교육의 강화, 다전공의 강화에 힘쓰고 있다. 특히 외국어에 치우친 역량을 균형 잡을 수 있도록 교양교육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교양교육을 담당하는 ‘만오교양대학’의 독립성 확보와 교수·직원 인력 보강을 통해 조직을 강화했다. 교양학점의 시수를 상향 조정하고 있으며, 교양교육 컨설팅을 통한 바른 방향의 교양교육과정 개편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 외국어대학교만이 가진 환경적 장점을 극대화하는 전략은.
“우리 대학의 강점을 더욱 살리는 방법으로는 탄뎀학습법이 있다. 기존의 탄뎀학습법은 외국어학과의 전공수업에서 내국인 학생과 외국인 학생이 서로의 언어와 문화를 나누고 배우는 것이다. 여기에서 나아가 탄뎀3.0은 교양이나 동아리, 기숙사 등에서 다양한 교류를 통해 외국인과 내국인이 만남과 협력의 장을 갖고, 전공이 다른 학생끼리,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교수들끼리도 서로의 수업운영 노하우와 최신 교수방법 적용사례 등을 나눌 수 있다. 탄뎀3.0은 우리대학이 개발해왔고 앞으로도 잘 해낼 수 있는 영역이자 타 대학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것이기에 ACE사업의 중요한 전략적 가치를 갖는다."

- 교수학습지원 및 교육환경 개선 노력과 성과를 소개한다면.
“교수학습지원센터는 학생들의 학습방법을 개선하고 또 학습활동을 지원하는 수많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대표 프로그램은 ‘노마드학습공동체’로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학생들끼리 하나의 학습 동아리를 만들어 서로 도우며 공부하는 것이다. 대학교육의 변화 뒤에는 교수학습법 혁신을 빼놓을 수 없다. 우리대학은 학습자 중심의 혁신적 교수방법을 학교 차원에서 확산하고 있고, 특히 거꾸로교실이라고 불리는 플립러닝을 통해서 학생들에게 더 많은 자기주도형 학습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 우리 대학에서 외국인 교수들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외국인 교수들만을 위한 교수방법 연구모임을 지원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과 간담회를 실시함으로써 혁신적 교수방법의 균질적 내부 확산을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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