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수(ACE협의회 회장, 건양대 총장)

▲ 김희수 ACE협의회 회장 / 건양대 총장
우리 사회는 ‘일류 대학’에 자녀를 입학시키려는 욕구는 넘치지만, 세계적 수준의 ‘명문 교육’을 하는 대학에 대한 관심은 그다지 높지 않다. 대학의 본질적인 가치는 교육이 분명한데도, 대학 졸업을 개인의 경쟁 수단 확보로 정도로 보는 경향이 아직도 강한 것이 현실이다.

2010년 시작된 학부교육 선도대학 사업은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 대학 교육사에 획기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고 생각한다. Advancement of College Education의 의미를 지닌 ACE사업은 대학이 진정한 ‘대학의 교육’을 고민하고 교육의 선도 모델을 만들어 확산시키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ACE 사업 6년의 성과를 정리하는 것은 이런 점에서 중요하다.

ACE사업의 첫 번째 성과는 교양교육에서 찾을 수 있다. 교양교육은 인문학·사회과학·자연과학이 함께 어우러진 학제적 접근을 통해 학생이 어떤 전공과 어떤 삶을 살더라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융합적 지식과 인격을 함양한다. 즉 대학의 교양교육은 교육받은 인간이 갖춰야 할 능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과정인 것이다. 하지만 그 동안의 교양교육은 전공교육의 틀에 눌려 교양 교육의 목표도, 운영의 주체도 분명치 않은 채 방치돼 오고 있었다. ACE사업은 이런 점에서 매우 중요한 변화를 이끌어 냈다. 현재 여러 대학에서는 학부대학(University College), 리버럴아츠 컬리지(Liberal Arts College), 교양기초교육대학 등의 전담 기구를 신설, 확충하고 교양교과목 개발과 교육과정 개편 등 기초교양교육을 강화했다. 독자적 운영체제와 교과목 개발에 대한 지원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성과는 창의성 함양과 융복합 교육 실현을 위한 전공교육의 다양화와 체계화를 시의 적절하게 런칭(launching)했다는 점이다. ACE 사업 이전 이미 대학 사회는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한 구조조정이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 예측했다. 또한 사회수요에 기반을 둔 통합 전공이나 새로운 학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이 확대되고 있었지만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ACE ‘잘 가르치는 대학’에서는 스스로 전공교육 과정을 구성하고 자신이 설계한 전공을 이수하는 전공교육과정을 운영하거나, 현장 중심의 전공 교육을 시도해 성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그리고 현재는 이러한 경향이 대학 사회 전반에 확산됐다.

세 번째 성과는 사회적 수요와 시대변화에 따른 교육지원시스템 개선을 지원 할 수 있었다 점이다. 교과 성과와 비교과 성과를 상호 연계하는 통합적 교육 모델을 만들어 내거나 대학의 인재상과 교육목적에 따른 특성화 비교과프로그램을 열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었다. 신입생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과 진로를 설계하고, 대학생활에 빠르게 적응하도록 지원하는 동기유발학기와 같이 다양한 학사제도도 가능해졌다. 생활과 배움을 연계하는 정주형 대학(Residential College) 운영도 확산됐다. 특히 그 동안 교수 각자의 영역에 맡겨져 있던 교수법의 역량 강화를 위해 교수법 특강·멘토링·워크숍 등을 실시해 교수의 역량 및 학생 지도 능력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21세기 교육은 변해야 한다. 교육 경쟁력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동시에 학생의 꿈과 행복을 여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우리 대학의 역사에서 ACE 사업처럼 4년제 거의 모든 대학이 새로운 변화를 위해 도전장을 내고, 선정되기를 바라는 사업은 없었다. ACE 잘 가르치는 대학은 대학의 경쟁력 확보에 결정적인 디딤돌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대학 교육계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그렇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ACE교육 사업에 가장 큰 수혜자는 결국 학생들이었다는 점이다. 학생의 꿈을 키우고, 경쟁력을 키우는 교육이 참된 교육이기에 ACE 대학은 앞으로도 확산돼야 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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