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 비전 구체화한 인재상 구현 위해 교육과정 개편

[한국대학신문 이재익 기자] 서울시립대학교(총장 원윤희)는 지난해 2기 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사업(ACE사업)을 준비하며 기존 1주기 ACE사업의 성과를 계승하고 새롭게 추진해야 할 지향점으로 ‘통섭’과 ‘인성’을 설정했다. 서울시립대는 1주기 ACE사업을 추진하며 교육과정에 대한 ‘자체인증’을 통해 교육과정의 지속적 개편·성과점검·환류를 통한 교육개선이라는 대학교육과정시스템 혁신의 총체적인 틀을 갖춘 바 있다.

서울시립대는 1주기 사업성과를 바탕으로 2기 사업에서 교육의 지향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방법을 명확히 했다. 특정 학문 분야의 전문성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진 현대 사회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사회에 공헌하는 인성을 갖춘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구를 적극 반영한 것이다.

이에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미래의 인재상을 ‘2S 통섭형 인재’로 정의하고 이러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학부교육의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2S 통섭형 인재’란 전문성(specialty) 심화를 바탕으로 나눔(sharing)을 실천하는 지식인이다. 시대적 요구에 따라 여러 전문 분야를 넘나들며 새로움을 창조하는 혁신적이며 통섭적인 인재를 의미하는 것으로 전문성은 자신의 전공 분야에 대한 자신감과 더불어 타학문과의 경계를 넘는 통섭적 역량을 포함하는 것이며, 나눔은 올바른 인성에 기반한 사회공헌형 지식인을 길러내기 위한 가치다. 무엇보다 2S 통섭형 인재는 ‘배움과 나눔의 100년, 서울의 자부심, 서울시립대학교’라는 학교의 비전을 현실에 맞게 구체화한 인재상이다.

■ 인재상 구현 위한 교육 내용 개편 = 서울시립대는 2S 통섭형 인재를 길러낸다는 목표 아래 교양교육과정 전면 개편을 시작했다. 수준별로 구성됐던 교양교육과정을 교육 목적에 따른 범주 구성으로 재구조화했다. 전공학습 기초능력 배양이 목표인 교양교육은 기초교양범주에서 제공하고, 전인적 인격 형성을 목표로 하는 교양교육은 자유교양범주에서 제공한다.

또한 서울시립대만의 인재상 구현을 위한 교양교육을 제공하는 범주로 UOS교양범주을 신설하고 그 안에 ‘통섭’과 ‘인성’ 영역을 두고 필요 교과목을 지속적으로 개발·운영하고 있다. 특히 기초교양범주에 ‘통섭기초’영역을 신설해 이번 사업의 새로운 추진 과제인 통섭적 교육을 기초에서부터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전공교육과정에서도 큰 변화가 있었다. 전공교육을 기존의 전공과정을 지속적으로 혁신하기 위한 ‘전공혁신 교육과정’과 새로운 영역의 개척을 위한 ‘통섭형 복수전공 교육과정’으로 구분해 전공의 심화와 통섭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했다. 전공혁신 교육과정에서는 학부·학과별 역량 매트릭스 구성에 기반해 지속적인 교육과정 개편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정밀한 전공교육 만족도 조사를 기반으로 매년 학부·학과 단위로 CQI(질 개선) 보고서를 작성해 교육수요에 기반한 전공교육과정의 질 관리를 제도화하고 있다. 통섭형 복수전공 교육과정에서는 빅데이터 분석학 등 7개의 통섭전공을 개발해 운영 중이며, 신규 통섭전공들도 지속적으로 개발 중이다. 일반전공과 통섭전공을 복수전공으로 이수하는 서울시립대의 통섭형 복수전공은 학부·학과 단위 프로그램에 기반한 창의적인 융합교육 프로그램으로, 안정성이 높으면서도 신규 영역에 대한 자율적인 탐색이 보장되기 때문에 통섭의 새로운 모델로서 학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립대는 교과-비교과 연계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해, 학내 비교과 프로그램을 정리하고 내용 및 역량별로 학생들에게 제시하면서 활용도를 높이는 비교과교육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학생들은 통합된 시스템에서 자신이 원하는 비교과 프로그램을 신청 및 이수할 수 있게 되고 최종적으로는 비교과 활동 내역을 입증할 이수증명서의 발급까지도 가능하게 된다. 이를 수행할 제도적 장치로써 비교과교육지원센터를 설치해 비교과교육의 질 관리 및 안정적인 비교과교육의 제공이 가능하도록 했다.

■ 다양하고 유연한 교육지원시스템 업그레이드 = 교육내용의 개편을 지원하는 교육지원시스템도 아울러 개편됐다. 가장 주목할 만한 내용은 ‘자유융합대학’의 설립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시립대 자유융합대학은 교양교육과 전공교육이 정밀하게 연계된 통섭형 교육을 추진하겠다는 대학의 의지가 반영된 조직이다. 자유융합대학은 단과대학의 위상을 가지고 자유전공학부, 융합전공학부, 교양교육부를 산하 조직으로, 교양교육에 대한 통합적 관리와 통섭형 복수전공의 개발과 운영 등을 전담한다.

제도적 변화에서는 트랙형 졸업인증제도의 추진이 눈에 띈다. 영어와 봉사활동으로 단순하게 정의됐던 기존 졸업인증제도를 개선해 다양한 외국어를 졸업 인증에 포함하고, 컴퓨터 등의 새로운 자격인증도 추가해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에 맞는 인증트랙을 선택하고 그에 맞는 역량을 길러서 졸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는 것이다.

학생지도에서는 학생의 대학생활 주기에 따른 맞춤형 지도 프로그램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립대는 새내기-재학생-예비졸업생 등 학생의 대학생활주기에 따른 최적의 프로그램을 시기별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필요 프로그램을 개발 및 운영하고 성과를 환류해 프로그램의 질을 개선하는 시스템을 구비, 학생의 만족도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수학습방법의 혁신을 위한 프로그램들도 더욱 새로워졌다. 최근의 혁신적 교수법을 받아들여 MOOC를 수업에 활용하도록 하거나 플립러닝 방식을 사용하는 수업을 확대해 가고 있다. 또한 전문성에 기반을 두고 나눔이라는 가치를 확산할 수 있도록 ‘서비스러닝’ 프로그램을 개발해 학생과 교수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으며, 스마트클래스 구축과 같은 강의환경 개선을 통해 효과적인 교육방법의 안착을 추진하고 있다.

정교한 질 관리 시스템의 운영을 통한 대학교육의 질 관리야말로 서울시립대 학부교육의 강점이다. 서울시립대는 기존 ‘자체교육인증시스템’을 ‘교육수월성향상시스템’으로 내재화해 질 관리 체계의 지속적인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교육수월성향상시스템은 기존 자체인증의 핵심 내용을 중심으로 모든 교과목에 대한 전면적인 질 관리 체계를 수립하는 것이며 수업계획서, 수업평가, CQI 보고서의 상호 연계성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한다.

핵심 역량 중심으로 계획서를 작성하고, 역량에 맞게 수업이 진행되었는지를 평가하며, 이를 자체 점검할 CQI 보고서의 작성을 의무화하는 것이다. 또한 전공교육만족도 조사를 기반으로 학부·과 교육과정 단위로도 CQI 보고서를 작성함으로써 교육의 질 관리를 체계화하고 있다.

서울시립대 학부교육혁신의 특징 중 하나는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할 수 있는 제도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혁신 학생기획평가단’이 그것이다. 평가단은 학생들을 대학교육 혁신의 한 주체로 만들겠다는 의지에서 시작됐으며, 교육수요자가 ACE 사업의 일정 부분을 기획하고 성과를 평가하게 함으로써 사업의 수요자 중심성을 강화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학생기획평가단의 운영을 통해 학생들은 각 사업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며, 개별 프로그램을 넘어 대학 운영에 이르기까지 공식적으로 의견을 제시할 창구를 얻게 된 것이다. 대학 입장에서는 학생의 참여를 통해 수요자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게 되며, 이러한 참여 활동 자체가 학생들의 경험을 확장하는 또 하나의 교육의 장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인터뷰]전인한 사업기획단장 (자유융합대학 학장)

“통섭형 교육이 심화ㆍ확신되도록 노력할 것"


- 서울시립대만의 ACE 사업 전략이 있다면.
“사회 수요와 학생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도록 노력했다. 통섭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대학이 선도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통섭형 복수전공 제도를 도입한 것, 학생 참여와 요구에 기반하여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교육혁신 학생기획평가단을 운영하는 것 등이 그 예다. 한 마디로 ‘수요자 중심성의 강화를 통한 교육 혁신’이 우리 대학의 특화된 사업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 타 대학과 차별화되는 교육혁신의 내용은 어떤 것들이 있나.
“통섭형 복수전공을 통한 교육혁신을 이야기할 수 있다. 자유융합대학이라는 통섭교육의 관리주체를 도입해 기존의 안정적인 기반 위에서 학생과 교수의 자유로운 통섭적 모색이 가능하도록 했다. 유연하게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다전공이수체제를 개편하는 등 기존 재학생들과 함께 대학 전반의 교육 및 연구 문화를 통섭형으로 전환하고자 한다. 또한 교양, 전공, 비교과의 각 영역에 대한 세분화된 질 관리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세분화된 질 관리 프로세스에 의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교육혁신이야말로 우리 대학이 교육혁신을 위해 해온 주요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 자유융합대학에 대해 소개해 달라.
“통섭교육과 교양교육혁신에 대한 고민의 결과물이 자유융합대학이다. 폭넓은 기초소양과 여러 전문성의 융합이 이루어지는 융합형 전문성이 시대의 요청이다. 교양교육을 통해 쌓은 폭넓은 기초 소양의 바탕 위에 학문간 소통과 융합을 통해 통섭형 전공교육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자유융합대학의 역할이고 목표다. 통섭 문화를 확산하고 새로운 지식인을 양성하기 위한 선도적인 대학체제라 할 수 있다.”

-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은.
“교양, 전공, 비교과교육의 질 관리를 더욱 철저히 운영하고 학생들을 위한 지원시스템을 확충해 2S 통섭형 인재 양성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겠다. 아울러 대학 밖의 사회적 목소리와 함께 대학 안에서 들리는 학생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학부교육 혁신의 필요성에 대해 구성원들과 함께 학부교육의 선도 모델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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