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 최초로 독일에서 치과진료보조원이 된 대구보건대학 출신 김소진 씨(중앙)와 DK병원 김재훈 원장, 김 씨 동기인 독일인.

[한국대학신문 양지원 기자]대구보건대학(총장 남성희) 출신 김소진 씨(22) 가 한국인 최초로 독일 치과진료보조원 시험에 최종 합격해 화제다.

김 씨는 지난 5월 필기‧실기 시험을 치른 후 지난달 7일 함부르크 직업훈련원에서 합격 통보를 받았다.

국내에선 치과위생사로 분류되는 독일 치과진료보조원의 보수와 복지는 높은 편이며 경력이 쌓이면 의료전문인으로서 월등한 대우를 받는다.

작년 대학 졸업 직후 독일로 건너간 김 씨는 현재 헤센주 바트홈부르크시 루이젠스트쎄에 위치한 DK치과에서 근무하고 있다. 거주지는 오버우어젤시 돈바흐스트라쎄에 위치한 주택으로 치과병원에서 버스로 20분 거리다.

그는 지난해 3월 병원 근무를 시작할 때부터 현재까지 남들보다 30분 이상 일찍 출근해 준비한다. 예약 환자를 살피고 독일어를 공부하기 위해서다. 독일인 치과위생사 2명과 같은 직급이지만 외국인 인만큼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달 8일부터 2주 동안은 영국과 스위스 등 주변국들을 다니며 꿀 맛 같은 휴가도 즐기고 왔다.

최성미 대구보건대학 치위생과 교수는 25일 독일 현지에 있는 김 씨를 찾아 소회를 나누고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 교수는 “낯선 곳에서 어려움을 이기고 큰일을 해낸 제자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 씨가 치과위생사가 되기까지 여러 가지 난관도 있었지만 다양한 기관들의 도움도 있었다. 2012년 대구보건대학 치위생과에 입학한 김 씨는 특성화전문대학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출범했던 세계로 프로젝트의 해외취업 희망자로 지원했다.

독일어 수업을 이수하고 졸업 후 치과에서 어시스턴트로 일했지만 치위생사가 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대구보건대학은 함부르크 직업훈련원을 수차례 찾아 김 씨의 3년 교육과정을 인정해 달라고 요청 했다. 주함부르크 총영사관(총영사 장시정)은 졸업증명서, 성적증명서, 한국 치과위생사 면허증, 임상실습평가표, 교육과정 등의 각종 서류를 공증해 주며 지원했다.

결국 훈련원에서 한국인을 위한 자격심사위원회를 최초로 열고, 훈련원의 치과방사선관리 및 치과감염관리 등 2가지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인정해 주기로 결정했다.

김 씨는 과정 이수 전 1년 워킹비자가 끝날 위기에 놓였지만 김재훈 DK병원 김재훈 원장의 도움으로 비자 연장이 됐으며 내달 초 안에는 노동비자로 변경된다.

김 원장은 김 씨에 대해 “매우 영리하고 실력이 뛰어나 병원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다”며 “환자와 스태프와의 의사소통에도 전혀 문제가 없고 환자들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김 씨의 최종 목표는 독일에서 치과의사가 되는 것이다. 그는 “타국에서 생활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는 시각과 다양한 경험을 얻을 수 있는 엄청난 일“이라며 ”후배들이 해외취업에 도전했으면 좋겠고 독일 취업을 원하는 후배들에게 어떤 방법으로든 도움을 주고 싶다“고 전했다.

장상문 대외부총장은 “소진이가 독일 치과위생사로 취업한 사례는 국내 보건계열 학생들의 독일 및 유럽 진출의 첫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독일 직업훈련원에서 한국 대학 졸업생에게 자격시험의 기회를 준 것은 취업자의 개인 능력과 주위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장 대외부총장은 이어 “확실한 준비 없이 훈련원에 시험 자격을 요청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이번 좋은 선례를 계기로 관계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많은 학생들이 양질의 해외취업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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