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연합체 모델 <한국대학신문> 프레지던트 서밋서 고민 할 것

국립대 최초 보직자 공개 모집 추천 ‘눈길’ 2학기부터 실시
지역·해외대학과의 ‘열린 소통’ 활발…“파트너 경쟁력 강화”
“정부, 국립대 교육환경시설 개선해야 국가경쟁력 발전할 것”

[한국대학신문 손현경 기자] “전 구성원들이 멋진 하모니를 이뤄내는 충북대 오케스트라의 명지휘자가 되겠습니다.”

윤여표 충북대 총장(거점국립대총장협의회 회장)의 선거 당시 슬로건이다. 윤 총장은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근 20명 핵심 보직자를 국립대학 최초로 공개 모집과 추천방식으로 선발, 임명했다.

“남들이 하던 것에는 발전이 없다. 남들이 하지 않던 것을 실천하려는 사람이다.” 그는 자기 자신을 이 같이 표현하며 “취임 후 전 보직자 출근 8시·조례 회의를 빼먹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대학 총장을 맡기 전 식품의약품안전청 청장과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 등을 맡으며 국가기관에 몸담고 있을 때 조직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각 부처 간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윤 총장이 택한 방식이다. 이는 충북대가 다른 대학보다 한 발 더 앞서가는 대학으로 자리매김한 이유 중 하나다.

윤 총장은 거점국립대총장협의회 회장으로서 국립대의 최대 이슈인 ‘지역별 국립대 엽합체 모델’에 대한 고민 또한 깊었다.

그는 “대학자원의 효율성 및 대학교육의 질적 고도화, 그리고 지역 국립대학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새로운 발전모델인 연합대학 체제가 필요하다. 거점국립대 총장들은 향후 <한국대학신문>의 국공립대 프레지던트 서밋 등을 통해 각 지역별 상황에 적합한 연합체제 모델을 고안해보는 등 지속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취임한지 2년이 지났다. 스스로 중간평가를 한다면.
“지난 2년을 되돌아보니 정말 숨 가쁘게 지내온 것 같다. 나름대로 충북대의 위상과 발전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해왔다. 충북대가 ‘대한민국의 중심, 꿈을 이루는 창의 공동체’로의 비상을 할 수 있도록 꿈꾸며 달려왔다. 이를 위해 내적으로는 대학 구성원과 소통하고 대학 조직의 특성을 살려 ‘특성화·세계화·민주화·탈권위화’를 추진해 대학 역량을 극대화 해 왔다. 교육시스템 내실화와 융·복합 교육프로세스 강화, 우수학생 유치 및 육성, 취업률 향상, 세계 유수 대학과의 교류 확대 및 학·연·산·관 연계교육 강화를 통한 ‘옹골찬 인재’ 양성에 매진했다. 외적으로는 청주 개신캠퍼스를 중심으로 오창·오송·세종의 4개 캠퍼스로 광역화하고 특성화해서 대학 지식의 클라우드를 만들어 열린 대학의 발전을 추진해 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충북대는 대학구조개혁평가 A등급, 국가고객만족도(NCSI) 국립대 부문 2년 연속 1위, 교육부 5대 재정사업 선정, 국가 청렴도 평가 거점국립대 2년 연속 1위, 국립대학 혁신지원사업(PoINT) 선정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얻었다. 또한 총장 선거 공약으로 제시했던 ‘예산(발전기금 포함) 500억원 확보’ 약속을 취임 1년 3개월 만에 이뤄냈다. 숙원사업인 ‘글로컬 교육·스포츠 컴플렉스’와 제2도서관 신축 등 각종 시설 예산과 발전기금을 637억원 확보했다.”

-지역과의 스킨십이 눈에 띈다. 의미는.
“지역과 함께 상생 발전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오송역에 ‘충북대 북카페’를 개관했고, 수곡동으로 평생교육원 확장 이전을 비롯한 여러 가지 지역사회 기여사업들을 추진했다. 그리고 지역의 인재들이 변화하는 미래 사회에 능동적으로 적응하고 발전하여 자신의 꿈을 이루어내고, 진로직업 역량을 강화하는 데에 도움을 주고자 지역 고등학교에서 특강을 했는데, 고등학생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지역사회 기여 차원에서 인근의 학교를 주기적으로 찾아가고 있고, 이 점이 보이지 않는 대학홍보 전략이라고 여겨진다. 최근에는 학생들과 함께 땀의 의미를 되새기고, 농촌의 어려움을 나누고자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보직자를 공개모집해 추천방식으로 선발했는데.
“거창한 혁신적인 내용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총장의 보직자 임명권한을 내려놓고 학교 운영의 최적임자를 객관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거쳐 임용하려 한 것뿐이다. 총장이 보직자를 직접 임명하는 방식이 대학사회에 일반화돼 있다. 그러나 학교 발전에 헌신할 역량 있는 교수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찾아내고자 전국 최초로 ‘공모와 적임자 추천 방식’을 택했다. 총장이 개인적인 관계나 판단으로 보직자들을 직접 임명하는 방식보다는 ‘공모와 적임자 추천 방식’이 더욱 훌륭하신 교수님들을 적합한 보직자로 모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부총장 대학원장을 비롯한 20명의 핵심보직자를 공모 또는 적임자 추천 절차를 거쳐 선발하며, 이 분들은 9월부터 후반기 2년 동안 일할 예정이다.”

-외국 대학과의 교류나 방문, 협약이 많다. 국제교류활성화 차원인가.
“충북대는 43개국 156개 대학과 교류 및 협약을 맺고 있다. 더불어 ‘글로컬 명문대학’으로서 학생들이 세계적인 인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 니카라과 국립대학과 한국 최초로 교류협약을 맺었고, 미국, 유럽, 중국, 일본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대학들과의 지속적인 교류도 꾸준히 확대해왔다. 이들 대학과 다양한 교류를 통해 학생들이 꿈을 키우는 계기로 삼기를 바라며, 교직원간 활발한 교류와 연구 협력으로 교육·연구·국제화 역량이 향상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대학재정 위기나 입학자원 감소를 비롯한 대학이 당면한 여러 난제들을 풀어내는 데에도 외국의 유수 대학들은 우리의 좋은 파트너로 여겨진다. 사실상, 제도적으로 막혀 있어 그동안 시도하기가 여의치 않았던 충북대의 해외캠퍼스 건립 구상도 이러한 맥락에서 박차를 가하고 있다.”

-거점국립대총장협의회 회장으로서 지역별 국립대 엽합체 모델에 대한 생각은.
“학령인구 급감으로 2023년 고교 졸업생 수는 39만6000명으로 감소하고, 대학 진학률의 동반감소로 대학 진학자 수가 현재의 절반 이하인 24만명 이하로 예상된다. 학령인구의 감소를 위시한 국내․외 여건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대학이 먼저 변해야 한다는 총론에는 모든 국립대학이 공감하고 있으나, 누가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 지에 대한 각론에는 여전히 이견이 분분한 실정이다. 고등교육법 제3조에 제시된 ‘국가가 설립·경영하거나 국가가 국립대학 법인으로 설립하는 국립학교’에 적합한 연합체 모델은 국립대학의 기본적인 책무에 대한 주요 이해당사자 사이의 합의를 전제로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문제의 본질에 접근해야 합니다. 지금 당장 특정 모델을 고집하고, 이해득실을 따져서는 문제를 풀어가는 데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거점국립대 총장협의회는 앞으로도 국립대학의 특성과 부합하는 권역별 또는 지역별 연합체 모델을 다듬어가는 데에 주어진 소임을 다하고자, 대화의 창을 활짝 열어두고자 한다.”

-총장직선제 등 교육부의 국립대 정책을 진단한다면.
“국립대학은 기초학문을 바탕으로 한 실용학문을 통해 국가의 장래와 미래를 이끌 인재를 육성하고, 지역 사회와 국가 발전에 기여해야 마땅하다. 따라서 정량화된 지표로 대학을 평가한다면 대학의 근본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 ‘큰 배움터’인 대학은 자율성을 근간으로 해야 하며, 자율성은 대학 구성원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함께 지켜야 한다. 총장직선제와 성과연봉제는 이러한 대학의 자율성이라는 큰 틀 속에서 받아들여져야 하며, 개별 대학에서 합리적인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문제점이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지혜가 선결요건이다.”

-대학구성원에게 한 마디.
“아시아 100위권 이내 대학, 국내에서 10위권 내 대학으로 만들겠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 구성원은 네트워크의 한 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소임을 다해야 한다. 우리 대학의 구성원은 지리적인 중심뿐만 아니라 학문과 정보 네트워크의 한 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소임을 다해야한다. 또 지역사회와 상호 소통하며 ‘운명공동체’라는 마음으로 상생의 길을 걷도록 최선을 다해 주기를 당부하고 싶다. 특별히 청년 대학생은 우리 사회의 가장 소중한 자산인 만큼 현실이 어렵고 힘들다고 해도 꿈을 키워 나가야 한다. 꿈을 가지고, 긍정적인 생각과 감사하는 마음으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인생을 길고 멀리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우길 바란다.”

-국립대 총장으로서 정부에 한마디.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는 고등교육의 요람인 대학에 달려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초중등교육에는 많은 관심과 재정지원이 있으나, 대학에 대한 재정지원은 매우 열악하다. 국가가 세웠고 책임져야하는 국립대학의 교육환경시설들이 부족하거나 40여년 지나 노후되어 시설개선이 절실히 필요하다. 사립대학은 설립 목적에 따라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 주고, 국립대학은 국가에서 세웠으므로 국가가 재정을 비롯해서 모든 것을 책임지고 지원해야 된다고 생각하며 전폭적인 지원을 간곡히 요청한다.”

▲ 윤여표 충북대 총장이 박성태 본지 발행인(왼쪽)과 환담하고 있다.(사진=한명섭 기자)

<대담=박성태 발행인/사진=한명섭 기자/기사작성=손현경 기자>

■윤여표 총장은…
1980년 서울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박사를 취득했다. 1986년 충북대 약학대학 조교수로 부임했고 2000년 충북대 약학대학 학장으로 부임, 2001년 대한약학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2008년 식품의약품안전청 청장을, 2011년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을 지냈다. 현재 충북대 제 20대 총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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