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이재 기자] 국립대와 사립대, 대학 산학협력단 등 각기 다른 재정회계기준을 일원화하고 이를 총괄할 대학재정전담지원조직을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를 통해 대학 재정 투명성과 신뢰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권선국 경북대 경영학부 교수는 20일 국회도서관 지하강당에서 열린 ‘대학 재정회계 이대로 괜찮은가’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토론회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염동열 의원과 한국사학진흥재단이 공동 주최한 토론회다. 

권선국 교수는 “국립대와 사립대는 다 같이 대학 교육 서비스를 하는 조직이므로 당연히 재무정보도 비교 가능해야 한다”며 “비교를 통해 (국민들에게) 사립대와 국립대간 선의의 교육경쟁을 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선국 교수는 또 대학 재정회계 지원기관 설치도 요구했다. 지원기관을 설치하면 국립대와 사립대, 산학협력단의 각기 다른 회계기준을 개정하고 기준 적용에 대한 실태조사와 회계감사 등에 대한 감리를 통해 대학 재정회계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권선국 교수의 설명이다.

국립대와 사립대 회계업무는 각각 ‘국립대학의 회계설치 및 재정 운영에 관한 법률(국립대 회계법)’과 ‘사립학교법’을 통해 처리되고 있다. 이밖에 산학협력단은 법인격으로 설립돼 국·사립대 구분 없이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른다. 이처럼 3개 기관의 회계처리 기준이 달라 국립대와 사립대간 재무정보의 직접 비교는 어려웠다. 특히 국립대는 지난해 국립대 회계법 제정 이전까지 기성회회계와 국고 일반회계로 나뉘는 등 회계 설치와 운영의 혼선이 컸다.

전문가들은 권선국 교수의 제안에 대해 의견이 엇갈렸다. ‘대학 재정회계 투명성 제고를 위한 법령 개정사항’을 발표한 김우영 동덕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립대와 사립대간 학교운영과 학사운영 이 동일하므로 공통적인 요소를 추출해 대학회계를 정하고 동일한 회계처리 방안을 모색해 대학간 비교가능성을 높여야 할 것”이라며 권 교수의 제안에 동의했다.

김우영 교수는 “대학회계총괄기구를 설치해 대학 결산서에 대한 회계감사와 회계감리기준 제정, 대학 회계기준의 제정과 개정, 교육과 질의회신, 회계정보 통합·정보제공 기능을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설립배경과 구조적 특성이 다른 국립대와 사립대의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었다. 김갑순 동국대 회계학과 교수는 “설립형태별 대학간 비교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통적인 회계처리기준을 마련하기보다 유사한 회계상 거래나 사건에 대해 동일한 회계처리방법과 재무정보 보고 형식과 수준을 사용하도록 해야 하는 문제라며 ”국립대와 사립대간 구조적 특성을 고려할 때 단일 회계기준 체계보다 별도의 회계기준을 유지하면서 비교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개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지원기관 설치에 대해서도 반대가 나왔다. 토론회를 지켜보던 한국공인회계사회 구의청 연구위원은 “국립대와 사립대를 총괄하는 지원기관의 설치는 필요하나 신설한다면 사회적인 비용소모를 초래하게 된다. 이 때문에 회계분야 전문가 집단인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이 분야에 대한 협업을 지속적으로 한국사학진흥재단에 제안해 왔으나 변변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이번 토론회에서 태도를 바꿔 적극적으로 지원기관 설치를 주장하고 있는데 배경이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한국사학진흥재단은 기획재정부의 조직 업무분장 개편에 따라 국립대에 대한 회계자문 업무도 총괄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