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Brexit) 영향은 없을 것 … 지속가능한 연금 정착에 최선"

[한국대학신문 이재 기자] “사학연금공단하면 직원들이 모두 전문가인, 그런 조직으로 만들고 싶다. 학습조직으로 만들어서 직원들이 공부하는 조직, 최고의 전문가가 되는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데까지 힘껏 해봐야겠다고 생각한다.”

김화진 사학연금공단 이사장의 포부다. 초고령화사회를 목전에 두고 더욱 연금제도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한 김화진 이사장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직원 한 명 한 명이 모두 전문가인 연금조직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4대 직역연금 중 가장 건실한 연금으로 평가 받는 사학연금이지만 앞으로 다가올 파고는 현재에 안주해선 결코 돌파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사학연금공단은 준정부기관으로 사립학교에 근무하는 교직원과 부속병원 직원들의 연금을 책임지는 기관이다. 6500여 사학의 31만여 교직원과 6만여 연금수급자가 고객이다. 현재 약 16조원의 기금을 적립하고 있는 건실한 연금기관이다.

최근엔 나주혁신도시로 이전해 새로운 ‘나주시대’를 열었다. 2014년 12월 나주혁신도시로 이전한 사학연금공단은 ‘함께(共) 일하고 불필요한 일을 더는(減) 협업과 소통의 공감(共減)리더십을 선포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사학연금공단 이사장 집무실에서 김화진 이사장에게 직접 사학연금공단의 비전을 들었다.

-연금관리가 쉽지 않겠다. 고갈이 가장 우려되지 않나. 
“그렇다. 현재 고갈을 예상하는 시점은 2051년이다. 연금이라는 게 시간이 흐르면 결국 거두는 것보다 나가는 게 많게 된다. 이미 군인연금은 1973년에 고갈됐다. 한창 갈등을 빚었던 공무원연금도 1993년에 고갈됐다. 사학연금은 2051년 고갈이 예상된다. 공단 운영의 초점은 결국 고갈을 막는 데 있다.”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려운 게 많다. 그래서 해외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 등지로 수익률을 낼 수 있는 투자상품을 물색하고 있다. 국내에선 계속 경제상황이 나빠지다보니 수익률이 좋지 않다. 최근에도 국민연금 수익률이 낮아졌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지 않나. 과거에는 채권도 이자율이 높아 운영이 가능했고, 주식가치도 경제성장에 따라 대폭 늘어왔다. 좋았던 시절이다. 지금은 투자처를 찾는 게 모든 기관들의 공통적인 어려움이 됐다.”

-브렉시트(Brexit)의 영향은 어떤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당초 영국 국민투표 당시 영국 탈퇴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었다. 브렉시트가 현실화돼 사학연금도 당황했었다. 그러나 여러 가능성을 검토한 결과 브렉시트의 결과가 시장에 장기적인 영향을 주진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이 채무불이행 상태가 되는 것도 아니고 탈퇴협상도 2년간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시스템 리스크는 아닐 것으로 본다. 공단은 일시적인 자산가격 하락 시 좋은 매수기회로 인식해 국내주식 부문 자금을 집행한 바 있다. 장기적인 영향이 없을 것으로 관측돼 특별한 운용전략의 변화는 없을 것이다.”

-정부의 국정과제인 정부 3.0이 시행 3년차다. 어떤 성과가 있었나.
“다양한 성과를 냈다. 지난 2년간 정부 3.0 생활화 기여를 위해 취약계층에 대한 찾아가는 무료 금융교육과 유족연금 알려드림 서비스 제공 등 국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정부 3.0은 박근혜 정부가 가장 중시하는 것이다. 정보를 전부 공개해 정부의 자료로 창업도 유도하고 협업을 하겠다는 내용이다. 핵심은 공유다. 우리 공단은 그래서 보건복지부와 협업해 사망자 정보를 관리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만든 사망의심자 허브시스템과 연계한 것으로 사망한 뒤에도 파악이 안돼 연금이 지속적으로 지급되는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또 국내 가입자 1위 SNS 운영기업인 다음카카오와 협약을 맺고 모바일메신저 아이디를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 상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도 금융감독원과 협약을 맺어 사학연금 가입자들이 한 곳에서 자신이 가입한 연금정보를 조회할 수 있도록 통합연금포털에 사학연금 정보를 연계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전라남도 나주로 이전한지 3년차다. 지역과의 교감은 어떤가. 
“훌륭한 수준이다. 우리 공단은 이전지역과의 상생발전을 위해 지역 인재의 등용과 지역사회 공헌활동을 확대하고 투자 여건이 맞는 광주·전남지역 기업에 투자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자 한다. 또 공공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청렴문화를 확산시켜 사학연금만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고 한다. 현재 이전 뒤 첫해에만 50여명을 채용했다. 현지 인력 고용규모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올해 초 투명경영부문 최고경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청렴도 평가도 우수하다. 비결이 있나. 
“우리 공단은 윤리·투명경영의 정착을 위해 청렴계약제와 외부회계감사제도, 클린신고센터 운영 등 다양한 제도를 도입해 실천하고 있다. 또 경영공시 체계 구축과 프로세스 개선 등을 통해 경영공시 사항에 대해 신속하고 정확한 자료를 제공해 국민의 알권리 보장과 정부정책 이행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직원들의 청렴행동 실천을 독려하기 위해 직위·직무별 청렴행동 수칙을 제시해 임직원 스스로 부패행위를 예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노력을 거듭한 게 인정받아 영예를 안게 됐다. 앞으로도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도록 투명경영 실천에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 30여년간 교육계에 몸담으며 다양한 업무를 두루 거쳤다. 현재 이사장으로서 보는 사학연금공단은 어떤가. 
“작지만 강하고 단단한 조직이다. 벌써 공단 이사장으로 부임한지 2년 반이 되어간다. 관료 시절에는 공단이 사학교직원 연금을 관리하는 기관으로 자산과 인적 규모가 큰 기관으로 오인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사장이 돼보니 200여명 남짓한 인원으로 37만명을 관리하고 있다. 취임 이래 사학가족의 경제적 생활안정과 복리향상이라는 소임을 다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연금제도 운영과 연금재정 안정화, 고객중심 서비스 강화에 중점을 두고 달성하고자 노력해왔다. 올해 초 연금법 개정으로 더 내고 덜 받는 연금제도 개선이 이뤄졌다. 운용인프라 강화와 리스크관리 고도화를 통해 기금수익률 제고에 매진하려고 한다.”

-올해 첫날 개정 연금법이 시행됐다. 기존과 차이가 큰데.
“더 내고 덜 받는다. 연금재정 안정화를 위한 개편이다. 연금지급률을 20년간 단계적으로 인하해 법 개정 이전 1.9% 였던 것이 2035년이 되면 1.7%로 낮아지게 된다. 퇴직급여 산정 재직기간 및 부담금 납부기간 상한이 개정전 33년에서 36년으로 연장됐다. 개정법 시행으로 종전 대비 적립기금 최고시점이 13년, 기금고갈시점이 18년, 연장됐다. 적립기금 최고액도 13조 3000억원으로 증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으로도 연금제도의 지속적인 손질은 불가피할 것 같은데.
“그렇다. 과거 공단은 42년간 괄목할 만한 양적 성장을 이뤘다. 생활자금과 국고학자금 대여, 제휴복지서비스 제공 등 사학 교직원의 복지증진을 위해 발전을 이뤄왔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사학연금이 제도적으로 성숙함에 따라 ‘저부담ㆍ고급여’체계에 기인한 재정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더 내고 덜 받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2015년 사학연금법 개정을 통해 급여체계의 수지불균형 문제를 완화시킴과 더불어 13개 국립대병원 직원의 사학연금 가입을 통해 수입기반을 확충해 연금기금의 고갈시점을 늦추는 등 사학연금의 재정건전성과 지속가능성을 강화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저출산 문제와 노령화 문제에 대응이 필요하다. 사학연금의 경우 출산율 저하에 따라 학령인구가 감소하게 되면 사립학교 교직원에 대한 수요, 즉 가입자가 감소한다. 수입기반이 줄어드는 것이다. 이에 따라 후세대로 갈수록 퇴직자 부양을 위한 재직자 부담이 증가한다. 이 때문에 장기적인 재정안정성과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키는 과제가 남아있다. 공단은 가입자를 확대시키고 수입기반을 확충하는 등 지속적인 제도개선을 다해 노후소득 보장과 종합적인 복지제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 김화진 이사장은… 
김화진 이사장은 1981년 23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문교부(現 교육부) 양성과와 학무과 ,경상북도교육청 등 행정사무관을 역임했고 교육부 대학재정과장과 대학제도과장, 대학원지원과장, 대학행정지원과장 등 대학 관련 업무를 두루 거쳤다. 한국해양대 사무국장으로 재직했고 부총리겸교육인적자원부장관 비서실장을 지냈다. 2014년 2월부터 사학연금공단 이사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서울대 사회교육학과와 동 대학원 정책학 석사를 했고, 미국 아이오와대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담: 이정환 편집국장, 정리·사진: 이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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