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장 단식농성 돌입…총동문회 '예수회 퇴진' 서명운동

로마 예수회 "유기풍 총장에 깊은 유감"

▲ 서강대 총학생회는 19일 오후 학생 총회를 열어 이사회에 예수회 이사진 비율을 줄이고 남양주캠퍼스 사업을 다시 추진할 것을 요구키로 의결했다. 이어 21일 0시부터 장희웅 서강대 총학생회장과 서혁진 지식융합학부 학생회장이 본관 앞에서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국대학신문 손현경 기자]  서강대 총학생회장이 단식농성에 돌입하는 등 남양주 제2캠퍼스 건립을 둘러싼 학내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남양주 캠퍼스 건립이 예수회 신부들이 중심이 된 이사회 반대로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대학과 총학생회에 이어 총동문회도 가세하며 학교 측에 힘을 보태고 있다.

서강대 총동문회는 22일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총동문회는 서강대 경영에서 한국 예수회가 물러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총동문회는 또 예수회의 이사 인원을 이사회 정수의 4분의 1인 3명 이하로 줄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예수회원만이 이사장을 맡도록 한 학교법인 정관규정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강대 총학생회는 지난 19일 학생 총회를 열고 이사회에 남양주캠퍼스 사업을 다시 추진할 것을 요구하기로 의결했다. 21일 0시부터는 장희웅 총학생회장과 서혁진 지식융합학부 학생회장이 본관 앞에서 단식 농성을 진행 중이다.

유기풍 서강대 총장은 지난 19일 로마 예수회 총원에 "문제 해결에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유 총장은 이날 아돌포 니콜라스 로마 예수회 총원장에게 "한국에 사람을 보내 예수회 이사진의 경영 전횡을 조사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보냈다.

유 총장은 탄원서에서 "학교가 7년째 재정 적자를 겪고 있는데도 이사회 과반수를 차지하는 예수회원들의 독선으로 문제가 악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 총장은 "남양주 캠퍼스 프로젝트는 제2 도약을 취지로 추진됐다"면서 "정제천 관구장은 재정 문제가 해결되면 캠퍼스 설립에 반대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예산이 마련됐는데도 프로젝트 추진을 중단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수회가 캠퍼스 설립을 반대하는 진짜 이유는 변화와 개혁을 싫어하기 때문"이라며 "학교가 발전하면 자신들의 영향력과 장악력이 약화될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로마 총원에서 직접 서울에 와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요청했다.

한국 예수회는 "아돌포 니콜라스 예수회 총원장은 유기풍 총장이 그의 응답도 기다리지 않고 언론 등을 통해 탄원서 내용을 공개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서강대가 직면한 난제들을 보다 더 건설적인 방식의 대화로써 풀어가도록 유 총장에게 당부한다"고 말했다.

서강대는 지난 2009년부터 남양주 캠퍼스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학교는 2013년 남양주시와 기본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최근 상세협약을 통한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

하지만 지난 5월과 7월 열린 이사회에서 캠퍼스 건립 마지막 절차인 '교육부 대학위치변경 승인신청' 안건이 부결되면서 프로젝트가 사실상 무산됐다. 7월 이사회에 반대표를 던진 이사 5명 중 4명이 예수회 신부였다.

남양주시는 이달 안으로 교육부에 승인신청을 내지 않으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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