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대학가 들이닥친 김영란법, 주의할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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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겠지’ 생각하고 무시한 부분도 처벌될 가능성 존재, 주의 필요

교수·학생, 취업계 출석 인정 및 성적정정요청 등 주의해야

▲ 경희대는 21일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김영란법 설명회를 진행했다.(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재익 기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28일 시행된다. 사회 전반에 걸친 적용 대상에 대학과 대학구성원들도 포함되면서 대학 전체가 분주한 모습이다.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는 김영란법 시행 준비와 함께 4만919개에 달하는 ‘적용대상기관 목록과 적용대상자 기준’을 9월초 권익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김영란법은 크게 부정청탁금지와 금품수수금지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권익위에서 사용하는 약칭이 ‘청탁금지법’일 정도다. 누구든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 직무를 수행하는 공직자 등에게 부정청탁을 해서는 안 된다. 부정청탁은 △법령을 위반하는 행위를 요청하는 것 △법령에 따라 부여받은 지위·권한을 벗어나 행사하도록 하는 것 △권한에 속하지 아니한 사항을 행사하도록 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공직자 등이 부정청탁을 받고도 신고하지 않거나,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에 상관없이 1회 100만원(연간 300만원)이 넘는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식사 접대도 3만원을 넘어서면 안 된다. 개인의 친분과는 상관없이 청탁이 오갈 수 있는 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식사비용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

권익위 홈페이지에는 김영란법에 대한 많은 사례들이 명시됐다. 홈페이지 질문 게시판에는 각종 사례에 대한 적용 여부를 묻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가장 큰 관심은 예외사유 부분이다. 공식적ㆍ 공개적으로 특정 행위를 요구하는 것과 함께 ‘사회상규(社會常規)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행위’를 예외사유로 명시해 그 구분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적발이나 처벌된 사례가 없기 때문에 모두가 조심스럽게 시행 후 추이를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권익위에서 제시한 사례들과 대학가에서 진행한 설명회 자료 등을 참고해 주요사항들을 정리했다.

▲ 권익위에서 명시한 부정청탁금지행위 목록.(자료=권익위 제공)

■ 김영란법 적용받는 ‘대학’은 398개, 시간강사 등 제외 = 권익위에서 발표한 ‘청탁금지법 적용대상 기관 및 적용대상자 판단기준’을 살펴보면 대학교수와 본부 및 법인의 임직원이 적용대상에 포함된다. 고등교육법을 포함한 관련 법령들이 인정하는 대학은 일반대, 전문대, 사이버대 등을 포함해 모두 398개다. 대학병원도 진료나 입원, 수술 관련 청탁이 금지된다.

임원은 사립학교법에 따른 이사 및 감사 등 상임·비상임 임원을 모두 포함한다. 시간강사는 현행 고등교육법상 교원과 직원에 모두 포함되지 않아 적용대상이 아니다. 다만 일부개정법률(안)이 시행되는 2018년부터는 교원으로서의 지위를 부여받게 돼 적용대상에 포함된다. 겸임교원과 명예교수 등도 ‘교원 외‘로 구분돼 적용대상이 아니다.

학교 운영에 필요한 행정직원 및 조교 등 학교·학교법인과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로를 제공하는 자는 직원으로 적용대상에 포함된다. 운동부 코치 등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미화원이나 경비업무 등으로 학교와 용역 계약 등을 통해 관계를 맺은 법인이나 단체, 개인 등은 제외된다.

각 대학에서 전공 설명회나 취업 설명회 등을 열면서 졸업생이나 사회명사들을 초대해 강연 등을 여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대학은 사례제공자가 대학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사례비를 책정해야 한다. 또한 사례를 받는 사람도 공공기관 재직자나 국가고시 합격자, 언론인 등 자신의 위치에 대해 정확히 알아두고 외부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

▲ 권익위는 부정청탁 예외사유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 등 7가지 사유를 두었다.(자료=권익위 제공)

■ 관행처럼 이어지던 대학생 ‘취업계’ 활용불가, 학칙개정 필수 = 9월 개강과 함께 교수들이 첫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공통적으로 꺼낸 이야기가 김영란법이다. 앞으로 교수들은 학생들이 취업에 성공했다고 해도 ’취업계‘를 통해 출석을 대체하는 경우를 인정해줄 수 없다. 부정청탁금지조항에 따라 학생이 출석하지 않아도 학점을 받는 행위는 불법이 되기 때문이다.

학생이 자신의 학점과 관련된 성적을 올려달라고 교수에게 부탁하는 행위도 부정청탁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청탁 학생의 경우는 자기 이익을 위해 청탁을 했기 때문에 처벌대상이 아니지만 편의를 봐준 교수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미처 수강신청을 하지 못한 학생이 추가 신청을 부탁하는 행위도 마찬가지다.

다만 대학들이 내부 학칙에 적용규칙을 명시하는 경우에는 처벌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대학은 내부 규정 등을 통해 학생이 예비군훈련이나 질병 등으로 결석하는 경우, 출석을 인정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학이 김영란법 시행에 대비한 별도 규정을 마련할 경우 김영란법으로 인한 처벌을 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립대 교수들의 외부 강연비는 시간당 100만원 이하로 제한된다. 국내 학회 등 사례 지급자가 국내기관일 경우, 내외국인 모두에게 적용된다. 단 국제기구나 외국정부, 외국대학 등 외국기관에서 지급하는 외부강의의 경우에는 상한액을 사례지급자의 기준에 따른다. 학술대회 등에서 주최 측이 제공하는 식사비용도 3만원을 넘을 경우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아직 애매한 부분도 여전히 남아 있다. 서울대 법무팀은 △교수가 김영란법 시행 전, 체결한 외부강의 계약을 통해 받은 금액이 김영란법에서 명시한 금액을 상회할 경우 △외부 기업이 대학에 강의를 위탁한 후, 대학이 강연을 주최해 특정 교수에게 위탁금을 지급하는 경우 △온라인 외부강의를 진행했을 때 강의료 지급은 1회성으로 정할 것인지 등은 아직 제대로 설명되지 못한 부분이라 설명했다. 이에 권익위는 사회 각계로부터 질의 및 이의사항 등을 받아 22일 수정사항을 발표하는 등 법 시행 전까지 적용대상기관과 매뉴얼 등을 최종 확정할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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