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천주연 기자] 지난 7월 22~24일 서울 코엑스에서 시작된 ‘2016 전문대학 엑스포’가 9월 10~11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를 거쳐 같은 달 22~23일 부산 벡스코를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모든 것이 끝난 지금, 올해 처음으로 ‘분산개최’를 시도했던 이번 전문대학 엑스포는 실패한 행사라는 평이 우세하다.

물론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도 전문대학 엑스포를 열겠다는 전문대교협의 의도는 나쁘지 않았다. 지난 2013년부터 시작된 전문대학 엑스포가 그동안 서울에서만 열려 지방 전문대학은 물론 중·고등학생들이 소외받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전문대교협의 성급함이었다. 우선 시기적으로 너무 서둘렀다. 수도권·호남권·영남권 등 세 지역으로 ‘분산개최’하기로 한 게 지난 3월이다. 6개월 후에 바로 실시하려니 어떤 형태로든 탈이 안 날 수가 없었다.

부랴부랴 영호남 개최 일정과 행사장을 잡기 시작했다. 결국 전략적으로 일정을 선택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또한 이미 각 중·고등학교의 학사 일정이 다 짜인 후라 체험학습 등으로 참여 협조 요청을 하기에도 힘든 상황이었다.

결국 방문객 유치 실패로 이어졌다. 이는 고스란히 수치로 드러났다. ‘2016 전문대학 엑스포’ 첫날 방문객 수는 △수도권 2만여 명 △호남권 2300여 명 △영남권 4300여 명 등으로 집계됐다. 전문대교협이 올해 야심차게 내놓고 추진했던 사업치고는 초라한 성적표가 아닐 수 없다. 심지어 호남권 엑스포의 경우 둘째 날 2100여 명을 기록하면서 주말인 것이 무색할 정도로 한산했다.

사실 전문대학 내에서도 그동안 한 해에 한 번씩 개최하되 지역별로 돌아가면서 하자는 목소리가 있었다. 전문대교협이 소외된 지방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형식으로 전문대학 엑스포를 진행하는 게 더 효과적일지 이 행사를 직접 운영해본 전문대학 실무자들과의 충분한 검토와 얘기 없이 독단적으로 결정했다.

실제로 이번에 처음으로 시도된 ‘분산개최’는 대학 정보를 얻고자 방문한 학생, 학부모, 교사 등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수도권의 학부모는 인터뷰를 통해 “지방의 경쟁력 있는 전문대학 특성화학과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고 왔는데 수도권 지역 전문대학 밖에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지방에서 만난 한 교사도 “지방에 있으면 수도권 지역의 전문대학 정보를 얻기 어렵다. 학생들도 수도권 지역 전문대학에 관심이 많은데 참여하지 않아 아쉽다”고 밝혔다. 결국 방문객들이 원하는 정보를 제공해주지 못한 엑스포장이 된 셈이다.

전문대학 엑스포는 전문대교협 주최 행사지만 부스비, 체험 재료비, 인건비 등 행사 전반에 대한 비용은 참가 전문대학이 모두 부담하는 구조다. 전문대교협은 이번 행사를 거울삼아 더 신중하고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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