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희 총장 "우연의 일치" 해명에 “교육부 종합감사 때, 증인 채택 할 것”

[한국대학신문 손현경·이재 기자] 정권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 딸의 특혜 입학 의혹과 관련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야당 의원들이 28일 오후 이화여대를 전격 방문해 현장조사를 벌였다.

앞서 이날 오전 열린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화여대는 2014년까지 11개 종목 선수들을 운동특기생으로 뽑아오다 2015년 이를 23개로 확대했다. 추가된 종목에는 승마가 포함됐다"며 "2015년 최씨의 딸이 승마특기생으로 입학했다. 특혜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노 의원은 "최씨 딸은 2015년 1학기에 학사경고를 받고 2학기에는 휴학을 했다. 올해 1학기에도 수업에 불참해 지도교수에게 제적 경고도 받았다"며 "이에 최씨가 4월 이대에 방문해 국제대회 참가 등으로 출석이 힘든 점을 참작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교롭게도 이대는 올해 6월 학칙을 개정해 총장이 인정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학점을 줄 수 있도록, 최씨 딸을 구제할 예외조항을 만들었다"며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이화여대는 현장조사에서 "입학종목 확대는 '대입 3년 예고제'에 따라 지난 2013년부터 예고돼있었다"고 해명했다.

학칙 개정과 소급 적용에 대해서도 이대는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며 "지난해 '에이스'(ACE) 사업의 일환으로 온라인 강의 등을 통해 학점을 따는 '도전학기제 프로그램' 떄문에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씨 딸의 지도교수가 교체된 것에 대해서는 "학교에서 일방적으로 교체한 게 아니라 지도교수 본인이 교체를 희망했다"며 "교수회의를 통해 교체했지만, 행정적으로는 교체된 게 아니다"란 답변을 내놨다.

야당 의원들은 그러나 학교 측의 해명에도 의혹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다고 보고, 최경희 총장을 증인으로 채택해 남은 확정감사에서 사실관계를 명확히 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감을 진행하던 도중 최경희 총장을 증인으로 채택하려 했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간사협의가 어려워 현장조사를 하게 된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지 못했기 때문에 몇 가지 자료를 요청했다"고 현장조사 후 브리핑에서 밝혔다.

야당이 요청한 자료는 총 5여 가지다.

자료 목록으로는 △체육 특기생 종목이 23개로 확대되는 것을 결정한 회의록 △정모 양이 학교에 출석하지 못한 이유로 제출한 경기 증빙 서류 일체 △이대에서 다른 대학 내규 서류 분석 적용했다는 일체 △도전학기제 프로그램을 실시한 이후 학칙 개정에 대한 답변, 도전학기제 참여하고 있는 30명 학생 명단, 평가기준(참고로 이날 이대 측에 정모양이 도전학기제 신청, 참여한 학생은 아니라는 답변 받음) △학칙이 개정되고 부칙에서 소급 적용된 다른 사례, 조항 △이외에도 현재 학생들이 평생단과대학사업, 프라임 사업 포함한 교육부의 재정지원사업 관련 농성 하고 있는 자료 등이다.

이날 야당 교문위원들은 △2015학년도 체육특기자 승마전형 합격과정 특혜 △2015학년도 합격 이후 정씨 학점취득 및 인정 과정 특혜 △6월 16일 이화여대 학칙 개정 관련 심의과정 및 학칙 개정 적법성 △개정 부칙 소급적용 규정의 적법성 여부(제38조, 40조, 42조) △정씨의 어머니 최순실 씨 방문 뒤 지도교수 교체과정에서의 적법성 등의 자료를 요청했다.

현장조사는 비공개로 이화여대 대학원관 지하 102호에서 열렸다.

앞서 28일 오전부터 진행된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교문위원들은 미르·K스포츠재단의 정권 게이트 의혹 등을 질의하는 과정에서 이화여대에 입학한 최순실씨의 딸 정씨가 입학과정과 학점취득 과정 등에서 광범위한 특혜를 받았다고 추궁했다.

그러나 이날 출석한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에 대해 사실확인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관련 의혹을 해소하지 못했다. 교문위원들은 이화여대에 대한 특별감사를 촉구했으나 이마저도 사실확인이 필요하다며 즉답을 내놓지 못했다.

안민석 의원은 “어제(27일) 문화체육분야 국감에서도 지속적으로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나 관련 의혹을 해소하기에 관계부처장의 답변이나 사실인지 수준이 미흡했다. 이에 이화여대를 직접 방문해 관련 의혹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은 당초 교육부 평생교육단과대학육성사업 선정에 따른 학생소요사태로 일반증인으로 출석이 유력했으나 새누리당이 김재수 농림수산해양축산부 장관 해임건의안 파동과 미르·K스포츠재단 정권 게이트로 국감을 모두 보이콧하면서 소환이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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