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실 나눠쓰고 호텔 생활도…"유학비 상승 우려에 신입생 급증"

영국의 한 명문대에서 기숙사 부족 사태가 벌어지자 이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으로 EU 국가 출신 유학생 수가 일시적으로 급증한 탓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일간 인디펜던트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경영대학원(MBA)으로 유명한 영국 워릭대에서는 현재 학부생 120명이 기숙사 방이 부족해 1인실을 다른 학생들과 나눠 쓰고 있으며 대학원생 최소 150명은 이번 학기에 호텔에서 지내고 있다.

학생 벤 해리스는 "9월 말까지 강의실에서 잠을 자야 한다는 제안을 받은 지 몇 주 안 돼 학교에서 해 줄 수 있는 최선은 근처 호텔비를 깎아주는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1인실을 나눠 쓰는 학생들도 학교를 그만두는 학생이 나와야 혼자 방을 쓸 수 있다는 말을 학교 측으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강의실 숙박을 제안했다는 주장은 부인하면서 브렉시트로 유학비가 늘 것으로 우려한 EU 국가 출신 학생들이 유학을 서둘러 결정해 기숙사가 부족해졌다고 해명했다.

EU 출신 학생들은 현재 영국 대학에서 영국 국민과 같은 비용으로 공부할 수 있지만, 6월 국민투표로 브렉시트를 결정한 영국이 실제로 EU를 떠나면 학비가 크게 늘 것으로 우려해 서둘러 유학길에 올랐다는 것이다.

피터 던 워릭대 언론담당 국장은 "브렉시트가 학생 선발과 관련해 큰 불확실성을 가져왔다"며 "대학은 브렉시트 투표 이후 EU 출신 학생들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제로 입학한 학생은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학부생에 이어 대학원생도 늘었다면서 "기숙사 방 수에 맞춰 학생 수를 조정하려고 했지만, 올해만큼 대학이 인기가 높은 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수용 가능한 인원을 넘을 정도로 입학생을 많이 받은 학교 잘못이 크다면서 학교가 학생 복지보다 돈을 중요시한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워릭대학 학생 노조는 웹사이트에 정원을 초과하는 신입생 선발에 따른 기숙사 부족 사태로 학생들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비판하는 성명을 올렸다.

이 대학 신입생 키런 오셰어는 "이런 걱정들이 대학생활을 시작하는 기쁨을 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