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어 사업, 인문학 진흥의 출발점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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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구무서 기자] "학문의 전문성을 쌓으면 취업은 저절로 따라온다"

인문학을 전공한 필자가 학부생때 교수님들로부터 자주 듣던 말이다. 교수님들은 그들의 전공 분야와 수업에 자신감이 넘쳤으며, 수업을 듣지 않고 학점을 달라는 취업계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눈치 빠른 친구들은 복수전공으로 피난해 살 길을 도모했지만 필자처럼 순진한 부류의 학생들은 '어디든 들어가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수업에 임했다. 그렇게 4년의 학위과정을 마치고 졸업장을 손에 쥔 동기들은 고시 낭인으로 전락하거나 전공과는 무관한 직무에서 헤매고 있다.

지난 달 29일 고려대에서 대학 인문역량 강화(CORE 코어)사업 출범식이 열렸다. 코어사업은 인문학 육성 및 사회수요를 반영한 학과, 교육과정 개편을 목적으로 약 600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산학협력선도대학(LINC)사업과 산업연계교육활성화선도대학(PRIME)사업 등 기존 국책 사업이 이공계 중심으로 이뤄지던 것과 달리 코어사업은 인문학에 교육부 재정이 투입되는 첫 국책 사업이다.

이 사업에 참여하는 19개 대학이 출범식을 통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게 됐다. 각 대학들은 여건과 특성화 등을 고려해 △글로벌 지역학 △인문기반 융합 △기초학문심화 △기초교양대학 등을 모델로 발전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코어사업이 반가운 이유 중 하나는 교수들의 인식 변화다. 인구론(인문계 90%가 논다), 문송합니다(문과여서 죄송합니다)와 같은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인문학 전공자들의 살 길은 막막한데도 교수들은 현실 문제에서 한 발짝 물러서 있었다.

취업계 조차 잘 받아주지 않는 철옹성 같던 인문학 교수들이 코어사업을 계기로 학생들의 사회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앞장서고 있다. 학생들의 취업역량 강화를 위해 타 전공과 융합전공을 신설하는 모습을 보면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는 안도의 한숨이 내쉬어진다.

코어사업이 해결해야 할 현안은 있다. 아직 공유되지 않은 각 대학의 사업 특징과 전략이 공유돼야 한다. 전체 사업단은 물론 권역별로도 활발한 교류가 필요하다. 학부교육선도대학(ACE)사업처럼 성공하겠다는 이병로 코어사업발전협의회장의 말이 실현되려면 각자도생이 아니라 상부상조 해야 한다.

예산이 늦게 집행되면서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은 일정을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지도 숙제로 남아있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교수들을 지속적으로 참여시킬 동기부여도 필요하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코어사업 출범식 축사에서 "급변하는 사회에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인문학"이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사람을 연구하는 인문학은 사회와 구성원이 가야할 길을 제시해주는 귀중한 학문이다. 인문학 진흥의 출발점이 될 코어사업의 성공으로 인문학도들이 비상하게 되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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