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간에서 입 많이 타는 드라마를 꼽으라면, 특히나 대학과 관련된 이들에게 묻는다면거의 예외없이 얼마전부터 선보이고 있는 월화드라마 '아줌마'일것이다.

대학교수 자리만 호시탐탐 노리는 '고등룸펜'인 남편이 끝내 시아버지의 퇴직금으로 전임강 사 자리를 사고 또 이를 지켜보는 식모살이 처지의 주인공 '아줌마'와 가족들, 주위 친구들 이 엮어가는 갖가지 애피소드가 지난주까지의 방송분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엔 전임강사 자리를 따려고 발버둥치는 우수광스러운 '허구'는 있지만 3시간 1강좌당 월 30만원도 받지 못하는 시간강사들의 '현실'은 없다.드라마엔 매 시간 2만3천 원의 강사료와 4천원의 연구비로 생활하며 대학강단을 떠메고 가는 대학의 현실은 없다.

그렇다고 제도를 발전적으로 개편했다며 10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궁핍한 강사들의 생활고를 책임지겠다고 나선다면 격이 맞지 않다. 고졸 출신의 아줌마가 대학교수를 꿈꾸는 남편을 '그렇게 살면 안된다'며 훈계하다 도리어 구박 받는 짝이니 까 말이다.

그러나 강사들이 털어놓는 실정은 빈민계층의 최저생계 보장을 목적으로 하는 생활보장제도 에라도 기대어야 할 판이다. 성균관대 강사노조 양문석 위원장(신방)은 "강사료가 독신남 표준생계비의4분의 1 수준"이 라고 잘라 말하고 "이마저 97년부터 3년째 동결됐다"며 안타까와 했다.

성균관대는 지난 9일 학부·대학원 시간당 강사료를 2만6천원으로 종전보다 2천원 인상했다고 밝혔다. 또 특수대학원은 8천원 인상된 3만2천원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강사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강사료 3만5천원, 방학중 연구비 지급 등은 또다시 빛을보지 못했다.

양 위원장은 "모양새가 각기 다른 각 대학이지만 강사 처우에 대해서는 어찌 그리 닮았는지 모르겠다"며 "방중 연구비를 지급하고 강사들의 호칭 또한 외래교수라고 부르는 성공회대만 이 황량한 우리 대학가에서 불을 밝히는 유일한 등대로 남아있다"고 나름의 전의를 불태웠다.

드라마에서 고등룸펜으로까지 희화된 6만여 명에 이르는 강사가 지금 대학강단에서 '인간다 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강의하고 있다. 박수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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