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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대학 지원 이제는 필수⑤ 동남권, 초유의 조선·해운 위기에 “힘 합쳐 핵심 역량 기를 때”전문가들 "산업 축소보다 교육·연구 활성화 해 경쟁력 길러 불황 넘어야"
이연희·구무서 기자  |  bluepress·kms@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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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0.09  21: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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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감은 모두 공유해도 대응은 달라…중앙정부 방안에만 의지할 수 없어

[한국대학신문 이연희·구무서 기자] 부산, 울산, 경남이 속한 동남권은 올해 침울한 분위기다. 대규모 구조조정의 파고가 부산 해운산업, 울산과 거제를 중심으로 한 조선산업을 덮쳤기 때문이다.

조선업계에서는 지난해 1만5000여 명의 일자리를 구조조정 명목으로 줄였고 지난 4월부터 실업률이 큰 폭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해운업계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면서 조선-해운업계에서는 자그마치 3만~3만5000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산업 위기는 당장 인재 양성을 담당하는 대학에도 벌써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선 해운 학과 입시 경쟁률 급락= 조선해운 산업이 위기로 관련 대학 학과들도 비상에 걸렸다. 당장 2017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서 조선해운항만관련 학과(부)를 운영하는 전국 21개 대학 101개 모집단위 중 71개가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하락했다.

특히 조선해운 인력을 배출하던 동남권 대학은 타격이 더 컸다. 한국해양대 조선기자재공학전공은 지난해 24.5 대 1에서 올해 4.3 대 1로 경쟁률이 눈에 띄게 줄었다. 울산대 조선해양공학부,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지난해 대비 경쟁률 하락세가 가장 큰 다섯 개 모집단위도 모두 부·울·경에 몰려 있었다. 한국해양대 교과성적우수자전형 조선기자재공학전공은 지난해 경쟁률 24.5 대 1에서 올해 4.3 대 1을 기록하며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한국해양대 아치해양인재Ⅰ 조선해양시스템공학부도 지난해 13.3대1에서 올해 6.0대1로 7.3p 감소했다. 울산대 학생부종합전형 조선해양공학부, 한국해양대 지역인재전형 조선기자재공학전공, 부산대 논술전형 조선해양공학과도 지난해 대비 각각 5.8p, 5.3p, 4.9p만큼 경쟁률이 하락했다.

기존 이론적 전문 인력이 아닌 실질적 수요에 맞춘 생산인력 양성을 목표로 2017년부터 조선해양시스템공학과로 선제적 개편을 시도한 경남대도 조선해운업 위기 여파로 경쟁률이 감소했다.

박재윤 경남대 입학처장은 "우리 대학은 공과대학 타 학과들이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많이 올랐는데 조선해양시스템공학과만 지난해보다 오르지 않아 아쉽다"며 "학부형들도 워낙 잘 알고 있는 사실이라 입시설명회에서도 큰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 오거돈 동명대 총장(가운데) 등 부산지역 대학 총장들이 지난달 13일 부산시의회에서 조선해운 위기 단기 극복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대응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한일 한국해양대 총장, 김영섭 부경대 총장, 오거돈 총장, 전호환 부산대 총장, 정철호 부산외대 부총장.(사진제공=동명대)

■위기감 공유…산학관 협력 관건=상황이 이렇다보니 대학들도 한 목소리를 내고 나섰다. 대표적으로 부산지역 대학 총장들은 지난 13일 부산시의회 프레스룸에서 공동성명서를 내고 최근 해운·물류산업의 위기와 관련, 정부의 적극적인 해결 노력과 기업의 책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총장들은 성명서를 통해 “이번 해운산업의 위기극복은 국가적 차원에서 많은 비용이 요구되는 어려운 문제이지만, 지난 50여 년 동안의 노력으로 이뤄놓은 국가물류시스템 기반이 무너지지 않고 세계 10대 무역대국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서는 물류산업의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한진해운과 한진그룹의 해운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기업의 책임 완수 △국적 정기선사 유지·운영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판단 △정부의 해운산업 위기 단기간 내 극복 노력 △대통령 직속 국가물류정책 총괄 정책기구 설립 등 4가지 견해와 건의사항을 담았다.

지난 9월에는 ‘동남권 산업 재도약’을 주제로 ‘동남권 상생발전 포럼’이 열렸다. 동남권 주력 산업 위기를 공감하고 재도약 기회로 삼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이 포럼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조선업종 토론에서 “2018년 이후 수주 시황이 정상화될 때를 대비해 산업체질 개선과 R&D역량 강화 등 핵심역량 축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 역시 인력을 줄이기보다는 오히려 조선산업과 해운물류 산업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인력과 인프라를 줄인 뒤 경기가 회복되면 경쟁국가에 뒤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얘기다.

조선해양공학을 전공한 전호환 부산대 총장은 "동남권 지역에 집중된 조선해양 기자재 산업은 국내 대형조선소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고, 해외 시장 개척 능력을 개선하기 위한 전략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세계의 조선해양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세계 시장 분석과 수요기술을 국제교류를 통해 도출하고, 해외 기관들과 연계된 공동 발전 및 연구 방안을 내놓아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중앙정부는 현재 나름대로 위기 타개 방안을 고민 중이다. 고용노동부는 추경예산을 반영해 각 지자체가 참여하는 ‘조선업밀집지역 일자리창출사업’을 시행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조만간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방안'과 '조선밀집지역 경제활성화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의 대응에 동참하는 지역 대학들도 있다. 창원대는 ‘조선산업 퇴직인력에 대한 교육 및 재취업 지원사업’에 참여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이 사업은 위기의 조선 해운업 퇴직자들을 대상으로 전직 훈련 프로그램을 실시, 프로세스를 구축해 교육 후 재취업까지 연계하는 것이 골자다. 창원대는 이 중 동일 업종 이직 교육 지원 분야를 맡았다.

그러나 막상 해당 지자체들의 대응은 상대적으로 수동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동남권 상생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동남권경제협의회가 주최한 이 행사에 참석한 부산, 울산, 경남 광역자치단체장들 역시 동남권 산업을 활성화 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부산지역 한 사립대 조선 관련 학과 교수는 “동남권은 산업이 집약적이라 산학협력이 활성화된 편이지만 위기냐 기회냐 하는 기로에 있는 만큼 정부와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다면 더 큰 위기를 불러 일으킬 우려가 있다”며 “현재 지자체는 단기적인 실업 문제 해결에 골몰하거나 너무 큰 건설사업에 장밋빛 미래를 투영하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했다.

퇴직인력 재교육 지원에 참여한 윤상환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 사업단장(창원대 기계공학과 교수)은 “시범사업은 시작했으나 막상 재교육 대상자인 퇴직자와 퇴직예정자들에게 직접 홍보되지 않은 상태다.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매스컴을 활용하는 대신 지자체에서 나서준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총장은 이를 위해 먼저 대학의 변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조선·해운산업 특성상 공학·인문학 융복합 인력이 필요하고, 공동연구 수행 효과를 산업계로 확대해나갈 수 있는 역량과 부분적 인프라를 갖춘 대학이 산업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 및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면서도 "여러 대학의 관련 학과들이 대부분 유사한 교육과정에서 배출되는 인력들의 다양성과 산업 다각화를 위해서는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대학별로 교육과정을 특화해 다양한 전문 인력 양성과 함께 산업의 다각화를 주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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