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장학금 시행 후 생계형 아르바이트 줄고 학업시간 증가

한국장학재단에서 직접대출해 금리 2.5% 실현
1500여개 재단 아우르는 민‧관장학재단협의회 구성 예정

▲ 한국장학재단의 학자금 종합지원체계

[한국대학신문 이현진 기자] “자녀가 국가장학금을 받아 등록금 부담이 크게 줄었어요. 특히 성적장학금이나 교내장학금을 지원받은 학기에는 전액 면제 받아 학비 부담이 없어요” -대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이종구 씨-

“대학에 입학했으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입학 자체를 고민할 수밖에 없었는데, 등록금 429만원 중 장학금으로 300만원이 감면돼 129만원만 납부했습니다. 학비가 크게 줄어들어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학업을 중단하지 않을 수 있었어요” -대학생 김관우(가명) 씨-

2011년 2조7000억원이였던 연간 학자금 대출액이 2015년 2조1000억원으로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국가장학금이 도입되고 지속 확대돼 온 결과다. 연차별 학자금 대출액을 보면 △2011년 2조6853억원 △2012년 2조3264억원 △ 2013년 2조5520억원 △2014년 2조4217억원 △2015년 2조1254억원이다.

경제적 여건에 관계없이 누구나 의지와 능력만 있으면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기치를 내걸고 시행된 소득연계형 국가장학금 정책이 5년째 잰걸음으로 그 효과를 거두고 있다. 대학생 학자금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이 사회 양극화 해소에도 기여하고 있다.

▲ 2016년 소득연계형 국가장학금 구조

■ 소득연계형 국가장학금, 저소득층엔 등록금 ‘전액’ 지원 효과 = 국가장학금은 이른바 ‘소득연계형’ 지급 방식으로 학생 가정의 월소득, 보유 재산 등에 따라 1~10분위로 구분해 차등 지급된다.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저소득층은 많이 지원하고,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고소득층은 적게 지원하는 구조다.

저소득층의 경우 등록금 절반이 아니라 등록금 전액을 국가장학금과 교내‧외 장학금으로 지원받아 등록금 걱정 없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다.

국가장학금 금액 규모를 보면 지난해의 경우 정부재원장학금 3조9000억원과 등록금 인하, 교내‧외 장학금 등 대학 자체노력으로 조성된 3조1000억원으로 총 7조원을 마련해 소득연계형 국가장학금을 완성했다. 올해는 정부재원장학금이 1000억원 늘어 4조원까지 확대됐다.

■ 국가장학금 시행 이후 생계형 아르바이트 줄어 = 소득연계형 국가장학금 정책은 학생들의 근로시간 감소로 이어졌다. 등록금이나 생활비 마련을 위한 ‘생계형’ 아르바이트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레 학업시간이 증가하고 일반휴학률 감소 효과까지 나타났다. 학생들의 학업 지속성이 증가한 것이다.

지난 2011년 2학기 기준 수혜 학생의 학기 중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8시간 18분이었다. 국가장학금이 시행된 이후 2015년 1학기 6시간 18분으로 2시간 감소했다. 이를 통해 주당 평균 학업시간은 2011년 2학기 16시간 12분에서 2015년 1학기 17시간 36분으로 1시간 24분 증가했다.

일반휴학률도 2011년 12.9%에서 2014년 10%로 2.9%p 감소해 학생들의 학업 지속성이 향상됐다.

■ 등록금 대출 47% 감소…금리 2.5%로 부담 ↓, 이자 지원도 = 국가장학금 지원대상인 학부생의 등록금 대출 감소는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동 기간 동안 2011년 2조1000억원에서 2015년 1조1000억원으로 47%가 감소했다. 국가장학금 확대(2012년 1조7500억원 → 2015년 3조6000원)로 인해 대출부담이 크게 완화된 것이다.

▲ 학부생 등록금 대출액 및 국가장학금 현황 (2011~2015)

그 사이 대출금리도 대폭 인하됐다. 한국장학재단은 지난 2009년 5월 설립 이후, 과거 정부보증학자금대출(2005년 2학기~ 2009년 1학기)의 6~7%대 높은 대출금리를 다각적인 금리 인하 노력을 통해 3.3%p 인하했다. 재단의 출범 이후 바로 다음 학기 였던 2009년 2학기 5.8%였던 대출금리는 2016년 2학기 2.5%로 낮아 졌다.

금리인하를 위해 재단은 은행을 거치지 않고 재단에서 직접대출 하는 방식을 시행했다. 대출재원인 재단채 발행시 국가보증을 통해 낮은 금리로 조달하는 한편 일반금융기관과 달리 대출금리에 별도의 운영비 등을 가산하지 않는 방식을 취했다.

이와 더불어 한국장학재단은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지자체 소속 학생들의 학자금 대출이자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 서울·광주·대구·부산·경기·경남·제주·과천·군산·남원·성남·아산·통영·김제·전주·장수군·완주군·진안군 등 전국 18개 지자체에서 한국장학재단과 협약해 학자금대출 이자지원을 하고 있다. 학자금 대출이자를 지원받는 대학생은 졸업 후 상환시점부터 원금만 갚아나가면 되기 때문에 상환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한국장학재단은 “정부3.0의 서비스 정부 추진을 강화해 향후 지속적으로 협약 지자체를 넓혀나갈 계획이며 학자금대출 이자지원이 필요한 대학생들은 지자체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민·관 기부로 경기도 고양·서울 응봉동 연합기숙사 건축 = 한국장학재단에 민간기업과 공공기관, 정부부처로부터 기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조성된 기부금은 푸른등대 기부장학금으로 학생들의 학비와 거주비 부담 경감을 위해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착공된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구에 1000명 규모 학생종합복지센터(대학생 연합기숙사)가 대표적이다. 이는 전국은행연합회 20개 회원사가 326억원의 건립비용을 기부해 추진됐으며 내년부터는 학생들을 수용할 예정이다. 지난 2014년 교육부의 정부 3.0 우수사례로도 선정됐다.

서울시 응봉동에도 1000명 규모의 대학생 연합기숙사가 건립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 12일 서울 한국장학재단 대회의실에서 한국장학재단과 교육부, 기획재정부, 한국수력원자력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019년 완공되는 연합기숙사는 약 6100㎡ 규모의 국가 부지에 건립되며 경주·기장·영광·울주 등 4개 원자력발전소 소재지 지자체 및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건립비 400억원을 기부받아 추진된다. 한국장학재단은 운영을 맡았다.

기숙사비는 사립대 민자 기숙사비(월 28~40만원) 대비 저렴한 월 15만원 수준으로, 당일 통학이 어려운 저소득층 대학생 등에게 우선 제공할 계획이다.

▲ 서울시 응봉동에 1000명 규모의 대학생 연합기숙사가 건립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 12일 서울 한국장학재단 대회의실에서 한국장학재단과 교육부, 기획재정부, 한국수력원자력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 민관장학재단 협의체 구성…1500여개 재단 허브역할 = 올해 하반기에는 한국장학재단이 전국 지자체와 민간 장학재단을 하나로 아우르는 민관장학재단 협의체를 구성한다. 현재 지자체·민간 장학재단은 10억원 미만부터 100억원 이상 규모까지 전국에 1474개. 그 정보를 한데 모아 활성화시킨다는 복안이다.

정부기관인 한국장학재단이 허브가 돼 장학재단들 간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학자금지원사업 조사‧연구 △학생‧학부모 상담 △학자금 지원정보 제공 및 국내 장학사업 인증제 등 민간의 장학사업에 필요한 다양한 활동을 민‧관이 함께 추진해 나가는 디딤돌 역할을 하게 된다.

현재 지자체 출연 장학재단을 중심으로 전국단위 협의회를 구성 중에 있으며 가까운 시기에 이를 발족하고  향후 민간법인이 참여할 수 있는 설립준비위를 거쳐 최종적으로 설립한다는 복안이다. 학생정보와 재원운용, 장학정보에서 국내 최고의 데이터베이스를 갖추고 있는 한국장학재단은 민간 공익법인들에 필요한 정보 및 운용 노하우를 전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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