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누리과정 블랙홀처럼 빨아들인비선실세 의혹
이기동 원장·한선교 의원 '성희롱' 발언 등 돌발이슈에 고성

▲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일정이 14일 교육부 종합감사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국감은 20대 첫 국감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역대 최악의 국감이라는 비판 속에 종료됐다. (사진= 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재·구무서·최상혁 기자] 2016년 국정감사가 14일 마지막 종합감사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새누리당의 보이콧으로 국감 일정은 19일까지 연장됐지만 새벽까지 국감일정을 강행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추가적인 일정 연장 없이 국감을 마치기로 했다.

역시나 고등교육은 이번 국감에서도 주요 의제로 등장하지 못했다. 대학 입학금 문제와 구조개혁, 대학재정지원 등 익숙한 이슈들이 다시금 등장했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분석한 사립대 부동산 투자 등이 그나마 새롭게 제기된 이슈다.

비리사학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지 못했다. 당초 예상됐던 사학비리 당사자들의 증인출석도 여야의 증인채택 협의가 결렬돼 불발됐다. 11일 국립대에 대한 감사는 그나마 고등교육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룰 것으로 기대됐지만 지난달 25일 故 백남기 농민의 사망 이후 서울대병원 측이 백 씨의 사망원인을 허위로 기록했다는 논란이 야기돼 무산됐다.

국감에서 가장 주목 받은 교육관련 발언은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대표가 불을 지핀 교육부 폐지론이다. 안철수 의원은 지난달 28일 국감에서 “현재 교육부는 교육통제부로 전락했다. 작은 문제를 하나하나 고칠 시점이 아니다.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며 국가교육위원회 신설을 주장했다.

국가교육위원회는 장관이 임명하는 정부부처인 교육부를 교육지원처 등으로 격하하고 사회와 정치계 등 각층이 참여한 위원회를 구성해 정권의 영향에서 무관한 교육정책을 수립하는 위원회다. 교육부가 총장직선제 폐지를 강행하고 재정지원을 빌미로 각종 평가를 통해 대학들을 줄세우기 하면서 안철수 의원의 이 같은 주장에 힘이 실렸다.

이밖에 국감에서 여야는 고등교육에 대해 △김영란법 시행 뒤 대학 취업계 대책 △서울·지방 기부금 유치 양극화 △대학 상업화 △학생부종합전형 등을 질의했다.

고등교육 이슈 외에도 온갖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인 것은 박근혜 정권의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 씨와 관련된 의혹들이다. 故 최태민 목사의 딸인 최순실 씨는 박근혜 대통령과 40년지기로 지낸 것으로 알려진 인물로, 최근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에 재벌이 800억원을 출연하도록 유도한 핵심으로 지목 받고 있다.

교문위는 비선실세인 최순실 씨의 딸 정모씨가 이화여대에 입학할 당시 이화여대가 특혜를 제공했고, 수업을 듣지 않고도 학점을 받거나 제적을 막기 위해 학칙을 고치는 등 각종 편법을 동원했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이화여대가 대가로 교육부의 대규모 대학재정지원 사업 9개중 8개에 선정돼 187억원을 지원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밖에도 교문위는 국감기간 내내 돌발이슈에 시달렸다. 지난달 30일 교육부 유관기관에 대한 국감에서는 이기동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의 돌발 기행으로 한 때 회의가 정회하는 등 몸살을 앓았다. 이후에도 증인채택 문제를 두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파행이 이어졌고, 13일 문화체육관광부 종합감사에서는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이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성희롱 발언을 해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되기도 했다.

한편 이번 국감은 시작부터 삐걱거렸다는 평가다. 국감을 앞둔 지난달 24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통과를 야당이 강행하면서 정부여당인 새누리당이 국감 일정을 일주일 동안 보이콧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지난 4일 국감에 복귀해 밀린 국감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19일까지 국감일정을 연기했으나 제대로 된 국감은 진행되지 못했다.

법률소비자연맹 등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국정감사 NGO모니터단은 13일 국감 중간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새누리당은 국감 보이콧으로 국회의원으로서의 책임을 방기해 정치 전반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야당 역시 정쟁에 몰두해 정책현안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다며 20대 국회 첫 국감에 대해 모니터 시작 뒤 18년 만에 처음으로 ‘F학점’을 줬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