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해임 없다” 감싸주기까지 해…특혜논란 책임 대변인 역할 해야

[한국대학신문 손현경 기자] 19일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이 사임한 가운데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 특혜 의혹 책임 논란의 불똥이 이 대학 이사회로 튈 것으로 보인다.

총장 사퇴와 상관없이 남은 의혹에 대한 해명 요구는 이제 이사회로 향할 것이기 때문이다.

▲ 총장이 사임하고 난 뒤 이화여대 본관에 모인 이화여대 구성원들.(사진 = 손현경 기자)

이화여대는 19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최경희 총장이 10월 19일자로 사임을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한 달 여 전인 지난 9월 9일 장명수 이사장은 “이사회는 총장해임을 논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 이사장은 이화여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이화가족 여러분께’라는 제목의 편지에서 “평생교육 단과대 사업(미래라이프대) 추진과 시위 대처 과정에서 총장이 여러 가지 잘못과 실수를 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서도 “어떤 이유에서든 사퇴 서명에 동참하지 않은 교수들이 80%가 넘는 상황에서 이사회가 총장의 해임을 논의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내 일각에서는 최경희 총장 사임은 꼬리자르기 아니냐라는 의혹도 일고 있다.

이화여대 일부 교수들은 “최 총장이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특혜 입학 의혹 등에 휩싸이면서 학생은 물론 교수들까지 사퇴 압박에 가세하자 이사회가 최 총장을 팽친 것”이라고 풀이했다.

대학교육연구소 이수연 연구원은 “학교에서도 130년만의 첫 교수시위가 있기 전에 수습하려고 한 것 같다. 그 뒤에서 이사회에서도 사태를 무마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을 것”이라며 “누구 한명은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했던 상황이었다. 경찰동원을 하며 시위를 진압하고 구성원들이 총장사퇴를 요구하며 70일 넘게 본관 점거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혜숙 이화여대 교수협의회장은 19일 오후 집회에서 "총장 사임 이후 초래될 수 있는 혼란을 잘 마무리 하겠다"고 말하면서도 이화여대의 지배구조가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수비상대책위원회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일련의 사태가 일어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재단의 비민주적인 지배구조에 있다"면서 학내 구성원의 의사를 충실히 반영하는 합리적인 총장선출제도와 재단 이사회를 비롯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했다.

성명서 발표 이후 교수들과 학생들은 교내를 행진하며 최순실씨 딸 관련 진상규명과 지배구조 개선, 학사문란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을 촉구해 이사회도 이번 사태에 자유로울수 없는 입장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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