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도중 퇴진은 1886년 학교 설립 이후 처음

최연소 총장에 각종 정부지원사업 싹쓸이 괄목 성과에도 ‘불통’에 낙마

▲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이 지난 3월 본지 인터뷰에서 "이화여대를 130년 역사상 가장 큰 대학으로 이끌겠다"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사진 =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손현경 기자] 평생단과대학 설립 반대에 이은 본관 점거농성 사태에 특혜 입학 의혹까지 더해져 19일 전격 사임한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은 결국 첫 불명예 퇴진 총장으로 남게 됐다.

이화여대 과학교육과를 졸업한 최 총장은 동 대학 교육대학원에서 교육학 석사, 미국 템플대(Temple University) 대학원에서 물리학 석사, 과학교육 교육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4년 모교의 사범대학 과학교육과 교수로 부임했고 이대 학생처장, 연구처장, 산학협력단장 등을 역임했다.

2006∼2008년에는 노무현 정부 대통령 교육문화비서관을 역임했으며 2014년에는 박근혜 대통령직속통일준비위원회 통일교육자문단 자문위원을 맡았다.

최 총장은 2014년 8월 화려하게 제15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52세에 총장 자리에 오른 그는 1980년 이후 이 대학 역대 최연소 총장이었으며 역사상 4번째로 젊은 총장이기도 했다.

최 총장은 취임 1년 만에 신산업융합대학을 신설하고 올해 들어서는 교육부의 재정지원사업인 산업연계교육활성화사업(프라임) 사업과 인문역량강화사업(코어) 선정으로 80억원의 지원금을 타내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동의를 충분히 얻지 않고 일방적으로 각종 사업을 강행한 것이 최 총장의 발목을 잡았다. 일부 학생과 교수들의 불만은 평생교육단과대학(미래라이프대학) 설립 계획이 알려지면서 결국 폭발했다.

학생들은 지난 7월 28일 미래라이프대학 사업 철회를 요구하며 본관 점거에 돌입했다. 최 총장이 사업을 철회하겠다고 밝혔으나 농성은 80일 넘게 이어졌다.

무엇보다 야권이 '비선 실세'로 지목한 최순실씨의 딸이 이화여대에 부정 입학했으며 학사 관리에서도 지속적인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은 최 총장에게 결정타가 됐다.

결국, 최 총장은 4년 임기를 절반 정도만 채운 채 자리에서 물러났다. 1886년부터 시작된 이대 역사에서 총장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 퇴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총장은 "입시와 학사관리에 있어 특혜가 없었으며 있을 수도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면서 "이번 학내 사태로 인해 구성원들이 더는 분열의 길에 서지 않고 다시 화합과 신뢰로 아름다운 이화 정신을 이어가자는 취지에서 총장직 사임을 결정하게 됐다"고 사퇴 공식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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