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영진 해양수산부 해양정책실장

인류가 극지에 대한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가운데, 남극은 오랜 탐험의 대상이었다. 1772년~1775년 영국인 제임스 쿡의 남극권 돌파와 아문젠(1911년 12월 14일), 스콧(1912년 1월 17일)의 남극점 도달까지, 남극 정복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의 도전이 이어졌다.

일제치하시대에서도 남극은 조선의 젊은이에게 동경의 대상이었다. 1920년 <서울> 이라는 잡지에 실린 '남북 양극의 탐험'이라는 글에서도 남극을 소재로 우리 젊은이들에게 큰 뜻을 품으라고 독려하고 있다.

극지 탐험의 꿈은 약 60년이 지난 1985년 한국해양소년단연맹의 남극관측탐험과 1988년 남극 킹조지섬의 세종과학기지 건설, 2002년 북극 다산과학기지 개소로 본격화되었다.

또한 2009년 세계 최고 수준의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건조에 이은 2014년 남극 대륙에 장보고과학기지건설로 우리나라는 남극에 2개 이상의 상주 과학기지를 보유한 극지강국이 됐다.

지난해에는 남극에서 36kg의 대형운석 등 170여개의 운석과 바다 밑 산맥인 중앙해령의 신종 생명체를 발견하기도 했다. 또한 멜버른 화산의 가스 분출 활동을 관측하는 등 국제사회가 주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지금도 남극과 북극,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에서는 극지과학자와 월동연구대, 승선원들이 영하30도에 육박하는 지구상 가장 추운 곳에서 한여름의 폭염과도 같은 열정으로 미개척지에 대한 탐험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월동연구대는 남극의 동계기간(3월∼10월)동안 1년 가까이 세상과 단절되어 극한의 탐험을 하며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의 승선원들은 2011년 러시아 국적의 ‘스파르타호’를 남빙양에서 구조했고 작년 말 우리 원양어선 ‘썬스타호’를 구조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국격을 한층 드높인 이러한 성과는 극한에서 미래를 연다는 자긍심이 없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다.

이러한 극지 과학자, 월동연구대, ‘아라온호’ 승선원들도 대학생 시절에는 취업 고민과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하던 시기가 있었을 것이다. 다만, 이들은 더 큰 꿈을 품고 기회의 문을 찾는 용기로 미지의 영역을 탐험해 온 것이다.

해양수산부에서 우리나라의 미래 극지 정책을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추진하는 북극대학(U-Arctic) 학생교류 프로그램인 ‘북극아카데미’와 ‘극지전문인력양성사업’은 대학생들이 극지에 대한 꿈을 꿀 수 있는 좋은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북극아카데미’는 북극 원주민 학생 등 20명의 북극권 대학(원)생과 국내 대학(원)생 10명이 참가하는 교육프로그램으로 북극권 국가와 우리나라의 대학원생이 북극에 대한 비전을 토론하고, 우리나라의 북극 연구 등 해양수산 역량을 소개하기 위해 매년 7월에 개최되고 있다. 국내 참가자는 매년 4월경에 모집한다.

또 ‘극지전문인력양성사업’은 남ㆍ북극권 극지 분야 유수대학인 뉴질랜드(남극권)와 노르웨이(북극권)에서 인문, 사회, 국제법 등 극지 정책에 대해 약 2~3주간의 단기 프로그램 이수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국내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상ㆍ하반기로 나누어 관련 참가자를 모집, 운영하고 있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남극점을 정복한 노르웨이 탐험가 아문센은 ‘오직 철저하게 준비한 자들에게만 승리의 여신이 찾아온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현재는 세계 최고의 극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위대한 업적을 쌓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남ㆍ북극은 세계 선진국들의 각축장이자 기회의 땅이다. 청년들이 철저한 준비와 새로운 도전을 통해 우리나라를 극지 강국으로 완성하는 주인공이 되기를 소망한다.[한국대학신문 한국대학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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