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 숭실사이버대 교무팀장

대한민국의 교육뉴스를 보면 어느 것 하나 미소 짓기 어렵다. 학생들은 취업이 안 돼 졸업을 미루고, 교수들은 각종 평가와 행정업무에 밀려 교육자로서의 길을 잃은 지 오래다. 교직원들은 각종 사업과 평가 준비에 여념이 없다.

예나 지금이나 적성과 꿈은 포기한지 오래고 오로지 성적에 맞춰 진학하게 되는 대학은 그야말로 ‘입성(入城)’이라는 글자가 딱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국제교육현장과 사회적 분위기의 변화에 발맞춰 전혀 새로운 고등교육의 장이 열렸다. 이는 2001년 첫 개교한 사이버대학교이다. 사이버대학교의 교육의 질을 논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는 단순 경계일 뿐이라 생각된다. 제대로 된 교육 설비를 갖춘 대학에서, 배우고자 하는 열망이 가득한 학생들과 함께 펼쳐지고 있는 학업의 장을 두고 질을 논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사이버대 수업은 전국 각 도시 뿐만 아니라 농어촌의 산지 벽촌, 하물며 해외에서도 듣는다. 70~80% 이상이 직장인인 학생들은 졸린 눈을 비비며 강의를 듣고 과제를 제출한다. 늦은 밤 시행되는 시험을 기다리며 성적이 취업의 수단이 아닌 자신과의 싸움에 대한 보상이라 생각하는 교육의 현장이다.

몇 해 전 지방에서 공부를 하는 학생들을 만난 적이 있다. 그 중 한 학생이 생전 처음 보는 교직원을 붙잡고 자기의 인생 스토리를 얘기한 적이 있다. 너무 힘든 시기에 자신을 위해 무엇인가 하고 싶어 사이버대학교를 선택했다고 한다. 마지막 학기 등록금이 없어 등록을 포기할까 할 때 온 가족들이 그래도 너무나 행복해 하는 공부이니 끝까지 마치라는 응원을 해줘 어렵게 마련한 마지막 등록금을 납부해 수업을 듣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이제 졸업만 하면 된다며 눈물을 글썽이는 학생들을 바라보며 나보다 연배가 위인 학생을 그저 안아줄 수밖에 없었다.

매년 사이버대학교 졸업식을 보면 아버지의 졸업을 축하 하러 온 어린 자녀들과, 어머니의 졸업을 축하하는 장성한 아들, 며느리 졸업을 축하하려고 지방에서 올라온 아흔이 넘는 시어머니, 학업을 포기했다가 다시 도전해 학위를 취득하는 젊은 청춘들이 모인다. 이들이 사이버대학교의 주인공이자 교육현장의 산 증인이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지식적 교육도 중요하지만, 살아 숨쉬는 교육, 스토리가 있는 교육, 꿈을 꾸고 꿈을 이뤄 나가는 교육이야 말로 교육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가치가 아닐까 싶다.

따뜻한 교육이 그립다면, 지금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고군분투하며, 강의 하나하나가 벅차오르고, 공부 하나만으로 기뻐하는 10만 명 사이버대학교 재학생들을 만나보시길 권하고 싶다.

쌀쌀한 가을밤이 깊어가는 시간에도 따뜻한 교육은 진행 중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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