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희귀 해외유물 DB화

▲ 전남 보성군 대원사 티베트박물관 소재 '부모불: 법신보현과 그 비(Darmakaya Samantavadra)

[한국대학신문 김소연 기자] 한양대는 배기동 교수(문화인류학)가 이끄는 국내 소재 해외문화유산 조사단이 '국내 소재 해외문화유산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사업' 1차년도 조사를 마무리했다고 24일 밝혔다.

국제박물관협회 한국위원장인 배 교수는 한국연구재단 지원 아래 2015년 9월부터 만 3년 동안 전국 박물관 100여 곳에 소장된 외국 문화유산 2만여 점을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을 벌였다.

조사단은 첫해 동안 박물관 40곳의 유물 1만1099점을 DB로 구축했다. 한양대는 국내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 외국 문화유산 중에는 출처 지역에서도 매우 희귀한 것으로 분류하는 유물이 다수 있었다고 전했다.

전남 보성군 대원사 티베트박물관에는 티베트에서 18세기에 만들어진 황동 불상 '부모불:법신보현과 그 비'가 있는데, 이는 남녀 불상이 마치 성관계를 맺듯 마주 보고 앉아 끌어안은 자세의 불상이다.

조사단은 "세속적인 면이 제거된 한국 불교문화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도상이지만, 티베트 불교에서는 부와 모의 합일을 우주의 근본으로 여긴다"고 설명했다.

강원 원주 치악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에는 15세기 중국 명나라 때 판각된 '불정심다라니경'(佛頂心陀羅尼經)이 있는데, 이는 명 황실에서 판각된 '불정다라니경' 내부 각본 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한 점으로 조사됐다.

불정심다라니경은 '마음을 다해 읽으면 재앙을 피할 수 있다'는 불교신앙과 함께 널리 유통된 경전이다.

이 밖에도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 미국 등 지역을 가리지 않는 각종 희귀유물이 국내 곳곳에 퍼져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단은 첫해 동안 수도권 지역 박물관에 소장된 유물을 집중적으로 조사했고, 두 번째 해에는 전국 박물관으로 조사 지역을 확대한다.

국가 차원에서 외국 유물을 문화자원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DB를 구축하는 한편, 일부 희귀 유산은 일반인이 쉽게 관람할 수 있도록 '가상 박물관'을 구성할 방침이다.

아울러 조사단은 외국 유산의 중요도를 평가해 보존 조치 방법 및 국가적 활용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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