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중 건양대 산학협력단 팀장

요즘 대학은 우수한 학생을 뽑아 다양하고 전문적인 스펙을 만들어 대기업에 취직시켜야 명문대학이라는 소리를 듣곤 한다.

그러나 대학에서 좋은 스펙을 쌓은 학생들도 요즘 유행하는 3포세대, 5포세대, 7포세대라고 불리며 힘겹게 생활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12일 발표한 9월 청년실업률은 '9.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최악의 실업에도 공기업과 대기업은 국내외 경제 및 업종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아 채용을 줄이고 있다. 열정을 빌미로 청년들에 저임금 노동을 요구한다는 뜻의 ‘열정페이’라는 신조어가 생길만큼 암울한 현실이기도 하다.

교육부에서는 지난 2004년 처음으로 계약학과 제도를 운영했으며 지난해에는 사회수요 맞춤형 인력양성을 위한 계약학과 운영 효율화 방안을 발표했다. 채용조건형과 재교육형으로 구분되는 계약학과는 공동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채용 또는 재교육을 하는 시스템이다. 계약학과 제도는 사회수요에 맞는 인력을 양성하는데 부응하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 위주의 계약학과는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반면 중소・중견기업들은 계약학과를 설치하기도 어렵고 계약된 인원을 채용하기도 어려운 구조이다.

우리대학에서 추진하고 있는 예약학과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건양대 예약학과는 기업 현장에서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핵심역량을 구현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대학에 주문하고, 학과 내 교육과정을 함께 구축해 실제 운영에도 기업이 직접 참여한다. 이를 통해 현장요구가 가장 잘 반영될 수 있도록 계획된 교육과정이다.

1차 기업(Primary Enterprise, 대학과 함께 실제 교육과정을 설계・운영)과 2차 기업(Secondary Enterprise, 대학과 1차 기업이 함께 교육해 배출된 인재를 직접 채용하여 활용하는 기업)이 함께 채용약정을 통해 단일 기업이 아닌 복수의 기업에서 채용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이다. 이러한 예약학과 시스템은 공학 위주 계약학과의 한계에서 벗어나 인문사회계열까지 채용범위 분야를 확대 할 수 있게 된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에 따라 급변해 사라지는 직업과 떠오르는 직업 대처를 위한 각 대학별 차별화된 교육시스템으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입학자원과 취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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