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동생은 챙기면서 대학생은 오지로 내보내나”

“총리·내각도 선임 말고 대통령 퇴진해야”
5일 전국 지역 단위 대학생 시국회의 개최 예고

[한국대학신문 이재익·구무서 기자] “박근혜 정부는 아는 동생들은 챙겼지만 제일 중요한 국민들의 목소리는 듣지 않았다. 기업들이 일자리는 만들지 않고 돈을 긁어모아 정권에 바칠 때 대학생들은 실업난을 견디며 중동, 오지로 가라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전국 40개 대학 총학생회를 포함한 57개 대학생 단체가 2일 서울 광화문 세월호광장에서 ‘박근혜 퇴진!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 선포식을 가졌다. 선포식에 참가한 학생대표들은 사유화된 국가권력에 분노하고 대통령을 비롯한 정권 실세들의 부패를 비판했다.

학생들은 박근혜 정부가 최순실씨 딸에게 특혜를 베푸는 동안 이 나라의 미래인 청년과 대학생들은 내팽개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교수님과 학칙도 바꾸며 권력의 특혜를 받을 때 대학생들은 강화되는 경쟁 속에 시험과 리포트를 준비하며 수많은 밤을 새워야 했다”고 비정상적인 현실을 꼬집었다.

또한 “박근혜 정부 아래서 이 땅의 민주주의는 죽어 있었고 국민들은 신음과 고통 속에 있었다. 온 국민이 현 사태에 분노하고 거리로 나선 것은 최순실이라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 박근혜 정권의 4년 속에 축적됐던 분노가 폭발한 것을 의미한다. 이런 시대에 대학생들은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며 대통령 퇴진을 외쳤다.

▲ 전국 40개 대학 총학생회를 포함한 57개 학생단체가 2일 서울 광화문 세월호광장에서 ‘박근혜 퇴진!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 선포식을 가졌다. 선포식에 참가한 학생들은 사유화된 국가권력에 분노하고 대통령을 비롯한 정권 실세들의 부패를 비판했다.(사진=이재익 기자)

학생들의 현 정권에 대한 분노는 개별발언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학생들은 나라가 바로 서고 국정이 정상화되기 위해선 박근혜 대통령이 퇴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은혜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은 “이화여대는 그간 정유라의 부정입학과 학사특혜로 많은 논란이 있었다. 그 중심에 있던 최순실은 모든 국가 운영에 관여하고 있었다. 이건 헌정질서가 파괴된 비정상 국가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며 “책임총리제, 거국중립내각제로 해결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대통령이 바뀌어야 한다. 국민이 위임한 권력이라면 국민이 물러나라 요구할 때 물러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 대학생들과 청년들의 동참도 제안했다. 유영현 부산대 총학생회장은 “평소 정치에 관심을 가지지 않거나 경계하던 학생들이 오히려 행동하려 한다. 지역에서도 함께 행동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4·19, 부마항쟁, 5·18도 청년과 학생들이 행동을 선도한 것처럼 이번에도 그런 역할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번 선포식에는 대학 총학생회뿐만 아니라 다양한 학생단체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416대학생연대 장은하 대표(한신대)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932일이 됐다. 있을 수 없는 그날, 희생자들은 존재하지 않는 국가를 기다렸다. 대통령의 7시간 등 각종 음모론은 피해자 가족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현 국정파괴사태에 대한 의혹은 권력집단이 그대로 있는 한 밝혀질 수 없다. 대통령 퇴진은 국정원 개입, 세월호 참사를 비롯한 모든 의혹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번 선포식 이후 전국 대학생 시국대회를 가진다. 3일과 4일 각 대학별로 문화제를 진행하고 5일에는 지역별로 전국 대학생 시국대회를 열고 선언문을 발표한다. 오는 12일에는 민중총궐기 참가 전 ‘청년총궐기’에 참가할 예정이다.

▲ 학생들은 이번 선포식 이후 전국 대학생 시국대회를 가진다. 3일과 4일 각 대학별로 문화제를 진행하고 5일에는 지역별로 전국 대학생 시국대회를 열고 선언문을 발표한다. 오는 12일에는 민중총궐기 참가 전 ‘청년총궐기’에 참가할 예정이다.(사진=이재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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