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사립대 바로보기④] “구조개혁평가와 별개로 학생들 교육받을 권리 보장해야”
[기획/사립대 바로보기④] “구조개혁평가와 별개로 학생들 교육받을 권리 보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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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장학금·학자금대출 제한 탓에 재학생 경제적 어려움 ‘호소’

사립대를 제대로 볼 때가 됐다. 그간 온갖 부패와 불통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사립대. 동시에 사립대는 국내 고등교육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비리사학의 얼룩과 느리고 변하지 않는 둔감한 기관이라는 허상을 벗기고 난 사립대의 실체는 어떨까. 본지는 4차 산업혁명을 목전에 둔 시점에서 국가 발전을 이끌어온 사립대의 부정적인 허상을 걷고 제대로 된 발전전략을 마련하고자 7회에 걸쳐 ‘사립대 바로보기’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와 공동으로 기획연재한다. <편집자주>

연재순서
➀ 재정난에 빠진 사립대와 교육부의 ‘줄세우기’
➁ 사립대 재정 체질 개선과 재정교부금법 제정
➂ 사립대 재정위기, 대학규모에 따라 다른 양상
➃ 하위권 대학 학생도 교육 받을 권리가 있다
➄ 사립대 학교법인, 투명성 높이는 노력 필요해
➅ 비리·부실 사립대에 대한 총장들의 시선은?
➆ ‘사립대 바로보기’ 국회 포럼

▲ 대학구조개혁평가의 여파로 국가장학금 및 학자금대출 혜택에서 제외된 학생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대학 측은 자체적인 장학금을 마련해 학생들을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은 루터대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금제도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제공=루터대)

[한국대학신문 이재익·최상혁 기자] “인근 대학 학생들은 해외 인턴십과 기업 주문식 교육 등으로 경험을 쌓고 있다. 하지만 우리 대학에서는 재정부족을 이유로 어느 것 하나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학교가 낮은 등급을 받았다고 왜 학생까지 공부할 수 있는 권리를 잃어버려야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지난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E등급을 받은 대학의 재학생의 푸념이다. 교육부가 학령인구 급감에 대비해 선제적 구조개혁 조치로 실시한 대학구조개혁평가의 여파가 학생들이 제대로 교육받을 권리까지 잃게 만든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지난 8월 31일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구조개혁 조치 방안을 발표했다. 일반대 15곳, 전문대학 12곳이 하위 대학으로 분류되며 부실대학 명단에 올랐다. 이 중 D등급을 받은 16개 대학은 정부재정지원사업 전면 제한과 국가장학금 Ⅱ유형 제한, 신·편입생 학자금 대출 50%가 제한됐다. E등급을 받은 11개 대학은 내년도 재정지원사업 참여 제한과 모든 국가장학금 지원 제한, 신·편입생에 대한 학자금 대출 100% 제한 등의 불이익을 받았다.

피해는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 국가장학금 및 학자금대출 제한을 받은 D·E등급 대학의 학생들은 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할 수밖에 없다. 학교의 여러 지원도 끊겨 기본적인 실습 장비조차 구입할 여력도 부족해졌다.

E등급 대학에 다니고 있는 A씨는 “학생들이 대학의 등급에 영향을 끼친 요소는 전무한데 학생들이 입은 피해는 심각한 수준”이라며 “고등교육을 받기 위해 대학에 입학했을 뿐인데 왜 차별을 받아야 하는가”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경제적인 부분이다. 국가장학금 및 학자금대출이 제한된 이들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아르바이트 및 휴학을 선택한다. 원활한 교육이 이뤄질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정부가 반값등록금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시행한 국가장학금에서 제외된 이들은 더욱 그 피해가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또 다른 E등급 대학 재학생 B씨는 “다른 대학 학생들을 보면 국가장학금 및 학자금대출로 경제적 부담이 상당히 줄었다. 대학의 평가등급에 따라 학생들의 혜택까지 빼앗는 것은 정부 기조와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교육환경 역시 녹록치 않다. 정부의 재정지원이 끊긴 대학 본부의 열악한 상황으로 인해 학과별 지원금 역시 감소했기 때문이다. 학과별 예산이 감소한 상황에서 실습 장비 및 연구비용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D등급을 받은 한 대학의 총학생회장은 “현재 학교 재정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그 여파인지 최근 각 학과에 지급되는 학과별 예산이 많이 줄었다”며 “특히 특수학과의 비중이 높은 학교 성격상 실습 예산이 중요하지만 현재는 부족한 상황이다.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서라도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대학본부 역시 정부재정지원사업 제한으로 인해 원활한 교육프로그램 진행이 어려운 입장이다. 대부분의 교육프로그램이 정부재정지원사업과 연계돼 있는 현 상황에서 사업 제한은 교과과정 구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는 해석이다.

특히 자체적인 예산으로 대학을 운영하는 사립대의 경우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하위등급을 받은 대학 중 공립대학인 강원도립대학을 제외한 26개 대학이 모두 사립대인 만큼 정부재정지원사업 제한이 해당 대학의 교과과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목소리다.

구조개혁평가에서 D등급을 받은 한 대학의 교무처장은 “정부재정지원사업 제한은 학생들 교육과 직접적으로 연계된다. 교육부의 대표 재정지원사업인 코어사업이나 프라임사업 등은 교양과목 개설과 직접적으로 연계되고 해당 사업을 기반으로 교과목 외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 하지만 재정지원사업에서 배제되면 그 어느 것도 시도할 수 없다. 학생들에게 그저 미안할 뿐이다”라 전했다.

호남권의 E등급 대학 교무처장은 학생들에 대한 취업 교육을 우려했다. 이 처장은 “산학협력선도대학(LINC)사업이나 대학특성화(CK)사업을 유치해야 취업 교육의 기회도 생긴다. 하지만 지금은 그 어느 것도 여건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지역 기업들도 우리 대학이 하위등급 평가를 받은 사실을 알고 협약을 기피한다. 주문식 교육, 기업연계 교육 등 취업 관련 교육이 힘들어지니 졸업생 취업도 더 어려워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학생의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해 대학들 스스로도 여러 해결책을 내놓고 있지만 완전한 대안이 되기엔 여전히 상황이 어렵다. 일부 하위등급 대학들은 국가장학금과 학자금대출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 학생들을 위해 자체 예산을 마련해 추가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추가 장학금으로 지급된 예산만큼 교육 예산이 다시 줄어들며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수도권의 E등급 대학 기획처장은 “학생들이 여러 혜택에서 벗어나게 돼 자체적으로 장학금을 조성했다. 지난해 평균 1인당 장학금 규모가 400만원이 넘었다. 학생들의 재정적 부담은 줄었지만 교육에 사용할 예산이 장학금 예산 조성으로 투입되는 실정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이 되지 않는 셈”이라고 밝혔다.

이에 교육부는 대학과 대학생들의 어려운 상황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국가장학금 Ⅰ유형과 학자금대출 제한을 신입생에 한정하고 구조개혁평가 결과를 수시모집 기간 전인 8월에 공지해 수험생의 대학 지원 시 결과를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교육부 대학평가과 관계자는 “지난 8월 결과를 공지함으로써 수험생이 대학을 선택할 때 해당 부분을 고려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결과 공지 후 하위등급을 받은 학교로 입학 여부를 학생 본인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며 “오히려 대학의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나온 평가 결과이므로 수험생이 대학을 선택하는 데 정보를 제공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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