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실업대란’ 전자·IT 등 제조업 불황 여파

[한국대학신문 손현경 기자] 조선업종 실업대란 여파와 제조업 불황이 계속되면서 취업자 증가 폭이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8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0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10월 상시근로자 고용보험 피보험자(취업자) 수는 1265만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29만 2000명(2.4%) 늘어나는데 그쳐, 증가 폭이 2010년 9월(27만2000명) 이후 6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체 업종 중 고용규모가 가장 큰 제조업은 취업자 증가율이 0.2%에 그쳤다. 제조업 취업자 증가 폭은 6000명에 그쳐 8월(9000명), 9월(7000명)에 이어 석 달 연속 증가 폭이 1만명을 밑돌았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0월이후 7년 만에 최저 수준의 취업자 증가 폭이다.

특히, 구조조정 태풍이 몰아치고 있는 조선업이 고용악화를 주도했다. 선박, 철도, 항공장비 등을 제조하는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은 작년 말까지 고용이 늘었지만 올해들어 선박수주 급감 등 경기악화로 감소세로 전환했다.

6월 1만2000명이었던 취업자 감소 폭은 8월 2만2000명, 9월 2만4000명, 10월 2만5000명으로 3분기 이후 크게 늘어 ‘실업대란’이 현실화 하고 있다.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의 지난해 말 고용규모는 21만명에 달했으나, 올해 9월에는 18만3000명까지 줄어 고용규모가 10% 이상 급감했다.

제조업 고용의 14.5%를 차지해 고용규모가 가장 큰 ‘전자부품·컴퓨터·통신장비’도 취업자수가 2014년1월 이후 34개월 연속 감소세다. 올해 10월에는 전년 동기대비 1만5000명이나 감소했다. 2013년 9월 고용규모가 57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계속 줄어 올해 9월 고용규모는 51만8000명에 그쳤다. 중국과 경쟁에 밀려 휴대전화, LCD 등 생산기지를 해외로 속속 이전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철강 등 ‘1차 금속산업’은 중국의 저가 철강재 수출 등으로 2013년 하반기부터 고용이 크게 줄다가 지난해 중반 이후 안정되는 모습이다. 다만 고용 감소세는 이어져 10월에도 고용규모가 1년 전에 비해 2300명 감소했다.

다만 대표적인 저임금 업종인 숙박·음식업의 취업자 증가율이 12.0%에 달했고,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5.7%),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5.4%) 등 서비스업의 취업자 증가율이 높았다. 1인 가구 증가로 간편식 매출이 늘어난데다, 한류 영향으로 수출도 호조를 보이는 식료품제조업의 취업자수는 1만2000명 늘어 25만4000명에 달했다. 중국 내에서 한국 제품이 큰 인기를 끌면서 수출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화장품이 포함된 화학제품제조업도 취업자수가 1만명 늘어 22만9000에 달했다.

한편 올해 3분기 실업급여를 신규 신청한 사람은 20만8000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3400명(1.6%)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 장년층에서 크게 늘었으며, 수급기간 180일 이상 장기근속자 중심으로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도·소매업, 사업서비스업 등의 신규 신청이 많았다. 지역별로는 경남, 울산, 부산 등 조선업 구조조정의 타격이 큰 지역에서 크게 늘었다.

고용부 측은 “조선업 실업자 급증 등으로 제조업 취업자 증가 폭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며 “다만 저가항공 이용객 증가와 수출 호조 등으로 항공운송, 식품, 화학 등에서 고용이 늘어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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