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이다. 이번엔 미국 대통령이다. 9일 저녁 각 언론은 일제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가 45대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전했다.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트럼프는 대선 승리에 필요한 선거인단 과반을 훨씬 넘는 290명을 확보하며 대권을 확정 지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아니 거의 대다수가 패배할 것이라고 단정했던 트럼프의 당선은 현대 언론의 실패이자 선거분석의 실패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당장 국내 외교가에는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힐러리 당선을 예상하고 짰던 시나리오 전반을 수정해야 할 것이다. 특히 트럼프의 공약 중엔 주한미군 철수라는 초대형 이슈가 포함되는 등 당혹감을 준다. 트럼프가 공언한 미국 우선주의,신고립주의 정책은 전 세계에 새로운 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당장 교육시장, 유학정책에도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 내 일부 대학들은 유색인종에 대한 테러 주의 안내문까지 발송하고 있다고 하니 세계가 모두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돌이켜보면 앞서 지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이른바 ‘브렉시트(Brexit)'도 예상 밖의 결과였다. 영국 현지에서 국민투표를 다시 할 것을 요구하는 여론이 커질 정도였다. 불행 중 다행으로 브렉시트로 인한 경제적인 영향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전망을 비켜간 결과는 충분히 놀라웠다.

물론 현재 한국사회는 브렉시트와 트럼프로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예측불허의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 일개 개인이 대통령과의 친분을 이용해 재벌가의 돈을 800억원 넘게 받아냈다는 사실도 상식을 벗어난 것이었지만 이어 그가 대통령의 연설문에 손대는 등 상상을 뛰어넘는 국정농단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그 딸이 국내 유명대학에 특혜를 받아 입학했다는 것은 차라리 애교로 보일 지경이다. 상식과 예상의 범주를 한참 벗어난 각종 의혹이 연이어 보도되면서 한국사회 역시 정치적으로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빠져든 지 오래다.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교육도 예측불허이기는 마찬가지다.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회장이 올해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한 뒤 대학은 예측 불가능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은 그 속도와 깊이, 범위, 충격파 등에서 기존의 산업혁명을 크게 능가할 것으로 전망돼 두려움은 더 커진다.

무엇을 해야 할까. 현재 사회의 전 분야에서 흘러나오는 탄식이다. 불확실성이 미증유의 현학적 개념이 아니라 실재하는 현실로 다가온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그저 붕괴돼 없어질 직업을 위한 교육을 반복하는 것으로 답이 될까.

국내외 불확실성으로 요동치는 시대적 변화는 우리의 미래와 생존앞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던져주고 있다. 

결국 사회는 대학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대학이 이 시대의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확실한 진로를 설정해줄 것을, 그리고 안정된 삶을 위한 확실성을 모색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것은 교육의 혁신이 될 수도 있고, 활발한 사회참여가 될 수도 있다. 최근 지난했던 대학구조조정의 동란을 거친 뒤 다시금 사회는 대학에 횃불이 될 것을 촉구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 대학인들이 답할 차례다. 이 사회는 어떻게 나아가야 하고, 다가올 4차 산업혁명은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대학 스스로 혁신을 통해 먼저 앞장서 미래를 이끄는 확실성과 비전을 보여줘야 할 때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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