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입시철이면 각 대학 신문방송학과 관계자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언론직에 대한 인기상승과 더불어 동반 상승하고 있는 이 학과의 인기도 때문이다. 학부제 시행이후 이런 추세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유사학문의 통폐합 속에 신문방송학과는 다른 학과보다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다. 서울의 한 대학에선 전공선택에 앞서 학생들의 전공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80∼90%의 학생들이 신문방송학과를 지원해 관계자들을 당혹케 했다. 자연 신문방송 학과의 커트라인은 높다. 사회적인 잣대로 봤을 때 우수한 인재들이 몰리는 것은 분명한 사실. 천하의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일이 군자의 세가지 즐거움 중 하나라고 했을 때 이 학과 교수들은 분명 군자의 즐거움을 덤으로 누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 신문방송학과 교수들을 가장 많이 배출한 대학은 어느 곳일까. 한국언론연구원에서 발간한 「한국신문방송연감 96」을 분석, 신문방송학과 교수들의 출신대학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1위는 서울대이다. <그림1 참조> 서울대는 전국 35개 대학 1백83명의 신문방송학과 교수(전임강사 이상) 중 총 53명을 배출, 28.96%를 차지하고 있다. 2위는 27명(14.75%)을 배출한 고려대, 3위는 18명(9.84%)의 연세대, 4위는 13명(7.10%)의 서강대, 5위는 11명(6.01%)의 성균관대 순이다. 이밖에 각각 10명(5.46%)의 교수를 배출한 중앙대와 경희대가 공동 6위를 기록했고 8위는 9명(4.91%)의 한국외대, 9위는 8명(4.37%)의 한양대 그리고 10위는 5명(2.73%)의 이화여대로 소위 서울 소재의 메이저 대학 출신들이 신문방송학과 교수의 89.61%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미있는 결과는 이들 교수들의 출신대학 분포순위가 소속대학 분포순위와도 일치한다는 점이다. <표1 참조> 가장 많은 교수를 배출한 서울대는 신문방송학과가 소재하고 있는 총 35개 대학 중 22개 대학에 진출해 1위를 기록했다. 고려대 출신 교수는 15개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 2위를 기록했고, 3위는 연세대(14개), 4위는 서강대(9개), 5위는 성균관대(8개) 등으로 10위까지 순위가 소속대학 분포순위와 일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별 교수분포 현황도 흥미롭다. 선발주자는 물론 후발주자로 출발한 지방 국 · 공립대학의 경우 특정 대학 출신 교수들이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대는 4명의 교수 중 3명이 고려대 출신이고 경성대는 5명의 교수 중 3명이 경희대, 광운대는 6명의 교수 중 5명이 서울대, 충남대는 4명 모두 서울대 출신이다. 이처럼 특정대학 출신들이 한 학과에 편중될 경우 오해의 소지는 충분하다. 교수사회에 팽배해 있는 자기사람 심기 또는 학연과 지연에 따른 교수채용의 결과로 보는 시각도 적잖다. 신문방송학과 교수들의 학력에는 특이한 점이 있다. 집계자료에 따르면 전체 교수 중 50%가 넘는 1백1명의 교수가 정작 학부에선 신문방송학을 전공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대중 죽이기」등의 폭넓은 저술활동을 통해 특유의 독설을 퍼붓고 있는 전북대 강준만 교수가 성균관대 경영학과 출신이란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고려대 김경근 교수(한국외대 독어)와 임상원 교수(서울대 철학)를 비롯 경희대 이동신 교수(한양대 전자), 한양대 이민웅 교수(서울대 중문), 동의대 김명혜 교수(서울대 농가정), 성균관대 장을병 전 총장(정치학)도 학부에선 전혀 다른 학문을 전공했다. 이는 신문방송학이 국내에 뿌리를 내린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70∼80년대 유학길에 올랐던 어문학계열 전공자들 중 신문방송학과 교수들이 많이 배출됐다는 점에서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결국 신문방송학을 국내에서 처음 접한 교수는 총 82명이고 이들 중 서울대 신문학과와 고려대 신문방송학과 출신이 각각 16명, 연세대 출신이 11명, 서강대 9명, 한양대 7명, 성균관대와 중앙대가 각각 6명, 경희대 5명, 이화여대가 3명, 전남대 2명, 한국외대 1명 순이다. 교수이면서 언론인명록에 등재되는 것은 신문방송학과 교수들에 대한 독특한 배려이기 앞서 학문이 갖는 고유한 특징 때문이다. 신문방송학은 순수학문이 아닌 실용학문이다. 외국의 경우 언론인의 자격요건은 저널리즘을 공부한 사람들로 국한된다는 것이 정설에 가깝다. 대학에서 접한 학문을 토대로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교육풍토, 우리나라도 언론인을 꿈꾸는 수많은 젊은인들이 신문방송학과로 운집하는 것 역시 이런 이유이다. 그러나 아직 국내실정은 이를 뒷받침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실습위주의 교육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불만이 적잖다. 교육환경 개선 및 바른 언론인 양성을 위한 교수들의 책임은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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