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황성원 기자] 22일 전국 102개 대학 역사학자 561명이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국정 역사교과서 제작 중단을 요구하는 서신을 보냈다.

교수들은 서신에서 “역사 국정교과서 즉각 폐기를 주장하는 성명서와 참여자 명단을 보낸다”며 “중고등학교 역사 교과서에 관한 정책 결정과 수행에 반영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교과서 국정화는 교육부 방침이 아닌 청와대와 비선실세의 일방적 결정”이라며 “교육부는 지시를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당장 국정 교과서를 중단하는 것이 학계와 국민의 요구”라고 밝혔다.

한편, 이들은 지난 15일 서울 동숭동 흥사단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특정 정권이 국가권력을 동원해 만든 단일한 역사교과서를 전국의 중·고등학생들에게 강요하는 것 자체가 오랜 세월 시민들이 피 흘려 쌓아온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일”이라며 “전국의 대학교수들은 역사교과서의 국정화 정책 철회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서신 전문.


이준식 교육부 장관님께

교육정책을 주관하는 장관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전국 102개 대학의 561명 역사・역사교육 교수들은 2016년 11월 15일 “역사 국정교과서를 즉각 폐기하라”는 성명을 발표하였습니다.

그 일을 제안하고 추진한 교수들은 성명서에 담은 뜻을 장관님께 제출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에 성명서와 참여자 명단을 장관님께 보내오니 중고등학교 역사 교과서 정책 결정과 수행에 반영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당초부터 교육부 자체의 방침이 아니라 청와대 및 극소수 정치세력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그 세력이 국정을 농단하고 사익을 추구하여 작금의 혼란을 초래한 주역입니다. 이들의 결정과 지시를 묵수(墨守)하는 것이 교육 당국의 업무가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향후 벌어질 사회적 혼란과 교육의 파행을 피하기 위해서, 지금 당장 교육부는 국정 교과서 제작을 중단해야 합니다. 이것이 학계와 교육계는 물론, 절대 다수 국민의 요구입니다.

 2016년 11월 22일

오수창 교수(서울대학교 국사학과)
이지원 교수(대림대학교 교양학부)
정태헌 교수(고려대학교 한국사학과)
차미희 교수(이화여자대학교 사회과교육과)
하일식 교수(연세대학교 사학과)
한철호 교수(동국대학교 역사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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