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신전공 관계없이 의사될 수 있다” 학생 몰려

의·치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기 위한 입시준비 열기가 캠퍼스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각 대학에는 이를 대비한 ‘준비반’을 개설해 학생들을 모집중이며, 진학시험을 위한 전문학원과 온라인 카페개설도 늘어나고 있다. 내년 8월경 치러지는 첫 시험이후 2005년도 전문대학원 신입생을 모집하는 곳은 9개 대학이다. 이중 의학전문대학원 신입생을 선발하는 대학은 가천의대와 건국대, 경희대, 충북대 등이고 치의학전문대학원 신입생을 선발하는 대학은 경희대, 경북대, 서울대, 전남대, 전북대 등이다. 이들 대학들은 각자 대학원생 선발기준도 발표하고 의·치의학 전문대학원 진학시험을 준비중인 재학생들을 집중 지도하는 프로그램인 'Pre-Med' 과정을 오는 2학기부터 도입하고 있다. 서울 K대학 이과대학 관계자는 “이과대학에서 '의학 및 치의학 전문대학원 준비반'을 운영키로 하고 모집공고를 냈다”면서 “2·3학년 재학생을 대상으로 20명을 모집하는 공고가 나가자마자 학생들의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고 말했다. 학교측은 이들을 위한 별도의 강의개설을 준비중이다. 전문대학원 입시를 전문적으로 지도하는 입시학원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의·치의학전문대학원 입시를 지도하는 학원은 3~4곳에 달한다. 이곳에는 재학생 뿐 아니라 기업체 구직을 포기하고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눈을 돌리는 졸업생들도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남 소재 P 학원이 최근 개최한 '의·치의학 전문대학원 진학시험(MEET·DEET)'관련 공개 설명회에는 4백50명이 넘는 직장인과 학생이 몰려들었다. 이 학원 관계자는 "지난 4월부터 온라인상으로 'MEET·DEET' 관련 정보 및 사이버 강좌를 제공해 왔는데 넉달 만에 회원수가 1만여명을 넘어섰다"며 “최근의 취업난과 맞물려 취직을 준비중인 대학 4학년이나 대졸구직자들이 출신전공에 관계없이 의사가 될 수 있는 것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도 의·치학전문대학원 입시 열기가 뜨겁기는 마찬가지다. 국내 대표적 커뮤니티 사이트인 ‘다음카페’에는 의·치의학전문대학원 관련 동호회가 20여 개에 달한다. 이중 작년 6월 개설된 '일반생물학 스터디 모임'(cafe.daum.net/biotalk)은 회원수가 3백60명을 넘는 거대 커뮤니티이다. 이 카페에서는 의학전문대학원 시험의 주요 과목인 생물학에 대한 자료와 대학원 입시 정보를 회원들간 공유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편 의·치학 학전문대학원 입시 열기가 이처럼 뜨거워지자, 도입논의 초기에 제기됐던 지방대학 및 이공계 인력유출에 대한 문제도 나오고 있다. 지금과 같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열풍이 심화된다면 지방의 우수학생들이 서울 및 수도권 전문대학원으로 몰려 지방대학의 몰락은 물론 이공계 공동화가 현실로 나타날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전남의 한 대학 관계자는 “다양한 학문 배경을 가진 이들을 전문 의료인으로 키우기 위해 도입한 전문대학원 제도가 본래의 취지와 달리 '의학대학원 고시'로 변질돼 학원들의 배만 불려줄 소지가 크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기초 의·과학 육성과 BT 분야 고급인력 양성, 과도한 대학입학 경쟁 완화 등의 당초 도입 취지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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