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대담] 유지수 국민대 총장 “실사구시 정신 바탕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 것”
[심층대담] 유지수 국민대 총장 “실사구시 정신 바탕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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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정신·공동체정신 중심으로 인재 양성, 전교생 SW 교육 등 융복합 교육 강화

[한국대학신문 이재익 기자] 민족사학으로 명성을 떨친 국민대가 개교 70주년을 맞아 다시 한 번 도약을 꿈꾸고 있다. 대규모 구조개혁을 추진하는가 하면 전교생들에게 소프트웨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자동차와 IT 분야 등에서 특성화도 추진하고 있다. 이런 노력들은 지난 2012년 재정지원제한대학이었다는 오명에서 벗어나 다수의 대학지원사업에 선정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올해 연임에 성공한 유지수 총장은 앞으로 갈 길이 더욱 멀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이와 함께 ‘실사구시(實事求是)' 정신을 바탕으로 현 대학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국민대 총장에 연임했다. 지난 재임 시절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을 이야기한다면.
“재임이 되고 나니 아직 보람 느낄 때가 아닌 것 같다. 모든 것이 진행형이고 아직 하고 있는 것이 많다. 다만 변화를 많이 하려고 애썼다. 그동안 국민대에서 고쳐야 했던 것이 많았다. 여러 이유로 못했고 분위기도 그랬다. 교육부 구조개혁이나 학령인구 감소로 어느 정도 구성원 사이에서도 위기감이 생기고 변화를 추진할 수 있었다. 자연대학과 산림대학을 바이오로 통합, 융합교육을 시키고 컴퓨터공학과를 융합소프트융합대학 소속으로 만드는 등 여러 구조조정을 거쳤다. 문과대학은 반드시 융복합으로 교육시키도록 했다. 상당히 교내에서는 욕을 많이 먹는다. 조찬회 등을 통해 교수들과도 많이 이야기했다. 반대한다고 문제를 그냥 놔두면 그게 오히려 책임회피라 생각한다.”

- 융복합교육의 목표나 방향이 있나.
“사회의 여러 환경 변화를 분석하며 국민대는 어떤 자산을 가지고 있는가, 환경 변화와 자산을 비교분석해 방향 설정하는 것을 고민했다. 그것을 실용정신과 공동체정신으로 정리했다. 창립자와 중흥자 두 분의 생각과도 일치한다. 실용주의는 산학협력 쪽으로 자동차, 디자인 등으로 자산을 구축했다. SW에서도 프로젝트 중심으로 진행한다. 상상력과 기술력이 융합돼야 한다. 실무능력과 상상의 날개가 실제로 나올 수 있도록 했다. 인성교육도 함께 병행한다. 자연과학대 학생들은 내년부터 주변 하천의 수질을 분석해 공개한다. 대기오염도 3만원짜리 장비로 측정 가능하다. 인성이란 것은 교류를 통해 개인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다. 스스로가 느끼는 교육을 진행하려 한다.”

- 개교 70주년을 맞아 캠퍼스 확장 계획도 나오고 있다.
“평창동 부지를 구매한지 10년이 넘었는데 재작년에 겨우 건축허가가 났다. 또 김포시와 협약을 맺고 김포캠퍼스 구축에 대해 논의 중이다. 고려대 보건과학대학 부지 매매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확실히 결정된 것은 없다. 어디에 어떻게 투자할 수 있을지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신중히 결정하려 한다.”

- 자동차 특성화에 남다른 배경이 있나.
“전국 4년제 대학 중 자동차 학과를 처음 만들었다. 당시 쌍용에서 요청이 있었고 실습 장비를 많이 받았다. 지금 자동차 기업에서는 엔지니어링, 설계 등을 필요로 한다. 신입사원에게 교육을 시켜야 하는데 국민대 졸업생은 이미 할 줄 안다. 장점이고 명성도 생긴 것 같다. 실제로 자작 자동차도 만들고 하니 어떤 실습실은 완전히 중소기업 작업장 같은 곳도 있다. 그만큼 실습해서 나가는 대학이 없으니 당연히 경쟁력이 생기고 학생들이 들어온다.”

- 자동차나 디자인 등의 특성화를 이야기하면서 융복합도 같이 이야기하고 있는데.
“IT 분야와 자동차 분야가 맞물리면 여러 새로운 영역이 나타난다. 계속 검토하고 기회를 잡고자 추진하고 있다. 디자인은 창업에 강점이 있다. 중국 시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인문사회영역과 디자인, IT가 결합 가능하다. 인문사회계 학생들 140명에게 3D프린터 조작방법을 알렸더니 국사학과 학생들이 더 캐릭터를 잘 만들더라. 조작 방법을 모르니 생각이 있어도 만들지 못했는데 지식이 결합하니 가능성이 생긴다. 단과대학 통합에 있어서도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고민한다. 아무래도 등록금이 동결된 상태에서 인건비가 오르니 대학운영 자체가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비전은 위기를 내다보고 미리 대비하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수들의 봉급체계를 혁신적으로 바꿔보려 한다. 고연봉 저생산, 저연봉 고생산의 문제는 어느 대학에나 있다. 모든 교수들이 반대할 사항이지만 지금 해야 위기를 맞지 않는다. 미리 하려고 생각 중이다. 항상 시스템이 바뀌어야 조직 문화도 바뀐다.”

- SW 활용도 중요할 것 같다. 특히 인문사회계가 어떻게 참여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경영대 출신 교수지만 SW 활용이 어렵다는 것을 안다. 자바 프로그램을 가르치면 배운 사람 중 90%가 포기했었다. 현재 SW 교육은 컴퓨터공학 교수들과 이야기해서 진행하고 있다. 요즘 프로그램은 과거보다 훨씬 쉬워졌다.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학생들의 불만은 커진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인문사회나 예체능 계열도 흥미를 일으키도록 많이 고쳤다. 교수들도 굉장히 헌신적이다. 아직 많은 학생들이 어려워하지만 더 고쳐가면서 진행할 생각이다.”

- 과거 국민대에 중국인 유학생이 많았다. 지금은 어떤가.
“지금 1500명 정도 외국인 학생이 있다. 68%가 중국인이다. 또 90여 명 정도가 아랍 출신이다. 외국 학생들을 보면 학교 브랜드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왔을 때 학교가 얼마나 관리해주는가도 중요하다. 국제교류팀에는 아랍어 직원도 있고 중국어 가능 직원은 여러 명이다. 단과대에 중국인 학생이 많으면 중국인 교수를 채용해 관리하도록 한다. 최근에는 한국어학당 자리를 옮겼다. 시설도 좋고 수요도 많아져 100% 가동하는데도 공간이 모자랄 정도다.”

- 대학의 위기라는 말을 거론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다. 현 상황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 대학이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일단 국민대는 지방대학과의 교류를 진행한다. 우리도 대전대, 가톨릭관동대, 원광대 등과 컨소시엄을 만들 생각이다. 지방대와의 상생이다. 지방대가 가진 좋은 시설을 국민대 학생들이 이용할 수도 있다. 서울 동부권 대학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가진다. 정부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다. 크게 시장경제 원리와 통제 논리인데 시장경제 원리로 가면 지방대가 무너질 우려가 있다. 그래서 통제 방식을 쓰는데 반대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이해하기 힘든 것이 통제를 하지 않으면 지방대는 더 불리해진다. 바꿀 수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국민대 구조개혁을 추진한 것도 그 맥락이다. 장관도 아니고 큰 그림에 대한 계산이 되지 않으니 일단 학내에서 해보려 한다.”

- 그동안 다양한 길을 걸으며 가진 생활 철학이나 좌우명이 있다면.
“좌우명 같은 것을 생각해본 적은 없다. 다만 현실주의자다보니 상황이 바뀌거나 알고 있던 지식이 잘못됐다고 판단되면 고집을 버리려고 한다. 끝까지 옳다고 생각하면 추진하지만 상황이 바뀌면 즉각 바꾸려 한다. 유연한 면과 강인한 면의 균형을 맞추려 한다. 그리고 사실 사자성어를 잘 모른다(웃음).”

- 국민대에 어떤 총장으로 남고 싶나.
“구성원들의 생각을 바꿔준 총장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 총장이 아무리 얘기하고 대학의 방향을 바꾸도록 추진해도 실제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그래서 승진체계나 보상체계를 바꾸려는 것이다. 열심히 하는 사람이 정말 일한 보람을 느끼도록 하고 싶다. 그게 조직문화의 변화다.”

- 마지막으로 구성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학이 변해야 산다고 보통 얘기한다. 대학이 변해야 사는 게 아니라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 그 위기를 모든 구성원이 느껴야 하는데 교수 입장에선 가슴에 닿기 힘들다. 모든 대학구성원들에게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고 얘기하고 싶다.”

■ 유지수 총장은…
195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경복고와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 일리노이대 어버너섐페인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7년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로 부임해 재무조정처장, 경상대 학장, 연구교류처장 등을 역임했다. 2012년 국민대 제10대 총장을 거쳐 올해 제11대 총장 연임에 성공했다. 한국생산관리학회 이사, 한국자동차산업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2007년 제4회 자동차의 날을 맞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대담=김석준 본지 발행인, 정리=이재익 기자, 사진=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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